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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관절에 먹이는 보약 <우계묵>
    약선요리방 2024. 12. 8. 08:46

    보현골의 보현댁입니다~!

     

    완연한 겨울날씨로 바뀌었어요

    그동안 겨울채비들 잘 하셨지요?

    저도 겨울채비한다고 한동안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깊어지기 전에

    꼭 먹어야하는 관절 보약 만들었는데

    그 이름이 '우계묵'입니다

    우슬과 닭발이 주재료라서 그런 이름을 붙였답니다~^^

     

    그 외, 올해 준비한 약재들입니다

    돌복숭나무, 화살나무, 돌배나무, 엄나무, 황칠나무, 뽕나무

    두충피, 당귀, 계피, 벌나무, 송담, 예덕나무, 황기

     

    그리고 황칠상황버섯, 대추, 구증구포한 산도라지, 

    가을이 깊어지면서 수시로 캐다 말려둔 우슬.

    깜빡하고 사진에 빠뜨려 나중에 따로 넣은 둥글레까지

    총 19가지 재료를 올해는 준비했습니다.

     

    닭발은 택배로 받아, 하룻밤 핏물 우려 둡니다.

     

    담날 새벽, 기도 마치고 바로 

    장작불부터 넣고, 닭발을 씻어 넣습니다.

    새벽 일찌기 시작해야 너무 밤늦지 않고 마칠 수 있거던요.

     

    약재 씻은 것들 올려줍니다.

     

    장작을 최대한 넣어 센불로 만들어두면,

     

    비로소 해가 뜨려고 동녘이 훤해집니다.

     

    이날도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장작불이 금방 굴뚝을 타고 나가버리면서

    장작만 한없이 먹는 날이었어요

     

    가마솥이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이때부터는 불땀을 조절해서

     

    천천히 끓도록 장작을 많이 넣지 않아야하는데

    꼬박 10시간을 끓여야합니다.

     

    불이 잦아지기 시작하면

    이때부터는 고구마도 구워 먹고,

    점심엔 고등어도 구워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종일 장작불 넣는 고달픔을 조금 보상받는 시간입니다~~ㅎㅎ

     

    10시간 장작불에 잘 고아진 우계묵인데

    올해는 바람 탓으로, 장작을 엄청나게 먹더니

    유난히 진하게 고아졌습니다

     

    가마솥 뚜껑 옆어 1시간 이상 식힌 후에,

     

    위에 얹혀진 약재들은 덜어내어

    나무들 주변에 거름이 되라고 뿌려주고

    아랫쪽에 갈앉은 닭발들은 건져내어

    이웃에 개들 많이 키우는 댁에 줍니다

    그 댁 개들이 아주 잘 먹는다고 하네요

     

    찌꺼기까지 완전히 건져낸 다음,

    스텐 채반을 올려 식히면서

    2~3시간 후에는 위에 엉기는 기름을 제거합니다.

     

    4~5시간이 지난 뒤에, 

     

    친구들에게 보낼 것들은

    스티로폼 박스 안에 김장 비닐을 넣고

    무게 달아가며 똑같이 나누어 놓습니다

    (해마다 함께 나눠 먹는 친구들이 있어요)

     

    이렇게 하면 거의 밤 11시가 넘어서고

    이건 아침에 완전히 묵처럼 굳은 모습이랍니다

    올해는 유난히 탄탄한 묵이 되었어요

    그만큼 많이 끓여지고, 장작이 엄청 들어갔고

    고생도 함께 많이 했답니다~~ㅎㅎ

     

    제 몫으로 남겨둔 것 아침에 보면 이렇게 굳었어요

    중간 김치통으로 세 통 남은 것이 제 몫이랍니다.

     

    묵처럼 잘라내어 그냥 먹어도 

    닭누린내 하나도 안 납니다

    그래도 저는 냄비에 물 끓여 중탕해서

    따스하게 데워 먹습니다

    흡수도 잘 되고, 마시는 것이 수월하니까요

     

    해마다 겨울에 관절에 먹이는 보약인데

    올해는 특별히 담달에 인도성지순례를 떠나야해서

    더 정성껏 챙겨 먹어야 한답니다.

     

    다들 김장하셨지요?

    저도 올해는 울집에서 키운 배추 60포기 정도 

    무김치는 50kg 정도 만들었어요

     

    배추가 속이 덜찬 것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고소하니 맛이 좋았어요

    오빠네, 시동생네, 일본 사는 동생에게도 보내고

    울집 먹을 것 넉넉하게 챙겨 넣었습니다.

     

    더 많이 추워지기 전에

    밭에 속이 안 차서 남겨둔 배추들 걷어다

    지하실에 볏짚 덮어 보관해 두었습니다

     

    겨우내, 국도 끓이고, 전도 부치고, 

    푸른 잎으로 만드는 반찬들의 재료가 됩니다.

     

    올해 메주는 아직 못 만들었어요

    부탁해둔 콩이 너무 늦게 수확하고 손질을 마쳐

    어제야 집에 가져다줍니다.

     

    음력 시월상달에 만들면 좋은데

    그것도 하늘과 땅이 도와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동짓달에 만들어야합니다.

     

    이런저런 겨우살이 채비로 바쁜 일들 대충 끝내고

    인도성지순례 사전교육으로, 전북 장수 죽림정사까지

    먼 길을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계절은 이미 한겨울 속으로 들어와버렸고

    차가운 개울물은 더 맑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여전히 바람이 세찬 보현골,

    그래도 겨울은 겨울다워야한답니다

     

    따숩게들 지내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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