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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44 - 유황 먹인 오리로 만든 <오리 초계탕>약선요리방 2018. 10. 7. 14:41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어제는 태풍 콩레이가 경북을 관통하면서
경북지방 낙과 피해도 많았고
바다 쪽으로는 도로가 유실되거나
사람이 사상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보현골은 산으로 둘러싸인 덕분인지
그리 큰 피해는 없이 지나갔습니다.
남원에서 키우는 유황 먹인 오리 제품들을
택배로 받았는데,
태풍 사이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먼저 통오리 꺼내어
물에 담궈 핏물 빼게 두고~~
모아둔 약초랑 말려둔 버섯을 꺼내어
2~3번 깨끗이 씻었답니다.
도자기 냄비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낮추어 2시간 푹 끓였어요~~
푹 우러난 약초물에
핏물 빼고 칼집 넣은 오리를 넣었습니다~
근데 오리가 하도 커서 궁디가 바깥으로~~ㅋㅋㅋ
(오리가 푹 익는 시간은 약 80분)
이때 약초물이 넘칠 듯 하기도 하여
나중에 잣이랑 갈아야 할 분량 정도(5컵)
미리 덜어내어 식힙니다~~
오리가 익는 동안 초계탕을 맛나게 만들어줄
버섯이랑 채소를 준비합니다~~
산에서 따다 손질해둔 먹버섯이랑
표고버섯 준비하고,
채소는 색상에 맞춰 준비했어요~~
채소와 버섯이 오방색이 되도록...
(오방색이 오장으로 들어가 약이 된다는 건 다들 아시지요?)
파프리카, 호박, 당근, 무, 양배추,
사진에는 없지만, 박 두 조각도 준비했어요.
제 요리를 좋아하는 분이 추석 선물로 보내주신
큼직하면서도 가볍고 아름다운 도자기 전골냄비랍니다~!
아껴 두었다가 꺼내었어요.
바깥에 국화 문양까지 넣은
아주 고급스러운 도자기 냄비랍니다~~ㅎㅎ
손님이 많이 오실 때
요긴하게 잘 쓰겠습니다~^^
무랑 박을 썰어 먼저 바닥에 한 켜 깔아줍니다.
그리고 채썰고 찢어둔 채소랑 버섯을
색상 맞춰 돌려가며 담아줍니다~~
다 익은 오리는 뜨거운 기운 잠시 식혔다가
장갑을 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줍니다.
# 원래 '초계탕'이란 요리는
닭고기를 푹 삶아 잘게 찢어
식초랑 다른 양념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치고
채소와 곁들인 다음, 식힌 육수를 차게 만들어
시원하게 말아 먹는 복달임 요리랍니다.
그런데 계절이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기에
닭 대신 뜨거운 국물에 기름 제거하지 않아도 좋은 오리를 쓰고
약초 국물에 잣을 갈아 넣고
끓여서 따뜻하게 먹는 응용요리로 바꾸었답니다.
그런 댜음 채소 한가운데로 올려주고
대추랑 먹버섯으로 장식했어요~!
여름엔 이렇게해서
육수에 밑간을 한 다음 차게 식히고
저기에 부어 시원한 국물과 건지를 함께 드시면 됩니다.
(오리든 닭이든 취향대로 하세요)
잣 1컵과 아까 식혀둔 약초물 5컵과 소금 1작은술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줍니다.
잣국물을 전골냄비에 부어 끓이세요~~
육수가 사람수에 따라 모자라면
오리 끓이고 남은 육수를 보충해서 넣으시면 됩니다.
(간은 소금간만 하시면 진한 약초육수라 맛이 아주 좋습니다)
전골냄비를 들고 이웃집에 갔어요~!
이 집에는 전기렌지라 야외용 버너에 끓입니다~~
어제 태풍 덕분에 모두들
일도 안 하고 쉬는 날이라고
이웃에 새로 지어 이사온 집에서
포트락 파티하잡니다~~ㅎㅎ
그래서 우린 오리 초계탕을 들고 갔습니다.
감자를 갈아 전을 부쳐오신 분,
도토리 주워다 갈아 묵을 쑤어 오신 분,
수육을 삶아 채소랑 함께 들고 오신 분...
다들 모여 한담을 나누며
태풍이 지나가는 한가운데의 한가로움을 즐겼습니다.
전골 냄비에 한가득 끓이니
8명이 아주 넉넉하게 나눠 먹었답니다.
많이들 먹고, 많이들 웃고
모처럼의 즐거운 만남을 마치고 나서니
퍼붓던 비가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반짝 났습니다~~ㅎㅎ
그리고는 보현골의 진풍경이 또 펼쳐집니다.
골짜기 사이로 산안개가 띠를 이루며 지나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감상하며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엄청나게 내린 비로
오늘 새벽 보현골에는 안개 자욱한 세상이 열렸습니다.
숲 사이로 쑥부쟁이가 가득 펼쳐진 자연 꽃밭을 이루고~~
그 곁으로는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미국쑥부쟁이가 안개처럼 가득 피어 흔들리는
황홀한 선경이 펼쳐졌습니다.
똑같은 숲을 가만히 관찰을 해보면
해마다 꽃들이 다르게 무리지어 피고는 합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그냥 무제한 무료로 즐깁니다~~ㅋ
보현골 들녘에도 어느새 벼가 누렇게 익어가네요~~
곧 갈매빛의 산등성이가 단풍으로 물들겠지요~!
햇우엉차가 완성되었어요~!
함께 따스한 차 한 잔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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