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을 거닐다 - 변산 마실길 2코스여행 이야기(국내) 2021. 9. 3. 18:01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보현골에서는 아주 먼 길인
변산반도 서해 바다쪽 해안길을 따라
상사화가 절정을 이룬다는 소식을 듣고는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겠다 싶어 달려 갔는데
참으로 거대한 천국을 만났습니다~~ㅎㅎ
창고 증축 공사를 하려고 날을 잡았는데
계속 비가 온다는 예보에 며칠 뒤로 미루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공백기가 생기자
마침 변산반도 마실길에 상사화가 절정이라고
지인이 보내온 사진이 생각나서
번개처럼 옆지기랑 결정을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집안 단속 대충하고
강쥐들 밥 이틀분 주고,
아침 간단하게 챙겨 먹고는 바로 달려 갔습니다.
고속도로 5개를 바꿔가며 328km를 달려가서 도착한 팬션 앞에 차를 세우고
(이 곳의 주소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441-13)
건너편으로 보면 바로 변산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길따라 들어가면 안내 표지판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송포항 해수욕장에 주차를 하고
고사포 해수욕장을 향해 걸어오지만,
우린 거꾸로 걷는 길을 택했답니다.
네비가 안내하는 저 주소는 정확하게 말하면
변산 마실길 총 6km 중에서 중간쯤의 거리에 데려다 준답니다
여기서 송포항 쪽으로 1.6km 걸어가면
상사화 최대 군락을 만날 수 있고,
다시 차를 세워둔 곳까지 원점회귀하는 시간은 약 90분 소요됩니다.
길을 몰라도, 꽃들이 길을 안내합니다~~ㅎㅎ
꽃길따라 걷다보면, 한쪽은 바다를 끼고,
한쪽은 산길을 끼고 이어집니다.
출렁다리를 하나 건너면,
본격적인 꽃길이 열립니다.
우~~와~~
한창 어여쁜 붉노랑 상사화가 그야말로 만발입니다
꽃향기가 아주 은은한 상사화도
무리지어 피어 있으니,
향기가 얼마나 그윽한지...
아주 먼 길 달려온다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정말 잘 왔다고
옆지기랑 칭찬을 서로 주고받으며 난리쳤습니다
햐~~아~~
우리나라 최대의 상사화 군락지가 펼쳐집니다.
천국이 여기네요~~ㅎㅎ
하얗게 피는 것은 위도상사화이고
노랗게 핀 것은 붉노랑상사화랍니다.
위도상사화는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만 자생하는 꽃이었는데
이식에 성공해 지금은 전국적인 분포를 하고 있답니다.
피어날 때는, 약간 미색으로 피어나
활짝 피면 흰색으로 변해 진답니다.
보현골은 비가 많이 온다고 소식을 전해오는데
변산 쪽에는 날은 흐려도 비는 오지 않아 좋았답니다.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흔들리던 위도상사화는 시선을 사로잡고,
흐린 바다를 배경으로 흔들리던 위도상사화는
아련한 그리움을 품은 것처럼 애처로웠답니다.
붉노랑상사화는 피어날 때는 꽃몽오리가 발그레하다가
완전히 피면 노랑색으로 변한답니다.
위도상사화 개화 시기가 조금 빨라서
살살 져내리고 있었고,
붉노랑상사화는 절정을 이루고 있었답니다.
상사화 향기 가득한 천국에서
한참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사진도 수없이 찍고, 꽃속에 앉아 잠시 꽃이 되었다가,
상사화 아씨들과 인사는 나누고 돌아섭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원없이 만났으니
돌아서도 아쉬움은 없었습니다~~ㅎㅎ
평일이라 사람도 그리 붐비지 않았던
변산 마실길 2코스 - 노루목 상사화길
한국의 아름다운 꽃길로 강추합니다~!!!
이번엔 꽃들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나오는 길,
바다를 배경으로 쑥부쟁이도 피고 있었고,
억새들도 무심히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달려오길 아주 아주 잘한 것 같습니다.
8월 31일의 풍경입니다~^^
'여행 이야기(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안 개암사 배롱나무와 함양 상림숲 (0) 2021.09.07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 아래 - 내소사 (0) 2021.09.05 제주로 가다 2 - 비자림 (0) 2021.07.05 제주로 가다 - 마라도 (0) 2021.07.01 경북 영양 비밀의 숲 - #자작나무숲 (0) 202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