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약초로 만든 밥상 54 - 쫀득하고 담백한 겨울 밑반찬 <노가리 조림>
    약선요리방 2019. 1. 5. 14:48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새해맞이 첫 포스팅으로 노가리 조림을 올립니다.

     황금 돼지해 좋은 꿈들 꾸셨나요?ㅎㅎ


    새해 첫일출을 보려고

    보현산 꼭대기에 자리한 천문대를 향해

    꼬불꼬불 천 고지가 넘는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올라갈수록 안개가 자욱하더니

    설상가상 눈까지 폴폴 날리는 새벽길에

    천문대 직원들이 나와

    길이 얼어 사고날까봐 차들을 모두 돌려보냅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내려오는 길~!

    두터운 구름을 뚫고 잠시 햇님이 얼굴을 내밀었어요~

    얼른 차에서 내려 찍은 일출입니다.

    그러고보니 일출은 산에서보단

    바다나 호수에서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네요~~ㅎㅎ

    해서 내년엔 다시 영천댐으로 가서 볼려구요~~



    새해맞이 냉장고 정리하다가

    몇 달을 냉동실에 들어있던

    반건조 노가리 한 봉지를 꺼냈습니다.


    강원도 횡성에서 가져온 노가리라 그런지

    꺼내 녹여보니, 아직 깔끔한 상태였어요.

    조림으로 만들려고 일단 한번 깨끗이 씻었어요~~



    가위로 지느러미랑 날개 다 잘라내고

    반토막씩 자른 다음,


    아가미쪽의 내장막이 까맣게 붙어 있는 것들을

    일일이 다 떼어내고 깔끔하게 준비했어요~~

    (약 20마리 됩니다)



    생강 한 쪽이랑 마늘 두 통 까서 슬라이스 하고,

    썰어 냉동실에 얼려둔 청량고추 3개 정도 분량으로 꺼냈어요~~

    (생강이 꼭 들어가야 아주 깔끔한 맛을 줍니다)


    조림장 재료는

    맛국물 1컵

    간장 3큰술

    집간장 3큰술

    매실청 2큰술

    고운 고춧가루 3큰술

    (고추장보다 고춧가루가 깔끔한 맛을 냅니다)

    조청 4큰술

    (저는 백초조청 2큰술에, 달맞이조청 2큰술 넣었어요)

    넣고 바글바글 끓입니다.


    조림장이 끓으면 마늘, 생강, 청량고추 넣고



    약 1분 정도 끓여 조림장에 맛이 우러나면,


    손질해둔 노가리를 넣고,

    아래 위로 살살 뒤집어주며

    불을 중불로 낮춰 줍니다.


    한번씩 뒤집어가며

    뚜껑을 덮고 10분간 중불로 조리면 완성입니다.

    완성되었을 때,

    참기름 1큰술 넣고

    다시 한번만 뒤적여주면 끝~!



    접시에 적당하게 담아서

    다진 파랑 홍고추, 통깨로 장식했어요~^^~


    건강한 조청으로 반질반질, 비린 맛도 안 나고

    반건조라 쫀득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줍니다.

    약간 매콤하면서 짜지 않은 맛~!!!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네요~~ㅎㅎㅎ

    젓가락 들고들 오셔요~^*^~


    보현골에서 세번째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해 새해 계획 중의 하나가

    매달 한번씩 '나홀로 여행 떠나기'입니다.


    산골에 와서 부부가

    24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니,

    가끔은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날씨가 많이 풀린 3일 아침~!

    영천-상주 고속도로를 타고 상주로 달려갔습니다.

    물론 혼자 떠났습니다.


    경상도에서 경주 다음으로 크고 비중있는 도시가 상주였어요.

    그래서 경주와 상주의 첫글자를 따서 '경상도'가 되었답니다.


    20년 전쯤, 한창 유적답사에 빠져 있을 때

    한번 다녀갔던 상주의 남장사란 사찰입니다.


    서산대사의 수제자 사명대사가

    당시 수행했던 남장사의 보광전인데,

    특이하게도 철제 비로자나불이 앉아 계시고,

    후불 탱화를 목각으로 조각해 돋을새김했지요.

    최근에 모두 도금하여 앞쪽에 유리보호막까지 설치했네요.


    촬영금지라 했지만, 살짝 한 장 찍었어요~~ㅋ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배인 석축들이

    어찌나 정교하게 쌓여 있는지...


    유럽의 성곽들이나,

    마추픽추의 잉카 유적지나

    이집트의 피라밋을 쌓은 기법들보다

    저는 이 석축들의 반듯한 정교함이

    훨씬 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답니다.


    일주문 또한 특이합니다~!

    가운데 중심기둥을 양쪽에서

    용머리 모양의 휘어진 보조기둥들이 받쳐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남장사에서 11km 떨어진 반대편에 위치한 북장사의 극락보전인데요,

    꽃문살이 하도 고와서 한참을 마주 보았습니다.


    안쪽에 앉아 계신 아미타삼존불께 삼배를 올리고,

    잠시 앉아 아미타경 한 편 읽었습니다.


    남장사에도 있었지만,

    북장사에도 석축을 쌓아

    산 언덕을 파고 들어가 만든 저온창고가

    참 지혜로운 옛모습으로 보였답니다.

    일종의 석빙고 같은 시설이지요~~ㅎㅎ

    바로 곁에 흐르는 시냇물이 꽝꽝 얼어 있었는데

    냉장고 없던 시절에는

    그 얼음 잘라다 창고 안에 저장해서 요긴하게 썼겠지요?


    나홀로 여행이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새해 들면서 저도 육학년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태어나면 한 살을 주는 이유가

    엄마 뱃속에 10개월 있었던 생명체에 대한 배려입니다.

    태어나지 않아도 실제로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존중사상이지요.

    그 10개월 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세상 구경을 하지 못하는 생명들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 나이를 좋아합니다.

    엄마 뱃속에 자리잡는 순간부터 하나의 생명으로 인정해주는 휴머니즘~!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기들의 백일은

    그 아기가 엄마 뱃속에 착상한 지 꼭 일 년이 되는 날이랍니다.

    그래서 일 년을 채운 생명은 그날로부터

    완전한 생명체가 됩니다.

    그래서 밤낮이 뒤바뀌어 고생하던 아기는

    백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참 놀라운 우주의 이치를

    우리 선조들은 그 옛날부터 알았던 것이지요~~ㅎㅎ

    그 놀라운 선조들의 후손인 저와 우리 요리방 님들~!

    새해에는 더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살아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