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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선요리 70 - 가얏고네 약선 고추장 담갔답니다~^^약선요리방 2019. 11. 7. 17:47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니 산골의 해도 짧아지고
하루하루 뭐가 그리도 바쁜지
정신없이 한동안을 살았답니다~~ㅎㅎ
올해도 가얏고네 약초 고추장 담갔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과정도 복잡하지만,
좋은 재료로, 깊은 맛을 가진 장을 담궈
모든 요리에 활용하는 것이
울집의 건강 비법이라 생각한답니다.
올해 고추 120포기 심어서
꼭 30근의 마른 홍고추를 얻었습니다.
여태까지 지은 고추농사 중에서
수확도 가장 많았고
고추의 질도 가장 좋았답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안 주고
오직 퇴비와 미생물과 계피소주 발효액만으로 키운
완전 유기농 건강한 고추랍니다.
해마다 고추장은 10근만 담급니다.
올해도 고추장 담글 것은 특별히 좋은 것만 선별해
씻어서 깨끗이 말렸지만,
다시 두 번씩 닦아서 꼭지 따고 준비를 했습니다.
고추장 만들 고추 10근 준비하고,
40일 전에 떡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말리는 과정이 한 달 걸렸습니다.
(시중에 파는 메줏가루의 질을 믿지 못하기에
시간이 걸려도 직접 만들었답니다)
메줏가루 갈러 가기 전에
가능하면 잘게 부수어 며칠을 햇볕에 다시 말렸습니다.
잘 띄워진 메주에서 구수한 향기가 얼마나 좋은 지...ㅎㅎ
엿기름도 지난 여름에 겉보리 사다 보관한 걸로
직접 길러 말렸습니다.
(시중에 파는 엿기름은 절반이 쭉정이고
집에서 기르는 것처럼 깨끗하지가 않습니다)
고춧가루 갈아온 것,
메줏가루~!
향기가 얼마나 구수한지 몰라요~~ㅎㅎ
엿기름 가루,
햇찹쌀 2되 불려서 갈아온 것.
이렇게 준비해두고~~
약초 12가지 넣어서 약초물을 우렸습니다.
초탕 4시간 끓이고,
재탕 4시간 끓여 합방했어요.
약초물이 따뜻한 온도까지 식었을 때,
엿기름을 풀어 바락바락 주물러~~
35인용 밥솥에 체에 걸러 넣습니다.
찹쌀가루를 넣어 보온으로 8시간 삭힙니다.
(10근 만들려면 이렇게 3솥을 삭혀야 합니다)
8시간 후에 찹쌀가루가 삭아 떠오르면,
커다란 찜기에 부어 저어가며 끓이기 시작합니다.
1/3정도 줄어들 때까지 저어가며 끓여준 다음
(약 3시간 걸려요)
만들어둔 약초 조청을 넣고,
토판염도 준비했다가,
불 끄고 20분쯤 지난 후에 부어 녹여줍니다.
완전히 식은 다음, 큰 대야에 붓고~~
메줏가루 먼저 풀어주고,
메줏가루가 완전히 잘 풀어진 후에
고춧가루를 조금씩 넣어가며
아주 많이 저어야 합니다.
팔이 아플 정도가 되면 일단 제대로 섞입니다.
이 상태로 두고, 일주일간을 관찰하며
수시로 저어가며, 묽기와 간을 제대로 보정합니다.
너무 뻑뻑하면 매실청과 청주 등을 부어 조절하고
너무 묽다 싶으면, 고추씨를 갈아 더 넣어줍니다.
저는 일단 조금 묽게 담갔습니다.
한 달을 저어가며 숙성시키다 보면,
수분이 자꾸 증발되어, 나중에 너무 된 듯해서
미리 올해는 조금 묽게 만들었습니다.
일주일 지난 뒤에 항아리 넣고
이제 한 달간 숙성 들어갑니다.
작은 항아리에 조금 덜어봤습니다.
색도 맛도 딱 좋습니다.
약초물에 담가도 어두운 색이 나진 않는답니다.
대신 잘 변하지도 않고, 몸에도 좋은
보약 고추장이 완성되었답니다~!!!
<각 재료 간의 황금비율>
고춧가루 : 3
조청 : 1.5
찹쌀가루 : 1.5
메줏가루 : 1
엿기름 : 1
소금(토판염) : 1.2 ~1.5
(추운 지방에선 1.2로 하시고, 남쪽은 1.5로 하셔요)
11월이 되면 영천댐에선
새벽마다 이렇게 몽환적인 물안개가 오릅니다.
밤낮의 기온 차이가 15도 이상 벌어지면서
새벽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면
이런 자연현상이 저절로 발생하는데
댐 가까이 사는 사람만이 누리는 환상적인 풍경이랍니다.~~ㅎㅎ
인디언 달력이 따로 있듯이
저는 보현골 달력을 만들었는데
11월은 '물안개 오르는 달'이랍니다.
11월이 다 가기 전에, 영천댐 물안개 보러들 오셔요~^^
사방팔방 눈길 닿는 곳마다
깊고 깊은 가을이 내려 앉았습니다.
요즘은 그야말로 눈 돌리는 곳마다
모든 풍경들이 심쿵하게 만듭니다~~ㅎㅎㅎ
저는 인생 2막을 보현골에서 시작한 것이
정말 정말로 잘 한 일인 것 같습니다.
나날이 가슴 뻐근하도록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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