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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여행기 6 - 아리산 트레킹
    여행 이야기(해외) 2023. 12. 9. 19:26

    아침 식사 마치고,

    베낭에 필요없는 짐들은 따로 모아 호텔에 맡겨두고

    엊저녁 수산거목 만나러 가던 것처럼

    자오핑역까지는 버스로 올라가서

    아리산각 호텔 옆길로 들어섭니다.

     

    본격적으로 아리산의 심장속으로 들어가는 길,

     

    아리산각 호텔 주변엔 청초한 카라꽃이 싱싱하게

    무더기로 만발한 모습들이 제법 많이 보인답니다.

     

    울울창창 아리산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벼락 맞아 쓰러진 아리산의 게이트 같은 나무 앞에서

    여인들끼리 단체 사진 한 장 찍고 출~발~~

     

    맨 먼저 자매못이 나온다는 안내 표지판이 보이면

    바로 동생 연못이 먼저 보입니다.

     

    맑은 못위의 반영이 아름다운 자매못은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답니다.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언니가 먼저 동생의 사랑을 위해

    연못을 몸을 던졌답니다.

    나중에 알게된 동생도 따라서 연못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입니다~~ㅠㅠ

     

    동생 못을 지나 조금만 더 걸어가면

     

    훨씬 더 크고 넓은 언니 연못이 나옵니다

     

    언니 못에는 멀리 정자가 보이는데

    원래 노송나무가 있던 자리라고 하네요

    나무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두 개의 정자를 나란히 지었답니다

    날씨가 좋아 반영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 다음에 등장하는 네 자매나무~!

    둥치는 하나로 보이는데

    나무 네 그루가 따로 자랍니다.

     

    아리산에는 삼나무와 붉은 노송(홍송)들이

    주종을 이루며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답니다.

     

    이 나무는 '영결동심'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두 나무가 서로 손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뒷쪽으로 돌아가보면 이런 모습으로,

    원래 두 나무 사이가 하트를 이루고 있었는데

    왼쪽 나무의 둥치가 부러지면서 하트의 윗부분이 없어졌어요

     

    중간중간 베어낸 거목들의 자리엔

    벌목공들의 모습을 만들어 세워 두었어요

     

    일제시대 벌목시기엔 대량의 천 년 이상의 나무들을 벌목했고

    그때부터 나무를 나르는 산림열차가 운행되었으며

    베어내기 좋은 위치에 있는 고목들이

    무더기로 벌목되었다고 합니다.

     

    목란원 주변과 특이하게 여러 갈래로 자라는 나무 한 그루~!

     

    28호 거목입니다~!

     

    아리산에는 수없이 많은 거목들이 있는데,

    게 중 천 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28그루에 번호를 붙여

    28호부터 시작해 1호 거목까지 가면

    트레킹이 거의 끝난답니다.

     

    28그루의 나무를 모두 찍진 않았어요

    비슷하게 생긴 나무들이 많답니다.

     

    신목역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지나면,

     

    좌,우로 갈림길이 나옵니다.

    우리는 좌측 삼대목을 향해 갑니다.

     

    삼대목으로 가는 길에 자그만 전각이 하나 나옵니다

    여기 사람들은 하도 향을 무더기로 피워

    지나가면 머리가 아플 정도라 그냥 지나갑니다.

     

    삼대목입니다~!

    제 1대목 할아버지 나무는 죽어서 누웠고

    그 위로 2대목이 쭉 곧게 하늘을 향해 자라고,

     

    왼쪽의 3대목 손자 나무는 옆으로 가지를 치고 나와 자라는

    기묘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요

     

    삼대목 맞은 편엔 '상비무'라고

    마치 코끼리가 엎드려 있는 형상의 죽은 고목인데

    저는 구멍 뚫린 사이로 보이는 생명들이 더 신비로웠답니다.

     

    산악열차의 종점으로 건너가는 향림다리에서

    여인들은 그림자놀이에 빠졌습니다.

     

    물빛과 이끼와 나무와 돌들의 색감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오묘함이 있었어요

     

    때마침 신목역으로 산림열차가 막 들어옵니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든 분들은, 여기서

    얼른 열차를 타고 내려가시면 됩니다.

    신목역이 산림열차의 종점이거던요

     

    왼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향림신목'입니다.

     

    둥치가 둘로 보였다가

    다시 보면 셋으로 보이는 향림신목은

    아리산 신목이 벼락으로 쓰러진 뒤에

    아리산의 2대 신목으로 지정되었는데, 수령 2,300년으로 추정합니다.

     

    나머지 27그루의 거목들 모두들 차례로 만나면서 걸었지만

    모두 다 찍지는 않았습니다.

     

    나무나 돌이나 세상 모든 생명있는 것들은

    오랜 세월 나이를 묵으면,

    모두 그 속에 정령이 깃들인다는 사상이 범신론인데

    그런 느낌을 아주 생생하게 받았답니다.

     

    1호 거목 홍송입니다

     

    멀리 서 있는 고목도 있고,

    지나는 길에 바로 만나는 고목도 있었지만,

    높은 나무의 우듬지를 쳐다보느라 목이 아플 무렵,

     

    이 정자가 나오면 트레킹은 마무리됩니다.

     

    정자 건너편에 있는 '천세거목'입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라고

    '천세 만세 나무'란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랍니다.

     

    자오핑 역쪽으로 걸어나오는 길가엔

    수국이 만발하고,

    늦은 봄에 다 진 애기범부채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답니다.

     

    숲과 나무들 사이를 걸어 지나온

    엄청난 경사의 산을 바라보면서,

     

    아리산이랑 작별을 합니다.

    언제 다시 올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다시 갈 일은 없지 싶습니다.

     

    한 팀은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으로 가고

    한 팀은 버스 타러 열심히 달려갔는데,

     

    12시 40분발 자이행 버스가 취소되고,

    1시 40분에 출발하는 바람에

    모두 줄을 선 채로 점심을 굶었습니다.

     

    시간이 어찌될 지를 몰라 버스 예약을 못했는데

    예약자 우선 탑승을 하고, 남는 자리에

    비예약자를 태우는 순서라

    계속 줄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지요.

     

    바로 곁에 편의점이 있었지만,

    함께 점심을 먹을 상황이 아니라

    줄을 선 채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행이 우리 일행들 모두 버스에 타기는 했지만,

    입석까지 끊은 덕분에, 바닥에 앉아서 

    고생하며 간 분이 몇 분 있었어요~~ㅠㅠ

     

    저는 뒷자리에 간신히 앉기는 했는데

    꼬불거리는 길을 달려내려오는 동안

    얼마나 멀미가 심하게 나던지

    가져간 사혈침으로 스스로 멀미혈 사혈까지 해가며

    2시간 30분을 겨우겨우 버텼습니다.

     

    자이에서 내리자말자, 가오슝행

    열차 타는 시간이 20분이 채 남지를 않아

    대표는 차표 끊으러 역으로 뛰어가고

    나머지 일행은 자이 호텔에 맡겨둔 케리어를 찾으러 뛰었습니다.

     

    자이에서 아리산으로 떠날 때

    다들 베낭에 하루 묵을 간단한 짐을 챙기고

    케리어는 호텔에 맡기고 떠났거던요

     

     

    겨우 기차 놓치지 않고 모두 탑승했어요

    모두들 멀미로 속이 뒤집혀 밥을 먹을 수도 없어서

    배가 고팠지만 점심은 건너 뛰고 가오슝으로 달려 갔습니다.

     

    지하철처럼 생긴 기차는 그래도

    내부에 제법 넓은 화장실이 있습니다.

     

    가오슝 역에 도착해서,

    다들 정신을 수습하고,

     

    가오슝에 도착해서 첫날,

    관광상품권으로 당첨된 숙박권을 사용하기 위해

    제 명의로 다른 호텔룸 2개를 예약 성공했기에

    거기서 5명이 하룻밤 자기로 했습니다.

     

    앞에 미리 예약해둔 호텔은 취소가 안되기에

    남은 분들이 모두들 한 방씩 차지하고 편하게 잤다고 하네요~~ㅎㅎ

     

    5,000위엔에 추가비용 700위엔을 지불하고

    제가 당첨된 것이라고, 친구랑 저랑 한 방을 차지했어요

    게중에서 깨끗하고 새로 지은 호텔이라 욕조도 있어

    저녁 먹고 돌아와, 모처럼 욕조에 더운 물 채워 반신욕도 했답니다.

     

    내일 돌아가는 비행기가 아침 7시 20분발이라

    우린 새벽 5시에 체크아웃하기로 했어요

     

    남은 돈 몽땅 털어서, 저녁은

    제법 근사한 훠거 전문집에서 골고루 잘 먹고

    식당을 나오면서 모두 작별인사를 나누었답니다.

     

    조금 불편하고 고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아리산이 젤 좋았던 기억으로 남습니다.

     

    아리산의 풍광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아리산의 거대한 고목들과

    덥지도 춥지도 않던 좋은 기후와

    기분 좋은 습도와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던 운무와, 일출과 일몰의 시간들~!

     

    이것으로 대만 여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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