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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51 - 열 가지 약초를 고아 만든 <약선 고추장>약선요리방 2018. 12. 17. 19:30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작년에 고추장 담글 때는
백초조청만을 넣었지만,
올해는 약초물을 만들어 약선 고추장을 시도했습니다~~ㅎ
생각보다 색상도 곱고 맛도 깊어져 만족합니다~!
지난 봄에 하우스 안에 고추모종 40포기 심어
마른 고추 총 5.2kg얻었습니다.
일차로 건조기에 말리고,
이차로 햇살에 일주일을 말려
일일이 꼭지 자르고, 잘 닦아
방앗간에 가져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앞에서 떡메주 만든 포스팅은 올렸었지요?
떡메주 만들어 잘 발효시키고 말려
손으로 잘게 부숴
역시 방앗간에 가져갈 준비했어요~~
겨울 찬바람에 얼리고 녹이고를 반복하며
까슬하게 잘 말린 엿기름도~~
일일이 체로 쳐서
마른 뿌리랑 찌꺼기는 걸러내고
역시 방앗간에 갈아올 준비마치고~~
찹쌀도 저울에 달아 2kg을 하룻밤 불려
담날 아침에 건져 준비했네요.
약초 10가지를 은근한 불로 4시간을 끓였습니다.
선정 기준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을 삭히는 효과를 지닌 약초랑
대추를 함께 준비했어요.
초탕 우려내고,
재탕까지 준비해서 합쳤습니다.
초탕 약초물은 식혀주고
재탕 약초물이 다 되었을 때
둘을 합쳐주면 따스한 온도가 되어
엿기름 풀어주기 좋은 온도가 됩니다.
갈아온 고춧가루 5.2kg
색상 참 곱지요?ㅎㅎ
찹쌀가루는 2.5kg 준비했어요~
메줏가루는 1.7kg~!
엿기름은 저는 1,5kg만 준비했어요~~
엿기름을 대야에 붓고,
따스한 온도가 된 약초물을 부어가며
3번 정도 주물러 엿기름물을 빼어 체에 걸렸습니다.
약초 엿기름물이 진하게 나왔지요??
35인분 커다란 전기밥솥에 넣고,
찹쌀 2.5kg을 두 솥에 나누어 풀어줍니다.
밤새 찹쌀가루가 잘 삭아 떠 오르고,
다른 솥에서는 크기가 작아 그런지
더 잘 삭아 떠오르네요~~
울집에서 제일 큰 찜기에 붓고 끓입니다.
거의 3시간 끓이면 절반으로 줄어들어요.
다른 냄비에도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줍니다.
두 냄비 합친 것을 한번 더 끓이며
백초조청 2.5kg 녹여줍니다.
마지막으로 불을 끈 뒤에
토판염 1.7kg 풀어서 녹인 다음,
밤새 식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완전히 식은 약초 엿기름물에~
준비한 메줏가루부터 잘 풀어 주었어요~~
그리고 고춧가루를 저어가며
조금씩 넣고 풀어줍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저어요~
완전히 잘 풀어졌다 싶으면
묽기와 간을 조절하며 사나흘간 계속 저어가며 관찰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여기에
매실청과 찹쌀이양주 2컵씩 부어주었습니다.
4일 뒤에 항아리 넣었어요~~
그리고 햇살 잘 드는 양지쪽에
항아리를 놓아 주었습니다.
보름이 지나 견본용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약초물도 만들어도 전혀 탁하지 않지요?
색도 곱고 맛은 조금 짭짤하니
은근하게 깊은 단맛이 납니다~~ㅎㅎㅎ
한 달간 삭히면
정말 맛있는 약초 고추장이 완성되지 싶습니다.
완전 유기농으로 직접 농사지은 고추에
직접 만든 떡메주랑 엿기름까지 넣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이 엄청 갔지만,
산골에 와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뿌듯하고 행복합니다~~ㅋㅋ
어제는 눈이 펄펄 날리는 운치 있는 날,
옆지기 생일이었어요~~ㅎ
동네 어르신들 세 부부 초대해서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누었답니다~~
요리는 코스로 들였어요.
전채요리로 훈제오리 카나페를 올리고
생일상에 빠질 수 없는 잡채
그리고 묵은지전과 쪽파전~!
문어숙회랑
숯불에 구워 미리 불맛을 입혀둔 장어구이
마지막 요리로 소갈비찜을 올렸습니다.
평생을 농사짓느라
70초중반의 연세에
허리가 꼬부라지고, 손을 잡아보니
나무등걸 같이 거칠어 잠시 마음이 울컥했었답니다.
한 부부는 도시물을 드신 분들이라 와인을 가져오시고
나머지 두 부부가 합쳐
농협에서 젤 비싼 걸로 선물을 들고 오셨어요~~ㅎㅎ
술 못하는 언니들을 위해
차와 과일로 마무리를 하고
눈 그친 산길을 걸어 돌아가셨답니다.
속닥하니 몇 분들 모시고 식사를 해보니
마을에서 살아가기에 중요한 이야기들도 들려주시네요.
그리고 평생에
이런 밥상은 처음 받았다며.
허리를 몇 번이나 굽히고
인사를 진하게 하고들 가셨어요~~
큰아들이 오며 가지고 온 미니케잌도
우리끼리 불고 노래도 불러주며~~
눈오는 날의 생일파티를 마쳤답니다~!
12월의 남은 날들은
아마도 모임이 줄을 섰지 싶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은 모두 떠나보내고
행복한 순간들은 추억통장에 넣어
두고두고 꺼내보는 일들을 정리하느라
그렇게 남은 날들을 보내시길 바라며...
늘 따스하고 건강한 겨울나기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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