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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38 - 담백한 사찰요리 <표고버섯전과 연잎전>약선요리방 2018. 8. 27. 16:45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태풍 전날부터 비가 시작되더니
며칠째 추적거리며 비가 내립니다~~
밭을 다시 갈아엎어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어야는데
계속 비가 오니 마음만 분주합니다~~ㅎㅎ
올핸 폭염의 여파로
북극의 빙하들이 많이 녹아내려
겨울의 한파가 극심하다기에
하루라도 빨리 심어야는데 걱정이네요~!
지난 토욜 백중천도재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맡아온 전을 부치느라
꼭두새벽에 일어나 부산하게 설쳤답니다~~ㅎ
두부는 색을 입히지 말고
큼직하게 썰어 그냥 구워오라는 스님의 말씀대로 했고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만들었습니다.
가지전, 호박전, 표고버섯전, 연잎전을 구웠네요~~
표고버섯전 레시피 들어갑니다~!
표고버섯 꼭지를 따 내고
물에 씻지 말고 마른 행주를 물에 짜서
앞뒤를 깨끗이 닦았습니다.
계란을 3개 준비해
흰자, 노른자 분리해서 두고~~
치자물도 우려 놓습니다.
버섯 안에 속 넣을 재료로
당근 1/4개
호박 한 조각
표고버섯 3개
두부 1/4조각
청량고추 3개
준비합니다.
두부는 물기를 꼭 짜고
당근이랑 호박은 촘촘한 채칼에 내리고
버섯이랑 청량고추는
칼로 다져서 함께 넣습니다.
여기에 아까 분리해둔 계란 흰자만 넣고
우리밀가루 5큰술
매실청 1큰술
소금 수북히 1작은술 넣습니다.
손으로 주물러 골고루 잘 섞어줍니다~~
버섯 안쪽으로 밀가루를 묻히고~
만들어둔 속을 도톰하니 채웁니다~~
우려둔 치자물에
우리밀가루와 소금을 넣고
깔쭉하게 만들어 옷을 입혀줍니다.
표고버섯 두께가 있어
후라이팬에 부치기에는 무리랍니다.
튀김하기 좋은 냄비에
표고가 2/3이상 잠기도록
기름을 넉넉하게 붓고
180도 정도 온도에서 튀겨줍니다.
속 넣은 쪽을 먼저 충분히 익힌 후에
뒤집어 등도 잠시 익혀주고
다시 뒤집어 속을 한번 더 익혀주면 됩니다.
고기나 해물 넣지 않아도
담백한 맛이 괜찮습니다만,
집에서 드실려면
식구들 기호대로 고기나 해물을 다녀 넣어주시면
맛은 훨씬 더 좋지 싶습니다~~ㅎㅎㅎ
다음으로 연잎전입니다~!
냉동실에 있던 연잎 두 장을 꺼내어
해동시킨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믹서기에 넣어주고
치자물 우린 것 2컵을 넣고 갈아줍니다.
볼에 부어내어
이번엔 계란 노른자만 넣고
소금 1작은술
매실청 1큰술을 넣습니다.
우리밀가루 5큰술 넣고 잘 저어주시면,
전 부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구워주시면 된답니다~~
동글동글 한 입 크기로 먹기좋게 부쳤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전 5가지 부치는데 거의 4시간이 걸렸습니다~~ㅎㅎ
얼른 정리해서 차에 싣고
저도 옷 갈아입고 절로 올라갔습니다.
백중천도재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영가들을 극락으로 천도시키는
일련의 춤이지 싶습니다.
맨먼저 바라춤으로 영가들의 영혼을 달래주고~~
살풀이품으로 사악한 기운을 쫒아내고
영가들에게 좋은 길을 열어줍니다.
한스러운 혼들에겐 한을 풀어주고
원통한 혼들에겐 억울함을 풀어주고
고통스런 영혼에겐 고통을 풀어내는
절절한 몸짓이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정화과정을 거친 영가들을
이제 연꽃으로 만든 반야용선에 태워
피안의 미륵정토 연화장 세계로 보냅니다.
그리고 모두 꽃 한 송이씩을 들고
법당을 세 바퀴 돈 다음,
소각장으로 내려가
반야용선과 꽃들과
색색의 한지로 만든 옷들
치마, 저고리랑 바지,저고리를 태우고
꽃신도 태우면 그렇게 보냈습니다.
저도 두 시어머님과
20년 전에 사고로 떠난 시동생과
어릴 적 저를 길러주셨던 외할머님을
그렇게 보냈습니다~~ㅠ
자유롭고, 아름답고, 고통이 없는 세계로
훨훨 달개 달고 다들 날아가시라고,
그리고 인연이 닿으면 다시 이승의 좋은 인연으로 오시라고
그렇게 기도하면 보냈습니다.
백중날엔 비가 와서 보름달을 보지 못했습니다.
음력 열나흩날 밤에
달빛이 하도 아름다워 한 장 찍어둔 것이 그나마 다행이네요~~ㅎ
보현골에 350년 묵은 돌배나무가 있습니다.
한 군데 죽은 곳이 없이
사방으로 두루 잘 자란 아름다운 나무가
해마다 돌배를 많이도 열어주더니~~
올해는 폭염 때문에 잎사귀들이 배배 틀어져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았네요
그나마 몇 개 달린 것들도 이 모양이라~~ㅠㅠ
올해 돌배청은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네요~~
집앞의 밭을 밤마다 멧돼지들이 내려와
이렇게 뒤집어파고 난동을 부려놓고 갔습니다~~ㅠ
이웃에서 주는 흠복숭아들을 모두 손질해
복숭아 병조림을 많이 만들었네요~~
추석 선물용으로도 쓰고
몇 개는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만들어
가끔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도 달달합니다~~ㅎㅎ
며칠째 비가 많이 오지도 않고
그저 추적이며 계속 내리고 있답니다.
건너산의 경치는 선경이라,
며칠째 흐르는 산안개를 바라보며~~
여름내내 갈무리해둔 꽃차를 덖고 있는 중이랍니다~!
꽃차가 다 완성되면
추석 선물도 보내고,
가을과 겨우내 음미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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