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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칸 여행기 7 - 황제가 사랑했던 해안 도시, 스플릿
    여행 이야기(해외) 2015. 11. 10. 16:53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하루를 보낸 다음,

    네움(Neum)의 호텔로 와서 하룻밤을 자고난 아침,

    1시간 30분 정도 이동을 해, 마침내 항구 도시 스플릿에 도착했다.


    우리의 여정은

    크로아티아의 최남단까지 내려왔다가

    이제 다시 해안도로를 타고 천천히

    수도인 쟈그레브를 향해 올라가는 중이다. 


    모처럼 날이 개였고,

    자동차로 달려오는 길가에서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거대한 무지개를 보면서, 마음 속의 먹구름을 다 몰아내었다.


    스플릿의 바다는

    두브로브니크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아드리아해였다.


    한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지고

    맞은 편으로는 아주 오래된 성벽이 보이는 특별한 도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사랑했던 그 도시로 왔다.


    노예출신에서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고대 로마의 통치자 중 한 사람이었다. 

    위기에 처한 로마를 동, 서 로마로 나누고

    다시 정,부 통치자를 두는 4두 정치를 실시해 권력분립으로 위기를 수습했으며,

    강한 기독교 탄압으로 왕권을 강화시켰던 황제~!


    그는 로마 황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나

    293년 스플릿으로 와서 약 10년에 걸쳐 해변에 궁전을 짓고

    여생을 보낸 로맨티스트였다.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의 종탑이 보인다.


    황제의 궁전은 동서로 215m, 남북으로 181m, 높이 25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형태로 만들어졌다.

    해변 쪽의 문이 청동의 문인 남문이고

    반대편 북문은 황금의 문이다.

    동문은 은의 문이고, 서문은 철의 문이다.


    하얀 비치파라솔이 끝난 부분, 오른쪽에 보이는 자주색 간판 아래로

    청동의 문이 열려 있고, 우리 일행은 거기로 들어갔다.

    현지 가이드가 가방주의보를 발령했다.

    궁전 안에 3인조 집시족 소매치기가 떴다고~~ㅎ


    발칸의 나라에는 아직 한국 대사관이 없다.

    그래서 혹시라도 여권을 분실하면

    가장 가까운 오스트리아의 대사관으로 가야 재발급을 받을 수 있기에

    발칸 여행중에는 여권을 최고의 귀중품으로 관리해야한다.


    청동의 문으로 들어가면, 청동을 소재로 

    궁전의 축소판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모습과 거리를 눈에 익힌 다음 다니는 것이 편하다.


    지하궁전이었던 이 곳이

     지금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섰다.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화려한 문양의 기념품들은 묘하게도 조화를 이룬다.


    피라밋 속에 기념품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황제의 아파트를 향해 올라가는 계단을 통과하면~~


    1,700년 전의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석회암과 대리석으로 만든 궁전은 당시의 로마제국 건축 기술을 잘 드러낸다.


    전체적인 모습을 보면,

    남쪽으로는 황제의 궁전이 있고

    북쪽으로는 군대 병영을 배치했고

    동쪽으로는 신전을 넣었으며

    서쪽으로는 왕의 사후에 영묘를 조성했다


    해가 뜨면 신을 향해 경배를 올리는 동쪽으로 배치한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의 종탑이 솟아 있다.


    외벽만이 튼튼하게 남아있는 성 안의 모습은

    더러 새로 지은 집들이 있는가 하면,

    더러 허물어진 모습으로 남은 곳도 공존한다.


    허물어져 흔적만 남은 성터 사이를 누비며

    관광객들은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

    그래도 꽃은 피어 있고, 어딘가 뿌리를 내린 식물들은 자라고 있다.


    <수베호텔> 입구에서 호텔리어 한 사람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니호텔 중 하나인  수베호텔은

    객실 7개를 가진 4성급 호텔이다.

    거의 일 년 전에 모두 예약이 완료된다는 이 호텔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숙박하기가 정말 어렵단다.

    성의 건물을 개조해 만든 호텔이라

    어쩌면 옛 황제의 느낌으로 하루를 묵을 수 있는 곳이리라.


    황제의 아파트로 가는 현관에 다다르면

    하늘이 뻥 뚫린 공간이 나온다.

    황제를 만나기 위해 온 사신들이나 귀족들이 대기하던 장소였다고 하는데,

    둥근 돔 천정이 뚫린 까닭에 공명이 좋아

    지금은 공연장소로 쓰이고 있다.


    중년의 아카펠라 중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만든 CD 한 장당 100쿠나에 판매도 하면서~~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의 종탑 입구에 이르렀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종탑은 높이 60m에 이르고

    종탑 위로 올라가면, 궁전의 내부와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열주광장~!

    웅장한 16개의 열주기둥이 둘러싸여 있는 작은 광장은

    궁전 안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이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다.

    황제가 회의나 행사를 하기 위해 만들었다.


    열주광장에서 대성당 건너편의 좁은 골목길 입구로 들어가면 쥬피터 신전이 있다.

    지금은 기독교 세례당으로 사용하고 있고,

    신전 앞을 지키는 이 스핑크스는 5세기경,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궁전 내부는 아직도 구석구석 보수중이었고~~


    고대 로마의 병사복장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더러는 이렇게 액션을 취해주기도 한다.


    한쪽에는 이렇게 혼자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가수도 만나며

    북문 쪽을 향해 걸어 나갔다.


    황금의 문인 북쪽 문을 나서면~~


    청동으로 만든 높이 4.5m의 거대한 <그레고리우스 닌>주교의 동상이 있다.

    10세기 대주교였던 그레고리우스 닌은 크로아티아인들이

    자국어로 예배를 볼 수 있게 투쟁한 분으로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엄지 발가락을 문지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믿음 때문에 엄지만 반짝거린다~~ㅎㅎ


    서문쪽으로 걸어가면 나로도니 광장으로 가는 길이다.


    광장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가에는

    노천카페랑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스플릿에 있는 유일한 한국인 기념품점도 이 거리 한 켠에 있다.

    주로 허브를 재료로 해서 만든 화장품이나 비누, 샴푸,

    캡슐요쿠르트, 향수, 올리브유, 등등을 파는 곳이었는데

    여기서 대충 한두가지의 선물들을 구입했다.


    얌전하게 가게 앞을 지키는 이 집 고양이~!


    배 모형의 탁자도 재미있었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돌아나가면,


    나로도니 광장이 나온다.

    노천카페도 많고,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제법 넓은 광장이다.

    베네치아와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어

    경쾌한 마음으로 걸어다니기에도 좋은 곳이다.

    모처럼 맑은 날씨 속에서 그저 그냥 즐거웠다.


     두브로브니크 보다는 물건값이 싸고 질도 좋아서

    유명한 제품의 시계나 구두나 가방들을 쇼핑하기 적당한 거리다.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 잔이나 아이스크림도 좋았고~~


    이런저런 거리의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피자도 아닌 것이, 차파티도 아닌 것이,

    우리나라 부침개 같은 것 위에 원하는 토핑을 얹어 파는 길거리 음식에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잘 생긴 달마시안 강쥐도 주인을 따라와서

    얌전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두 가게에는 여러가지 편해 보이는 구두들이 진열되었고,

    구두도 질에 비해서는 가격이 착한 편이었다.


    술꾼인 옆지기는 대리석으로 만든 술잔에 그저 눈이 가서

    무겁기는 해도 한 세트 사고 말았다.


    정해진 시간까지 모이기로 한 장소로 돌아가기 위해~~


    걸어가며 만난 여인네들이 하나같이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는 모습이 거슬렸다.

    (포도주 가게 앞에 서 있는 이 여인 손가락에도 담배가)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이 여인 손가락에도 담배가 끼워져 있다.

    거리에서든 식당에서든

    남녀를 막론하고 흡연에 너무도 관대한 모습들이 낯설다.


    다시 서문쪽으로 들어갔다가~~


    남문으로 다시 나와 해변을 낀 라바거리를 걸었다.

    모처럼 눈이 부신 해변을 걷는 마음은

    하늘에 뜬 뭉게구름처럼 가볍고도 경쾌했다.


    1,700년 전 고대 로마의 한 황제가

    아드리아해를 건너와, 이 조그만 항구도시에 별궁을 짓고

    황제직을 미련없이 명퇴하고 여생을 보냈다는 매력의 도시 스플릿~!


    일출도 보고, 일몰도 보며

    단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아쉬움을 안고 다시 떠났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일련의 테러사태로

    전 지구가 공포와 슬픔으로 가득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겨울엔

     최악의 엘리뇨가 한반도 해안을 침범한다고 하네요.

    그런 전초적인 징후들인지

    올해는 한반도의 중부 지방이 특히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고

    건조기여야하는 지금의 시기에는 오히려

    때 아닌 장마처럼 늦가을비가 계속 내리는 것도 별 좋은 느낌은 아니네요.


    겨울의 길목치고는 많이 푸근한 날씨에 봄꽃들이 다시 피는 일도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들이 아닙니다.

    여러가지로 뭔가가 어수선하고 혼란한 시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청안한 기운으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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