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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24 - 갑작스런 손님맞이에 좋은 <가지구이와 돼지고기 잡채>약선요리방 2018. 5. 18. 11:53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마트도 멀고, 시장도 멀어
보현골엔 손님이 불쑥 예고없이 오시면
냉장고 있는 대로 대접을 해야 합니다~~ㅎㅎ
오늘은 그렇게 불쑥 찾아오신 손님을 위해 만든
가지 요리 하나 올립니다~~
올봄엔 비가 넘 잦아 또 걱정입니다~~ㅎㅎ
비가 오면 보현골은
사방 둘러싸인 산자락을 타고 산안개가 종일을 오르내립니다.
가만히 앉아 산안개 흐르는 것만 보아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비 오는 날, 저는 한가롭게
요리 포스팅이나 하나 올리면 되지만
밭에 작물들이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농부들은
작년 심했던 봄가뭄처럼 속이 타지 싶습니다.
며칠 전 스승의 날이라고
옆지기 제자가 아내와 아기까지 데리고
서프라이즈 한다고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왔습니다.
옆지기는 볼일이 있어 부산 가고 없는데 말입니다~~ㅎㅎㅎ
따로 장 봐둔 것이 없어 냉장고에 가지 2개를 얼른 꺼냈습니다.
가지는 적당하게 보기 좋은 크기로 어슷썰기해 소금을 솔솔 뿌려둡니다~~
쇠고기가 있으면 더 좋은 요리가 되겠지만,
쇠고기는 국거리 밖에 없어 돼지고기 한 봉지 꺼냈습니다.
식구들이 잡채를 좋아해서
돼지고기 잡채용을 1kg 사다가
100g씩 소포장으로 얼려두면
잡채 한번 해 먹기 딱 좋은 분량이랍니다.
아쉬운 대로, 잡채용 돼지고기를 해동해 양념에 재어둡니다.
양념장은
간장, 매실청, 생강청, 돌배청, 청주, 다진 마늘, 참기름,
을 넣고 조물조물해서 잠시 둡니다.
냉장고에 있는 대로 채소 몇 가지 꺼내 채썰고
밭에서 부추 조금 뽑아 왔어요~~
표고버섯, 홍황파프리카, 부추, 양파를 가지런히 썰어 둡니다.
가지에 간이 조금 배이면
키친타올에 닦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밀가루 묻힌 다음, 계란물 풀어 적셔준 다음~~
후라이팬을 달구어 하나씩 노릇하니 구워줍니다.
가지구이가 끝나면
재어둔 고기랑 표고버섯을 먼저 볶아주고~~
고기가 완전히 익고 나면,
나머지 채소들을 함께 넣고
살짝 익혀주세요.
접시에 가지구이를 돌려담고,
가운데 돼지고기 잡채를 올려줍니다.
가지랑 돼지고기 잡채가 각자 간이 되었으니
따로 소스는 필요없습니다.
가지구이 하나에
돼지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얹어
하나씩 먹어주면 됩니다.
요게 은근히 맛이 괜찮습니다~~ㅎㅎㅎ
안주로도 손색이 없고
손님맞이 상차림으로도 대접받는단 느낌이 드는 요리랍니다.
제가 마음이 너무 급해, 가지구이 색이 넘 진하네요~~ㅋ
여유가 있을 때는 불을 낮춰
노르스름하고 은근하게 구워주세요~^^
올봄에 하도 기온이 들쭉날쭉 오르내려서
일찍 내다 심은 모종이 추위로 많이 죽었습니다.
하우스 안에서 다시 모종 낸 것들을 살펴봅니다.
콩이랑 호박이랑 치커리랑
쌈채소 몇 가지가 싹이 잘 나고 있습니다.
참외랑 수박 모종 사다 심은 것들도
거의 얼어 죽어 버린 것이 많네요~~ㅎ
초파일 지나고 다시 사다 심어야겠어요.
풀과의 전쟁이 너무 무서워
올해도 밭갈이 세 번을 한 후에
나중에 배추랑 무 심을 것까지 모두 일단 멀칭을 했습니다.
하우스 아랫쪽에 새파랗게 자라는 것들이
마늘이랑 양파랍니다.
밭 아랫쪽에 아로니아 10그루 심은 것이
한창 꽃읖 피우더니
이제는 제법 좁쌀 같은 열매를 매달기 시작합니다.
보현골 바쁜 봄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한 해 거의 50가지의 먹거리들을 심어본 결과
심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분하게 되었답니다.
올해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ㅎㅎ
특히 고추농사는 하우스로 옮겼습니다.
하우스 안에 40포기만 심어 잘 가꿔 보려구요.
탄저병이 비를 타고 온다고,
그래서 하우스 안이 젤 안전하다고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어요.
작년에 220포기 심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국 다 죽었습니다~~ㅋ
40포기 심어 고춧가루 30근 얻는 것이 목표랍니다~!
울타리따라 색색의 장미가 피어납니다~~ㅎ
개량종 장미는 모종값도 비싸더니
꽃들이 포기마다 다른 색으로 피어나서
비싼 값을 해주고도 더 많은 행복감을 주네요~~
아마도 3년쯤 지나면 울타리를 따라 5월이 되면
장미넝쿨이 뒤덮게 되지 싶습니다.
생각만해도 즐거워 콧노래가 저절로 나옵니다.
서프라이즈로 찾아온 옆지기 제자가
바리바리 들고온 선물입니다.
농장에서 바로 사 왔다는 커다란 수박이며
비싸서 평소에 사 먹지도 못하는 아홉번 구운 죽염이며
단골 방앗간에서 특별주문했다는 약밥까지...
결국 보고 싶었던 선생님은 만나지도 못하고
저랑 두어 시간 있다가 돌아갔네요~~ㅎㅎ
가지고 온 약밥이 주먹밥처럼
하나씩 꺼내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네요~~
출출할 때 하나씩 데워 먹어보니
찰밥이라 속도 든든해지고 좋습니다.
그런데요, 여러분~!
제발 오신다는 연락은 하고 오셔요~!!!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을 하고 와야
헛걸음 하지 않는답니다~~ㅎㅎㅎ
급하게 가지구이해서
된장찌개랑 나물이랑 밑반찬으로 점심을 나누고는
울집에는 없어서 귀한, 세 살 배기 딸을 데리고
다시 언제 올 지 기약이 없는 발걸음을 돌려 떠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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