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 개암사 배롱나무와 함양 상림숲여행 이야기(국내) 2021. 9. 7. 17:39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여행기 3탄,
부안의 개암사 둘러보고
경상도로 넘어가 함양의 상림숲 이야기 올립니다.
변산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팬션에서 자고
새벽에 일어나니 비가 제법 옵니다
바다에서 뽀얀 물안개가 일어나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풍경도 나름 운치가 있었답니다.
아침 챙겨 먹고 출발하려니
알맞게도 비가 딱 그쳤습니다~~ㅎㅎ
어제는 능가산 아래 내소사에 갔었는데
오늘은 능가산 자락 개암사로 갑니다
내소사랑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오래된 고찰이랍니다.
새로 만든 일주문이 너무 화려해서
개암사 분위기랑 어울리지가 않네요~~ㅠ
일주문 통과하면 여기도 바로 전나무 숲길이 나옵니다.
숲속으로 걸을 수 있게 길을 만들어 두었어요
불이교 앞에까지 걸어가서 다리를 건너면,
양쪽으로 엄청나게 커다란 차밭이 펼쳐집니다.
아마도 개암사는 차를 재배해서 절살림에 보태는 모양입니다.
천왕문 들어서면서 프레임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면
개암사는 배롱나무가 많은 절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배롱나무가 목질이 단단해
빠르게 성장하는 나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심은지가 그리 오래 묵은 나무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곳곳에 배롱나무가 막 꽃을 피워내는 모습은
제각각의 위치에서 아름다웠어요
대웅전에 참배하러 가는 길에 만난
배롱나무와 상사화 몇 포기~!
제가 법당으로 걸어가는 그 시간에
아마도 주지스님으로 보이는 스님께서
사시예불 드리러 들어가셨습니다.
법당 참배하러 들어갔다가
스님이 예불을 시작하셔서
법당에 딱 스님이랑 저랑 둘 뿐이라
그냥 나올 수가 없어 함께 예불 올렸습니다.
바깥에서 기다리던 옆지기는
법당 참배 들어간 마눌이 나오질 않으니
누각에 앉아 40분을 기다리며
모기한테 헌혈만 엄청나게 했다고 투덜댑니다~~ㅋㅋㅋ
나오는 길에 만난 제일 잘 생긴 배롱나무는
이제 살살 꽃잎 열기 시작하고 있었답니다.
개암사에서 능가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어
그 쪽으로 걸어가다 만난 샤프란꽃입니다.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 잠시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쳐다 보았네요
사찰 오른쪽으로 빠지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연결이 되고,
개울 하나를 건너면,
다시 엄청나게 거대한 차밭이 펼쳐집니다.
손길이 부족한지 관리가 잘 안 되어
넝쿨식물들에게 차잎이 감겨 모습이 엉망입니다
개암사로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는
커다란 호수가 펼쳐져 있어
포항 오어사 들어가는 길을 연상하게 했답니다
180km 정도 달려와서 함양 상림숲 앞에 도착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한정식 집에서 깔끔하게 한 상 받았습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해
상림 숲속에 꽃무릇이 피었는지만 보고 갈려니
아직 피려면 10일 정도는 더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성급하게 핀 꽃무릇 아씨 한 송이랑 눈인사하고
아쉽게 돌아 나옵니다.
20년 전부터 상림 숲의 꽃무릇을 보러 다녔으니
오랜 세월 마음에 품어 좋아했던 장소랍니다.
그 옛날에는, 이 주변이 허허벌판이라
배가 고파도 국수 한 그릇 사 먹을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주 중심지가 된 느낌입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을 실감합니다~~ㅎㅎ
연꽃이 아직 피었는지 연밭으로 갑니다.
연은 꽃과 열매가 동시에 피는 희안한 꽃이라
연실도 많이 달렸지만, 아직 꽃도 피고 있었어요~~ㅎㅎ
비 오는 날 연밭에 가서 연잎을 보면 엄청 재미있어요
연잎의 표면은 강한 표면장력이 있어
먼지도 없이 깨끗하며
연잎에 있는 무수한 작은 나노돌기로 인하여
자연계의 어떤 물질보다 강한 초소수성을 지닌답니다
그래서 연잎 가운데 물이 가득 고이면
잎이 무게중심을 잃고 흔들리면서 저절로 물을 쏟아내고는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요~~ㅋㅋㅋ
아기가 앉아도 될만큼 커다란 방석같은
빅토리아 연의 잎도 특이하고
연꽃 몽오리 하나 곁에 보여서 찍었답니다.
색색의 연꽃들이 아직도 계속 피고 있어서
한번 둘러보는 즐거움이 주었답니다.
꽃무릇 축제 준비로 한창 바쁘게 보였는데
많은 인부들 동원해 과꽃도 심고,
다른 꽃들도 심느라고, 비를 맞으며 열심히 호미질하고 있었어요
오른쪽으로 멀리 군수님 같은 분이 시찰나온 모습이 보였고,
함양의 상림숲이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느꼈답니다.
잘 가꾸어둔 잔디밭 위에는
축제준비로 만든 커다란 구조물도 보였고,
한쪽으로는 공들여 지은 듯이 보이는
격식있는 한옥단지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발전하는 모습이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예전의 그 한적하던 맛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뭔가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들었답니다
비 때문에 떠난 번개 여행이
비 덕분에 좋은 힐링의 시간으로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면 또 단풍여행 떠나야지요~^^
'여행 이야기(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남,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 (0) 2022.04.28 백두대간 V트레인 - 승부에서 분천까지 트레킹 (0) 2022.02.20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 아래 - 내소사 (0) 2021.09.05 천국을 거닐다 - 변산 마실길 2코스 (0) 2021.09.03 제주로 가다 2 - 비자림 (0) 202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