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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 첫 밑반찬 배달했답니다~^^봉사 이야기 2020. 1. 18. 17:50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지난 15일 보현골 독거 할머니네 밑반찬을 배달했답니다.
설밑이라고 이번 달에는
아주 작은 선물 하나씩 함께 넣었어요~~ㅎㅎ
1. 호박죽
가을부터 내내 호박죽은 계속 끓이고 있지만,
치아 부실한 할머니들이 다들 좋아하십니다.
누렁뎅이 호박 한 덩이 자르고
고구마빼떼기랑 팥, 여러가지 콩들과 찹쌀을 넣고
푹 끓여 달짝하고 부드러운 호박죽을 만들었어요.
하룻밤 식혀서 통에 나눠 담고~~
2. 코다리 조림
코다리가 제철이라 싸고 제 맛을 내는 코다리 조림 만들었어요~!
코다리 5마리를 사서
꼬리랑 지느러미 자르고, 속 내장도 빼고 손질해
간장 양념으로 조렸답니다.
대가리 빼고 나눠 담으니,
양이 얼마 되지 않네요~~ㅎㅎ
3. 돼지등갈비 묵은지찜
이번 달 육고기는 돼지등갈비 3kg 사다
핏물을 빼고, 약초물에 끓여 누린내 제거하고,
묵은지에 돌돌 말아 표고버섯이랑 대파를 넣고
김치국물도 넉넉하게 넣고, 표고맛간장으로 간을 해서
1시간 이상 푹 끓여 찜을 만들었어요~~
도시락에 나눠 담았는데
담다 보니 양이 넘 적은 듯해서
지퍼백에 더 많이 담았으면 좋았겠다 싶었답니다.
4. 쇠고기 육계장
이것도 거의 매달 하는 메뉴라
쇠고기에, 고사리, 토란줄기, 죽순, 무, 콩나물, 대파를 넣고
국물이 자박하도록 푹 끓였답니다.
통에 하나씩 나눠 담았어요.
5. 바지락 콩나물전
바지락이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있어 보이길래
콩나물, 묵은지, 쪽파를 다져 넣고
계란이랑 우리밀가루, 감자가루 섞어
노릇노릇 맛나게 전을 부쳤답니다.
도시락에 나눠 담았어요~~
6. 삭힌 고추 젓갈 무침
지난 가을 고춧대 정리하면서
소금물에 삭혀 두었던 고추를 꺼내어
물에 푹 우렸다가 깨끗이 씻어,
쪽파 썰어 넣고 액젓 양념으로 무쳤답니다.
짭쪼롬하니 제 입에는 넘 맛있었는데
할머니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어요~~ㅎㅎ
과일은 밀감 한 박스 구입하고,
떡마루 최연희 언니네서는
이렇게 맛있는 찰떡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들 음식에 넣어 드시라고
들기름 한 병씩 따로 가져왔어요~~
설선물이라고 이번 달에는
포근하고 따스한 목도리 하나씩 넣었습니다.
며느리랑 둘이 사는 집에는
따로 표시나게 준비해서 넣었어요~~
아주 작은 선물인데도
이 목도리를 넘 좋아하셨습니다~~ㅎ
앞으로는 작은 선물이라도
가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모두 모아 박스를 꾸렸습니다.
이번 달에는 옆지기 친구네 갑작스런 상이 나서
부산까지 문상가는 바람에
저녁에 바쁘게 정리해서 혼자 배달을 다녔습니다.
두 사람 사는 집에는
조금씩 더 챙겨드린다고 신경을 쓴답니다.
구순의 할머니와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며느리가 함께 사는 집~!
할머니가 이번에는 제게 특별한 부탁을 하나 했습니다.
5만 원 지폐를 건네시며
잡꿀 한 병 사다달라고 하시네요~~ㅎ
집에 있는 것 갖다 드린다고 했더니
너무 완강하게 돈은 받아가야 다음에 또 부탁을 할 수 있다고...
할머니 자존심 같아서 돈을 받아 돌아오는데
마음이 넘 즐겁고 고마운 겁니다~~ㅎㅎ
부탁을 할 정도로 제게 마음을 열었다는 사실이...
며느리가 집안 살림하고
교회까지 다니는 정도는 하지만
물건 사고, 계산을 하는 일을 못하기에
늘 구순의 시어머니가 하시던 일을
날도 춥고, 멀리까지 나가기가 어려워
제게 부탁을 했던 것이랍니다.
내일이 대한이네요~!
대한 지나고, 설 지나면, 곧 입춘이 오겠지요?
그렇게 심한 추위도 없이 지났던 올 겨울은
이제 슬슬 물러날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엊저녁부터 진눈깨비 같은 것이 흩날리는 보현골은
바람은 제법 차갑지만, 어쩐지 훈훈하니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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