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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여행기 6 -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보로브니크여행 이야기(해외) 2015. 11. 7. 16:50
트로기르를 출발하여,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은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아드리아해를 끼고 해안도로를 계속 달려가는 길~!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 두르로브니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길이었다.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이 두브로브니크를 침략하려 했을 때,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이 분쟁을 막기 위해 '네움'에 체류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네움은 보스니아의 영토로 굳어졌다.
내륙국가인 보스니아는 네움으로 인해
해안선 9Km에 달하는 바닷길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트로기르에서 두브로브니크를 향해 2시간쯤 달려가면
신도시(New town)란 뜻을 가진 '네움((Neum)'에 도착한다.
따라서 자동차로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에는
반드시 보스니아 국경을 통과해서 네움을 거쳐
다시 국경을 통과해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런데 보스니아에 속하는 네움에는 물가가 엄청 싸다
크로아티아의 절반 정도에 모든 것들을 구매할 수 있기에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여기에 쉬어가며
쇼핑도 하고, 값싼 자동차 기름도 채워 간다.
야드란(Jadran) 호텔의 휴게실은 화장실도 무료이고
지하에 커다란 슈퍼마켓이 있어 맥주랑 간식거리를 살 수 있다.
그런데 뜻밖에 슈퍼 입구에 보스니아 국기 옆에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반갑기도 했지만, 이 무슨 특이한 일인지 궁금해서 물었다.
그랬더니 이 호텔을 짓고, 사업을 시작하는 일에
한국기업이 주도해서 공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설치 및 유통의 노하우 같은 것을 한국에서 배우기 위해
지금도 수시로 한국을 다녀간단다.
그래서, 한국을 동업자로 생각하는 감사의 뜻이란다.
캬~~아~~ 대한민국 만세~!!!
맥주값이 크로아티아의 절반이라고, 여기서 다들 엄청 사 간다.
크로아티아의 국민 맥주 당나귀표 '당가츠'가 수두룩하다.
치즈도 종류별로 다 있고,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도 많았지만,
난 여기서 말린 자두 한 봉지만 샀다. 간식으로~~ㅎ
드디어 12시가 넘어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이태리 르네상스의 꽃이라 불리는 도시 피렌체를 닮았고,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등, 세계적인 부호들의 별장들이 수두룩한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에 왔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날씨는 수시로 변덕을 부렸다.
더러는 개였다가, 구름이 끼였다가, 비가 쏟아졌다가를 반복했고
도착한 시간에는 흐린 날씨였다.
성수기인 7~8월에는 이 도로에 자동차 진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란다.
도로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길가에 있는 감귤나무엔 익지 않은 감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로 들어가는 성문 중에서
동쪽 문인 플로체 문으로 들어 갔다.
성 아래쪽 항구에 가지런히 정박된 요트들이
여유와 자유로움의 상징인 두브로브니크의 표상물 같다.
성곽 안으로 들어가서 좌측으로 꺾어 돌면, 바로 옛 항구가 나오고
항구 곁의 노천 식당에 점심이 예약되어 있었다.
그런데, 예약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재료가 떨어져
한 시간 이후라야 식사가 가능하단다~~
하는 수없이 우리는 '성곽 걷기'부터 하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동문과 서문의 성문 위에는
두브로브니크의 수호 성인 성 브라이세(St Blaise)의 조각상이
한 손에 모형의 두브로브니크를 들고 내려다 보고 계신다.
변화무쌍한 날씨는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두브로브니크에 들어서자, 잠시 비를 멈추어 주었다.
저 유명한 성안의 플라차 대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에 있는 성곽투어 매표소를 향해 걸었다.
멀리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높이 솟은 종탑이 보인다.
플라차 대로 양 옆으로 펼쳐진 골목 안에는
크고 작은 상점들이 빼곡이 들어차 각기 무엇인가를 판매하고 있다.
길거리에 내어놓은 메뉴와 가격표~!
피자에서부터 샌드위치까지 다양한데, 가격이 그리 싸지 않다~~ㅎ
일반적으로 보기엔 수도시설 같은데,
가이드의 표현으로는 분수대란다.
오노프리오 분수~!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근처에 수원지가 없어, 먼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쓴다고 한다.
분수대 앞을 돌며 한 개 1유로짜리 캔디를 파는 아저씨~!
오노프리오 분수는 총 16면으로 되어 있고,
각 면마다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이 형상화 되어 있다.
먹을 수 있는 물이라, 여행객들이 마시기도 하고, 물병에 담아 가기도 했다.
분수 바로 뒤쪽으로 위치하는 성 사비오르 성당~!
1520년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 무너지지 않았던 곳이고,
1667년 두 번째의 지진에도 성당은 피해를 입지 않았기에
더욱 성스럽게 여겨지는 르네상스 양식의 성당이다.
두브로브니크를 제대로 만나는 4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성곽 걷기를 통해 조망하며 만나는 방법
둘째, 보트를 타고 바다에서 둘러보는 방법
셋째, 케이블카를 타고 한눈에 내려다보는 방법
마지막으로 돌체비타의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
그 첫번째 만남을 위해 이제 성곽투어를 시작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걸어왔던 플라차 거리가 한눈에 다 내려다 보인다.
아래쪽에 오노프리오 분수대로 보이고,
방금 걸어 올라온 계단도 조금 보인다.
성곽을 따라 걷기를 시작했다.
약 2시간 정도를 걸어야하는데, 땡볕 보다는 흐린 한 날씨가 제격이다.
주홍빛의 두브로브니크 구시가 건물들 지붕 위로,
청남빛 맑은 하늘이 대조를 이루었으면 더할 나위없는 명장면이련만...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지어진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은
7세기경, 슬라브인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지중해와 발칸 제국을 잇는 무역으로 성장했다.
13세기 라구사 공화국이 탄생하면서 성안의 도시들이 건설되었고
1667년 대지진으로 쇠락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나폴레옹 군대가 침략하면서 거의 폐허가 되었다가
2차 대전후, 유고연방으로 편입되면서 재건이 이루어졌다.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으로 인해
300회 이상의 포격을 받아, 도시가 거의 파괴되었다.
유네스코와 국제 사회의 지원으로 급속한 복구작업이 시작되었고,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옛 명성에 걸맞는 해안도시로 재탄생 되었다.
성벽의 두께는 좁은 곳이 3m 정도이고,
전망대가 있는 넓은 곳은 6m에 이르는 탄탄한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날씨가 흐렸지만,
눈길이 닿는 곳마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별칭에 딱 어울렸다.
산쪽으로 펼쳐진 전망들도, 주홍의 지붕과 초록의 숲이 어울려 아름다웠고
구시가 쪽으로는 새단장한 건물들이라 산뜻하고 깔끔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ㄷ'자 형의 건물은 학교다.
독립전쟁 때, 쏟아진 포탄 자욱이 아직도 성벽 곳곳에 선명하게 남았다.
성능 좋아 보이는 대포가 바다를 향해 노려보고 있는 이 곳은
성요한 요새이며, 아래 쪽에 해양 박물관이 함께 있다.
아드리아해의 파도가 넘실대는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성벽은 로브리예나 요새다.
전쟁시 방어용의 용도보다는
별장으로 사용하면 더 어울릴 듯한 풍경이 아름다웠다.
성벽 안쪽에는 포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들을
그대로 방치한 곳도 있었다.
전쟁의 참상을 전하기 위한 의도인 듯하다.
걷다가 문득 뒤돌아보면,
구시가의 지붕들이 거대한 퍼즐조각처럼 펼쳐져 있다.
아드리아해는 원, 근에 따라
각각 다른 빛의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다.
청명한 날의 바다는 수많은 푸른빛의 스펙트럼처럼 펼쳐져
눈부신 황홀함으로 가슴 설레게 했건만,
흐린 날의 아드리아해는 깊게 갈앉은 차분함이 있었다.
로브리예나 요새와 해안의 집들이 펼쳐내는 풍경은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엽서 한 장 같았다.
성벽을 여유롭게 걷기 위해서는
물과 약간의 간식이 필요하다.
점심 시간도 지났고, 풍경으로 채우기엔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성벽과 연결되어 있는 어느 집에는
지난 여름 무성한 그늘을 드리웠을 포도나무들이
잎사귀 거의 다 떨구어내고 있었다.
계단 아래에서는,이 집 주인이
딸이 직접 만들었다는 조개껍질을 이용한 악세사리들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제법 비싸기도 했고, 특별하게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중간 지점, 다시 요새 같은 것이 자리했고~~
요런 로맨틱한 공간도 있었다.
로쿠룸섬이 바라 보이는 곳까지 걸어왔다.
여름 휴가철이면 저 섬은 누드비치가 된단다.
멀리 쾌속정 같은 보트가 달려오는데,
아쉽지만, 우리는 보트투어는 하지 못했다.
점심 먹고나니 다시 날씨가 악화되어~~ㅎ
건물 사이로 수도원 건물이 하나 보이고~~
누드비치가 되는 로쿠룸섬을 배경으로 인증 샷~!
바람이 제법 불었고, 날씨는 제법 쌀쌀했다.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된 성벽 걷기를 마치고 꿀맛 같은 점심~!
해물 리조또를 먹었는데,
짜지도 않아 맛나게 잘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날씨 상황이 악화되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산허리에서는 안개까지 자욱했다.
바다에서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불어
보트투어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들어왔기에,
두번째로 두브로브니크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포기했다.
세번째 두브로브니크를 제대로 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러 나섰다.
성문을 빠져나와 케이블카 승강장까지는 한참 걸어야한다.
부겐벨리아 같은 꽃이 만발해서 비를 맞고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비가 더 많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참 이상한 날씨이긴 한데~~
그래도 다닐 땐 개이고,
뭔가를 타면 또 비가 쏟아지는 절묘한 타이밍 사이를~~ㅎㅎ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비가 또 이렇게 퍼부었다.
스르지산 전망대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 속~!
안개 속에서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길,
비도 그치고, 안개도 걷히기 시작했다.
비가 한바탕 퍼붓고간 지붕들의 모습은 오히려 깔끔한 모습이다.
성벽 끝에 레베린 요새가 보인다.
나폴레옹이 두브로브니크를 점령한 기념으로 세웠다는
하얀 십자가가 멀리 안개 사이로 보인다.
보트투어도 못 했고,
스르지 산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도 만나지 못 했으니
이제 남은 시간은 구시가지를 걸어다니는 것으로 채우기로 했다.
아쉽고도 아쉽지만~~
플라차 거리 중간의 수로~!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도로 자체가 비스듬히 설계되어
수로를 통해 금방 빠지게 되어 있었다.
루자광장으로 돌아왔다.
플로체문 좌측으로 나란히 자리하는 스폰자 궁전은 기둥이 아름답다.
지금은 국립기록 보관소로 용도 변경되어
역사적 기록물들이 보관되어 있단다.
르네상스 형식의 기둥들은 섬세한 조각들로 빼곡하다.
롤랑의 기사상~!
카를대제의 조카로 로크룸섬에서 이슬람 세력을 무찔러
두브로브니크를 지켜냈다는 오를란도브
프랑스어로 '롤랑'이라고 발음한다.
매년 여름 성 브라이세 축제 때마다 국기를 게양하며
축제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곳이다.
롤랑의 기사 뒤편으로 성 블라이세 성당
플로체문 우측은 바로 시계탑이 붙었고,
그 곁으로 나란히 시청사 건물과 렉토 궁전이 자리한다.
시청사
렉토 궁전의 수장이 거주하던 곳
두브로브니크의 총 책임자가 업무를 보던 곳으로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임기 동안은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지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용 장식품만 파는 가게도 보이고~~
핸드메이드 양초만 파는 가게도 보이고~~
드디어 돌체비타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골라서 먹던 곳~!
날씨는 쌀쌀했지만,
두브로브니크에서는 꼭 먹어야한다고 해서~~ㅋㅋ
부자카페가 두 곳이 있었는데,
이 곳은 아래쪽 부자카페~!
내려가니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바다만 잠시 보고 돌아나왔다.
'부자'란 크로아티아어로 '구멍'이란 뜻이란다.
바다가 보이는 작은 구멍 같은 입구로 들어가면
아래쪽에 전망 좋은 카페가 있었다.
이런 장소는 길냥이들의 집이었다.
거리에 길냥이들이 많았지만,
느릿느릿, 사람을 피하지도 않았고
마음대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부자카페를 돌아서, 다시 구시가 골목을 빠져 나가니~~
블라이세 성당 안에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잠시 후 신랑신부가 플라차 거리를 활보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 거리에서는 거의 매일 있는 일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신부는 특별히 화려한 화장도 하지 않았고
머리도 그냥 틀어올린 평범한 모습이다.
걷다가 지쳐, 일행들과 잠시 간식을 먹고 쉬기로 했다.
노천카페에서 오징어와 감자 튀김을 시켰는데
짜지 않고 나름 괜찮았다~~
와인도 한 병 비우며,
잠시 두브로브니크에서의 한가로움을 즐겼다.
굴구이가 유명하다고 해서 먹어보려 했지만,
철이 아니었는지 요리 가능한 집이 없었다.
가파르게 올라간 좁은 돌계단 사이로
마주보는 집에서는 화초들을 집 바깥의 벽에 매달아 놓아
돌건물들의 단조로움을 보완한 느낌이었다.
민박집도 있고, 아파트들도 있었다.
크로아티아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 극작가였던 마린 드르작 동상
무릎에 앉아 코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에
무릎과 코만 닳아서 반질거린다~~ㅎㅎ
이반 곤돌리치 동상
(크로아티아 민족 운동가이자 유명한 시인)
구시가를 돌다보니, 어느듯 상점들이 불을 켜는 시간이 되었다.
함께 만나 돌아나오는 시간~!
작은 벽돌 하나 크기만한 돌출된 바위 위에 올라가서
3초만 버티고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마지막 묘기대행진 코스에 지원해서
3초 만에 떨어지는 모습이다~~ㅎㅎ
종일을 비가 오고 흐리던 날씨가 잠시 요술을 부려
황금빛 노을이 성벽을 비춘 순간을 만났는데,
그 위의 스르지 산으로는 안개가 여전히 자욱하고~~ㅎㅎ
노을이 붉게 아드리아해를 밝히며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참으로 변화무쌍한 날씨에, 적응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두브로브니크와의 만남은 이렇게 미완성으로 끝이 났다.
그렇게 기대를 했던 두브로브니크의 풍경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답니다.
그나마 성벽걷기를 하는 시간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고
안개가 자욱하여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또 다행이었고
흐린 날씨 사이로 잠깐씩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드리아해를 이대로 이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여정은 다시 해안도시 스플릿으로 갑니다.
중부 달마시안의 황홀한 꽃이란 별칭을 가진 스플릿~!
스플릿을 사랑했던 어느 황제의 미로 같은 궁전 터를 만나러 갑니다~~
다음 편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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