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 아래 - 내소사
    여행 이야기(국내) 2021. 9. 5. 18:58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변산 마실길에 이어 여행기 2편입니다

    부안에 갔으니 내소사는 가 봐야지요~~ㅎㅎ

    묵은 전나무 숲길을 걸어보는 힐링의 시간을 오래도록 기다렸거던요~!

     

     

    내소사 일주문 가까이 다가가면,

     

     

    오른쪽으로 오래 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 인사합니다.

    그동안 푸르르게 잘 지내고 있다고요

     

    곧이어 연결되는 전나무 숲길 오른쪽으로

    붉노랑 상사화밭이 펼쳐집니다.

     

     

     

    처음엔 조금씩 무리지어 피어 있더니,

     

     

    들어갈수록 엄청난 규모로 활짝 피어 있습니다.

    이 시기에 내소사를 와 본 적이 없어서

    또 다른 극락을 만난 느낌입니다

    보너스였어요~~ㅎㅎ

     

     

    구름이 낀 날이고, 해저물녘이라

    그리 선명하게 사진이 나오진 않았지만

    실제로 보는 풍경은 현기증이 일어났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상사화들의 군무~!

     

    바다를 배경으로 피어있던 마실길의 상사화들과

    묵은 나무 아래로 펼쳐지는 상사화들은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휘어진 나무가 대문처럼 열려있는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수련이 가득 자라고 있는 작은 연못이 있답니다.

    드라마 '대장금' 촬영장소로 유명하지요

    건너편에 보이는 단풍나무가 물들어 떨어지던

    늦가을에 촬영된 그 장면은 

    장금이의 아름다운 한복과 어울려

    선명한 색감으로 남아 있답니다.

     

     

    여기도 비가 잦았는지

    개울물들이 시원하게 흘러 갑니다.

     

     

    사천왕문 앞으로 걸어가는 이 길 양쪽에는

    단풍나무들이 터널을 이룰 정도로 어우러져 있는데

    단풍이 깊게 물드는 시절에 오면

    그 풍경 또한 장관입니다.

     

     

    천왕문 옆의 배롱나무는 이제 피기 시작하네요

     

     

    천왕문 지나면 보이는 천년 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

    저 나무는 천 년 전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나무가 오래 묵으면 정령이 깃든다고들 하지요?

    그래서 함부로 베어내어서도 안 되고

    묵은 나무의 정령들에게 소원을 비는 소망지도 엄청 둘러져 있네요

     

     

    약 12년 전, 큰아들 군입대를 앞두고

    5월의 연휴를 맞아 가족여행을 왔었답니다.

    마침 초파일날 이른 아침에 내소사를 오게 되었는데

    대웅전 앞마당을 가로질러 매달린 연등에는

    이름표 몇 개 아주 드문드문 붙어 있어 마음이 서글펐는데

    지금은 아주 부자가 된 느낌이랍니다~~ㅎㅎ

     

     

    바닥에 가지런히 누운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내소사가 한국의 33관음성지 중에서 8번째로 지정되었답니다.

     

     

    대웅전 앞에 서면 언제나

    단아하고 고졸한 모습에 옷깃을 여기게 되네요

    한눈에도 힘이 있어 보이는 대웅보전 현판 글씨는

    조선 후기 추사 선생과 우열을 겨루었던

    원교 '이광사' 선생의 글씨랍니다.

     

     

    오랜 세월 내가 좋아했던 대웅전의 꽃문살

    400년의 시간을 품은 이 꽃문살의 아름다움은

    요란하게 화장하지 않아 훨씬 더 품격이 있답니다.

     

     

    ***  내소사 대웅전 꽃무늬 문살  ***

     

     - 하상욱

     

    내소사 일주문 지나

    전나무 숲길 걸어서 천왕문 지나

    절마당 삼층석탑을 지나서

    대웅보전 앞 돌계단을 올라서

    부처님을 보려는데

    부처님보다 부처님 앞 꽃무늬 문살이

    그 거친 나뭇결의 문살이

    말없이 사는 내 아내의 거칠어진 손 같아서

    눈으로만 아프게 만져보고 쓸어보고

    그만 부처님 보는 눈길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법당 참배하는데, 은은한 저녁 예불 종소리가 들려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지요

    돌아나오는 내게 허리 숙여 인사하던 멋스런 소나무~!

     

     

    흔히들 '그렝이 공법'이라고 말하는 누각의 기둥들 모습입니다.

    주춧돌 위에 기둥을 올려두면

    빗물이 떨어져도 나무에 직접 닿지 않아

    기둥이 오래도록 썩지 않고 그 생명을 유지한답니다.

     

     

    돌아나오는 길에도 상사화 원없이 만났답니다.

    바깥으로 줄을 쳐두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바깥을 돌며 아주 실컷 보고 또 보았습니다.

     

     

    상사화 가장 절정인 시기에

    시절 인연이 닿아 달려온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

     

     

    저녁 예불 소리 뒤로 하고

    어두워져 오는 숲길을 걸어나오는 마음이

    얼마나 행복으로 가득했는지 모릅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