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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56 - 한겨울의 속시원한 해장국 <물곰탕>약선요리방 2019. 1. 25. 13:19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설이랑 설전의 제사 생선 사려고
포항 죽도 시장에 나갔다가
싱싱한 물곰 한 마리 사 왔습니다~~ㅎ
술 좋아하는 옆지기,
술 마실 친구가 없는 산골에서도
늘 저녁마다 혼술을 즐기니
보기 싫고 잔소리하면서도 또 술국을 만들어요~~ㅎㅎㅎ
어제 보현골 일출은 고요하고 아름다웠고,
오늘 보현골은 바람이 심하고 춥습니다~^^
술 한 잔도 못하는 마눌하고
술 엄청 좋아하는 술꾼하고
하나도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도
32년을 아옹다옹 여태 살고 있습니다.
제수 생선부터 사고,
장을 돌아보는 눈에
술국 끓이면 엄청 시원할 것 같은 물메기 한 마리가 딱~!!!
엄청 크게 보여 망설이는데
'떨이'라고 싸게 준다는 말에 또 살짝 넘어가서~~
손질을 잘 해서 왔지만, 집에서 세 번 헹궈 건졌어요.
알이랑 내장까지 잘 정리해두고,
콩나물 한 바구니 깨끗이 씻어 함께 준비해요.
모자반 한 뭉치랑 무 1/3개 준비하고~~
모자반은 따뜻한 물에 30분간 담궈둡니다.
여기서 Tip 하나 드립니다.
모든 해조류는 따스한 물에 담궈 30분만 두면
힘들게 치대어 씻지 않아도
아주 깔끔하게 해감이 됩니다.
30분 뒤에 미지근한 물로 2~3번 헹궈주면 상큼해요~!!!
물곰탕 끓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맑은 탕으로 저처럼 끓이는 방법
두번째는 묵은지를 듬뿍 썰어넣고 빨갛게 끓이는 방법
맛국물 4L 준비합니다.(10인분 분량)
(맛국물은 멸치, 다시마, 새우, 표고버섯, 대파, 양파, 무를 넣고
아주 낮은 불로 3~4시간 끓인 육수인데,
요건 집집마다 비법 육수 알아서 쓰세요)
콩나물과 나박썰기한 무,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둔 청량고추 5개 분량 넣고
먼저 10분 정도 끓입니다.
물곰이 살점이 부드러워
너무 오래 끓이면 다 풀어진답니다.
콩나물이랑 무가 육수와 다 어우러지게 끓인 다음,
물곰을 넣고 다시 끓이세요.
물곰이 끓기 시작하면
마지막으로 내장이랑 알을 넣고 다시 끓여요.
모든 재료가 끓어오르면
마지막으로 손질한 모자반을 넣고,
다진 마늘 3큰술과 대파를 넣고
액젓과 소금을 절반씩 넣어 간을 맞춥니다.
바다에서 온 재료들의 간은
집간장보다는 액젓이 훨씬 깊고 시원한 맛을 냅니다.
다 어우러진 재료들이
완전히 한소끔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어내고 불을 끕니다.
시원한 물곰탕 완성입니다~!!!
별재료 안 넣어도
주재료가 싱싱하니 좋은 맛이 납니다.
술꾼하고 오래 살다보니
술 한 잔 안 마셔도
술국을 시원하다며 즐겨먹게 되었답니다~~ㅎㅎㅎ
호로록 시원하게 잘 넘어갑니다.
물곰의 정체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같은 물고기를
남해에서는 물메기라 부르고
동해쪽에서는 물곰이라고 부르네요~~ㅎㅎ
지식백과에 보니
쏨뱅이목 꼼치과의 바다물고기로
피부와 살이 연해 일정한 모양을 갖추기 어렵다.
[자산어보]에는 '미역어'로 기록되었고,
12월에서 2월까지가 제철이며
물텀벙, 물메기, 물곰, 꼼치...등으로 부른다고 되어 있네요.
시장에서 함께 사 온 돌미역을 해감시켜
멸치액젓에 쌈 싸먹다보니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는...ㅋㅋㅋ
지난 가을에 삭혀둔 고추들 꺼집어내어
밑반찬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고요~~
대추밭 정리한다고 베어낸 나무들
장작감으로 한 차 실어오니
한동안 황토방 땔감 걱정도 덜었답니다.
내일은 들깨 강정 만들려고
장에서 사 온 견과류들 손질해서 말리는 중입니다.
해바라기랑 호박씨들을 물에 씻어보면
새까맣게 땟물이 나온답니다.
절대로 그냥 요리하거나, 강정 만들지 마세요~!!!
엄청난 먼지들을 그대로 먹습니다.
세 번 헹궈 널었더니, 때깔이 다르네요~~ㅎㅎ
올해는 겨울날씨가 푸근해선지
겨울 철새들이 많이 날아오지 않네요~~
가끔 백로들도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는 했는데
요즘은 오리들만 한가롭게 노닙니다.
강정 만들면 다시 포스팅 올릴게요.
맛난 설음식들 많이 장만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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