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초로 만든 밥상 47 - 고추장용 떡메주 만들기약선요리방 2018. 12. 3. 16:09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넘 오랜만에 소식을 올립니다~~ㅎㅎㅎ
일본 여행은 잘 다녀왔답니다.
돌아오니, 일이 밀려 가을걷이 정신이 없었어요~~
그 와중에 고추장 담그려고 메줏가루를 주문하려다,
올해는 좀 늦어도 스스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조금 늦게 담그면 어때요?ㅋㅋㅋ
고추장용 떡메주를 빚었는데,
동글동글 넘 이쁘지요~~~~ㅋㅋㅋ
올해 하우스 안에 고추모종 40포기 심어
건고추 거의 9근을 수확했으니
농사 잘 지은 것 같습니다~~ㅎㅎㅎ
그것도 완전 유기농 귀한 고추를 얻었답니다.
잘 말려, 일일이 마른 수건에 닦아내고
꼭지 따서 이제 방앗간에 갈아오려 준비는 마쳤습니다.
콩과 찹쌀, 혹은 콩과 보리, 콩과 맵쌀의 비율은 7 : 3 이 적당합니다.
저는 콩에다 찹쌀과 맵쌀을 반씩 섞은 것으로 준비했어요~~
콩은 하룻밤 푹 불려
찜기에 찌기 들어갑니다~!
3시간을 찌고나면 거의 다 익어가는 수준입니다.
찹쌀과 맵쌀 반씩 섞은 것을 3시간 불려 건진 것을
분쇄기에 갈아줍니다.
(햅쌀이라 3시간 불렸고, 묵은 쌀은 5~6시간 불려야해요)
거의 익은 콩 위에 갈아진 쌀가루를 부어주고,
다시 30분을 더 찝니다.
(콩이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으깨어지도록 쪄야 합니다)
면보자기에 넣어준 뒤,
장화를 신고 밟아 완전히 으깨어줍니다~~
쟁반에 들어내어, 한 주먹 크기로 떼어 뭉쳐줍니다~~
동글동글 이쁜 떡메주가 되었어요~~ㅎㅎ
그런데 이렇게 만들면
발효되는 시간도 더디고,
말리는 기간도 제법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도너츠 모양으로 다시 만들었어요~~
구멍을 뚫어주면 발효가 빠르고,
두께를 얇게 하면 빨리 마릅니다~!!!
아래 위로 뒤집어가며 하루동안 겉말림을 합니다.
다음 날, 산에서 잘라온 억새 줄기를 깨끗하게 씻어 말려
적당한 길이로 잘라 밑에다 깔고,
위에도 덮어 발효에 들어갑니다.
볏짚을 쓰도 되고,
황국균을 넣어도 됩니다만,
요즘 다들 벼에 농약을 쳐서 볏짚은 쓰지 않았고
그냥 전통방식으로 하려고 황국균도 넣지 않았어요~~
면보를 덮어주고,
이불도 덮어 온도 적당하게 올렸어요.
청국장 띄우는 온도가 알맞습니다.
(약 42~45도 정도)
이틀이 채 못 되었는데
하얀 곰팡이가 제법 올라왔습니다.
사흘을 띄운 뒤에
완전히 말려 갈아주면
고추장용 메줏가루가 됩니다~~ㅎㅎㅎ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고추장은 올해 약초고추장을 담그려고 합니다.
약초 10가지 정도를 하룻밤 푹 고운 물을 식혀
따스한 온도가 되었을 때, 엿기름을 우려내고
그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삭혀 만들려고 합니다.
약초고추장 완성되면 다시 레시피 올릴게요~^^
지난 여름에 사 둔 겉보리로 엿기름도 만드는 중입니다.
물에 잘 씻어 따스한 곳에 아침, 저녁 물을 주며 살폈더니
이틀만에 뿌리가 나고~~
닷새만에 싹이 납니다~~ㅎㅎㅎ
하루쯤 더 싹을 길러,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려서
뿌리는 비벼 없애고,
방앗간에서 갈아오면 단맛이 강한 엿기름이 되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어찌 생각하면 번거롭고 귀찮을 수도 있지만,
저는 산골살이에서 이런 일들을 하고 싶었기에
나날이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작은 아들 연수원 들어가기 전에
일본에 있는 동생네 짐을 풀고
함께 도쿄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작은 아들이랑 단둘이 마지막 여행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메이진 신궁과 가마쿠라의 오래된 사찰들이었습니다.
메이지 신궁 앞에서 기념 사진 한 컷~!
신궁의 행사 때마다 쓰라고
전국의 사케 양조장에서 보내온 사케 술통을
신궁입구에 이렇게 조형물처럼 쌓아 두었어요~
각 양조장의 이름이 다 찍혀 있습니다.
신궁의 제관들 행렬을 만나는 행운이 있었는데
이때 시간이 딱 오전 10시 30분이었어요~~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던 오다이바 해변~!
도쿄 외곽으로 전철 타고 1시간쯤 나갔던 가마쿠라~!
우리나라 경주 남산처럼
온통 사찰과 폐사지가 가득한 불국토였던 곳입니다.
고토쿠인寺의 국보 대불(大佛)
13세기 중반에 전신을 금박을 입힌 금불로 제작해
대불전 안에 안치했는데
지진과 해일로 대불전이 다 무너지고
바깥에 앉아 있으면서 금박도 다 벗겨져
이런 모양이 되었답니다.
더 놀라웠던 절은 하세데라(長谷寺)절의 동굴 법당이었습니다.
경주의 석굴암을 떠올리게 하던 동굴 법당안에는
이렇게 감실부처가 모셔진 동굴이 있었고,
또 다른 동굴에는 석굴암의 십일면 관음보살들처럼
열 다섯분의 동자들을 세워놓았는데
그 기법이 어찌나 석굴암과 유사한지...
혼자 중얼거리며 감동을 쓸어내렸습니다~~ㅎㅎㅎ
온갖 맛있는 초밥들도 먹었고~~
스무 가지 넘는 덴뿌라가 계속 튀겨져 나오는
그런 식당에서 저녁도 먹었습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중세풍의 백화점 이세탄에서
동생이 아들 취업 선물로
마음에 드는 것 뭐든 하나 고르라고 했더니,
철없는 아들이 아주 비싼 외투를 하나 고릅니다~~ㅋㅋ
거의 백만 원에 육박하는 외투를 사서
엄마 마음을 철렁하게 만들던 아들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고,
언젠가 외삼촌에게 꼭 다시 갚으라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제가 도쿄 있다는 것을 알게된
부산에서 이웃에 살던 교수 부부가
떠나기 하루 전날 저녁에 연락이 와서 잠시 만났습니다.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 가려고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차를 달려 왔답니다~~ㅎㅎ
휴식년제를 맞아 도쿄 외곽에서
연구도 할 겸, 호젓한 시간을 즐기고 있던 부부랑
한 시간 남짓 아쉬운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지고
다음 날, 우리는 무사히 돌아왔어요~
그리고 아들은 지금 연수원에서 열심히 교육받고 있습니다.
돌아오자 말자, 줄콩이랑 쥐눈이콩이랑 팥을 수확하고,
잎사귀 다 떨구고 알맞게 익은 산수유도 수확하고,
모과도 다 거두어, 차랑 청을 만들었어요~~
오가피도 아직 다 따지도 못했는데,
오늘 새벽에는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뚝 떨어졌네요~~
기온이 떨어질수록
아침 해돋이는 어찌나 아름다운지...
어제는 서둘러 무를 다 뽑고,
동치미 담글 준비도 해야합니다.
늦가을인가 했더니, 어느 새
겨울이 성큼 앞마당까지 내려왔습니다.
김장도 해야 하고,
조청 고아서 고추장도 담가야는데~~
하루 해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는 날들입니다~!
요리방 님들도 겨우살이 준비 잘 하셔요~()
'약선요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초로 만든 밥상 49 - 양양 만점 무청 시래기를 활용한 <시래기 고등어 조림> (0) 2018.12.11 약초로 만든 밥상 48 - 고구마 빼때기죽 (0) 2018.12.03 약초로 만든 밥상 46 - 고춧대 정리하며 만든 <고추 요리 삼종 세트> (0) 2018.10.30 약초로 만든 밥상 45 - 홍새우로 만든 가을철 밥도둑 <새우장> (0) 2018.10.20 약초로 만든 밥상 44 - 유황 먹인 오리로 만든 <오리 초계탕> (0) 201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