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절에 먹이는 보약 <우계묵>약선요리방 2023. 12. 17. 08:07
보현골의 보현댁입니다~!
겨울이 되면 한번씩 만들어
관절에도 보약을 먹여야한답니다.
올해도 혹한 오기 전에 만들었어요.
닭발은 하루 전날 택배로 받아 밤새 핏물 우리고요
올해 준비된 약재는 총 19가지
엄나무, 송담, 황칠나무, 헛개나무, 화살나무, 뽕나무, 돌복숭나무
접골목, 벌나무, 계피, 당귀, 둥글레, 말린 탱자
두충피, 6년근 황기, 구증구포 겨우살이, 그리고
조금씩 따다 쪄서 잘라둔 영지버섯,
지난 가을내내 캐다 말려둔 우슬
올해 대추는 완전 흉작이라 30kg 구입했네요
이렇게 닭발 외, 총 19가지 약재를 준비해,
새벽 5시에 가마솥에 장작불부터 넣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야 밤이 되기 전에 일을 끝낸답니다.
물이 끓어 오르면 씻어 건져둔, 닭발부터 넣고,
약재들 중에 나무들은 일일이 칫솔로 문질러 씻어요
엄나무는 가시 때문에 맨손으로 씻었네요.
약재를 모두 씻어 가마솥에 넣고나면
해가 뜨려고 동쪽 하늘이 훤해지기 시작합니다.
약재 넣고 나면, 장작을 최대한 많이 넣어
불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불 정도로 조절해서
꼬박 10시간을 끓여야 합니다.
거의 30분마다 장작을 보충해가며
고구마도 구워 먹고,
점심 때는 고등어도 구워서 맛나게 먹었답니다.
10시간 동안 잘 고아진 모습이예요
약재와 닭발을 분리해가며 건져내어
닭발은 동네 견공들 먹이로 나눠 주었답니다.
1차 건지들 건져낸 모습이고,
2차는 체에 걸러가며 스텐 대야에 부어냅니다.
커다란 스텐 대야에서 2시간쯤 식히면
위의 기름들이 응고되면서 걷어내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기름도 2~3번 걷어낸 뒤에,
친구들에게 보낼 것들은
굴박스에 김장 비닐을 넣고 똑같이 나누어
밤새 식혀 하나씩 택배로 보내고요
제 몫으로 남겨둔 것은
작은 스텐 김치통 몇 개로 나눠 김냉에 두고
이렇게 떼어내어 먹습니다.
찰랑찰랑 묵처럼 탄탄하고 약재향이 진해서
닭발 냄새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요만큼씩 떼내어 그냥 먹어도 좋지만
저는 따스하게 중탕해서 먹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먹어주면
또 다시 내년 봄부터 산으로 들로 열심히 뛰어 다닐 수 있어요
나물도 캐고, 꽃도 따고, 산야초랑 약재도 채취하고...
겨울이 되면 한번씩 먹어주는 관절 보약이자
몸의 면역력도 키워주는 수제 보약이랍니다.
어제부터 강풍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예보에
월동이 안 되는 알뿌리들 모두 캐서 따스한 곳에 보관합니다.
요건 아주 이쁜 꽃이 피는 아시덴서라 알뿌리인데 향도 정말 좋아요.
추위에 약한 애기범부채는 비닐이랑 부직포를 덮어주고,
비파나무도 볏짚으로 옷을 입혀주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심어둔 상추랑 채소들도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얼어버리기에
비닐을 다시 겹으로 덮어주고,
대파 위에도 비닐 한 겹씩 올려 주었어요.
겨우내 손쉽게 가져다 먹어야 하는 채소들이라
보현댁의 밥상에 요긴한 아이들이랍니다.
금욜엔 요리수업이 있었어요
메인 요리는 아롱사태 편육을 만들어
크리스마스 홈파티에 요긴하게 쓰라고 했고요
만들기 어렵다고 얘기하는 밑반찬으로
멸치볶음과 코다리 조림을 함께 실습하면서
자신감 생겼다고들 하네요~~ㅎㅎ
어제는 종일 진눈깨비 흩날리고
강풍이 불어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밤새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던지
바람소리에 간간이 잠을 깨고는 했네요
강원도랑 호남 쪽에는 폭설이 왔다는데
다들 한파에 대비 잘 하시고
피해 없기를 바랍니다~^&^~
'약선요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요리 - 추운 날, 뜨거운 국 한 그릇 <대구탕> (2) 2023.12.19 계절요리 - 왕토란으로 '아란치니' 만들었어요~^^ (2) 2023.12.18 약선요리 - 채소 육수로 풍미있는 맛 <약선 동치미> (1) 2023.12.08 계절요리 - 왕토란으로 호떡 구웠어요~^^ (0) 2023.12.01 계절요리 - 파근파근 영양 많은 왕토란으로 <왕토란 영양죽> (2)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