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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여행기 12 - 키르기스스탄 <다시 비슈케크로>여행 이야기(해외) 2024. 7. 10. 22:44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을 위한 카프리스'를 떠올리게 만든
이식쿨 호숫가의 카프리스 호텔을 떠나
오늘은 종일을 달려 수도 비슈케크로 돌아가는 날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깥 풍경을 위안 삼아
먼 길로의 이동이 지루하지 않도록 즐겼다.
1시간쯤 달려갔을 때,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휴게소 앞에서 이런 걸 판매한다
'꿀룹'이라 부르는, 말린 치즈 덩어린데
조금씩 잘라 맥주 안주로 먹음 좋단다.
한 입 맛보다가, 너무 짜서 뱉어버렸다~~ㅋㅋ
휴게소 내부의 모습은 우리나라랑 비슷하다
메뉴마다 하나하나 가격이 붙어있어
원하는 대로 가져다 계산하고 먹으면 되는 시스템이다.
다시 1시간쯤 달려가다
옥수수 삶아 파는 가판대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이 지역에서만 옥수수를 대량재배하기에
삶아서 판매를 한다고 맛보고 가잔다
나름 우리의 가이드는 최선을 다한다~~ㅎㅎ
옥수수 좋아하는 분들은 하나씩,
나는 반 개만 먹었다.
그냥 소금만 넣고 삶은 담백한 맛~!
그렇게 중간중간 쉬면서
지루하지 않게 달려갔다.
이 길이, 서기 679년 고선지 장군이
당나라를 거쳐 들어온 길이고,
실크로드의 길로, 터키까지 이어지는 머나먼 길이다.
또끄막 마을에 이르렀다.
고대 도시, 발라사군의 유일한 유적 하나를 만나러 왔다.
부라나 타워~!
비슈케크와 이식쿨 중간쯤인 취이계곡에 위치하는
11세기 카리나 왕조때 만들어진 이슬람 미나렛이다.
원래는 45m 높이였으나, 지진으로 무너져서
지금은 25m 높이로 남았는데, 살짝 기울어져 있다.
꼭대기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기에
입구에 서서, 내려오는 분들이 다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무사히 올라왔다.
내부 계단 통로는 너무도 좁고, 캄캄해서
교행이 안 되니, 모두 내려오고 나면 올라오고
또 다 올라오면 내려간다.
일행 중에 폐쇄공포증 있는 분들은 오지 않았다.
사방을 내려다보니,
뒷쪽으로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석상군이 자리한다.
지나온 입구 쪽에는 작은 박물관 같은 것과
기념품점 같은 것이 있었다.
더 멀리 바라보는 들판은
하늘과 구름과 산과 들판이
드넓은 초원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함께 올라온 여인들만 사진 한 장~!!!
연약한 헤라클레스의 부라나 타워 밀어보기~!
석상군이 모여 있는 곳을 지키는 듯한 두 석상~!
앉아 있는 석상과 서 있는 석상이 모두 남자상이다
앞에 촐폰아타의 암각화에서 말했듯이
'발발'이라고 불리는 이 석상들은
무덤을 지키는 수호자들이다
따라서 이 부근 일대가
부라나 타워 인근 마을의 공동묘지였던 셈이다.
생김새가 같은 발발은 하나도 없다.
화순 운주사의 천불천탑 부처님 얼굴 같기도 하고
실상사 일주문 앞을 지키는 석장승 같기도 한데
낯설지 않고 아주 친밀감이 드는 모습들이다.
실크로드의 길을 따라 중앙아시아의 석상이 한반도로 전해진 것일까?
오늘 점심을 먹을 레스토랑 '하와이'
엄청나게 넓고 이국적인 장식을 해두었고,
커다란 호수 위에 식당을 띄워 놓았다.
전통의상을 입은 시니어 분들이
무슨 공연준비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나하고 연배랑 키가 비슷해보이는 여인이랑 사진 한 장~!
날씨가 한창 더운 시간이어서
의상과 모자가 더워 보였는데도 의연했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넓은 내부로 들어가서 조별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빵과 샐러드와 가지볶음
오늘의 메인은 항아리 쇠고기케밥인데
나는 닭고기 철판볶음으로 주문,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두루 나눠 먹었다.
맛은 그냥 먹을 만했다~~ㅎㅎ
남은 빵을 호수에 키우는 물고기에게 주어도 된다기에
빵을 뜯어 던지는 순간,
엄청나게 몰려와서 아주 난리도 아니다~~ㅋㅋ
배불리 잘 먹고 다시 또 달려갔다.
꼬박 6시간을 달려간 끝에 다시 비슈케크 진입
이전 준비를 하는 현 대통령궁을 지나서,
비슈켘의 최대 재래 시장, 오쉬 바자르로 갔다.
환전소는 많았고
여기는 어디서나 똑 같은 환율로 환전해준다.
키르키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최대의 재래시장
오쉬 바자르 입구~!
현지인들이 즐겨 마신다는
보리 발효 음료수를 맛만 보기로 한다
맥콜 비슷한데 약간 시큼한 맛이다~~ㅎ
견과류들이 종류도 많고 가격도 무지 싸다
앞에 살구 말린 것이 1kg에 100솜(1,500원)이고
호두가 1kg에 150솜(2,250원)... 등등
엄청나게 싸다
이게 무엇인고 하니
'캄포르터'란 차를 끓이는 재료다
사과, 살구, 배, 복분자를 말려 섞어둔 것인데
끓여서 설탕이나 꿀을 타서 마신다.
신발가게, 옷이랑 모자, 스카프...
빵이랑 반찬가게...
건과일류 파는 가게로 가서
흥정해서 4종류만 1kg씩 구입했다.
살구, 자두, 작두콩, 대추야자
맥주나 와인 안주로도 좋고, 간식으로도 휼륭한데
더 사고 싶어도 넣어갈 공간이 없어 참았다.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저녁에 먹으려고 메론 두 덩이까지 사고는 돌아왔다.
오늘도 다마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일단 짐을 풀어 놓고, 저녁 먹으러 나선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
원래는 공연을 한 편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식사 후에 따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식사랑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들어서면 중앙에 작은 분수대가 있고,
입구 쪽에 무대가 자그맣게 마련되어 있었고,
가운데 넓은 공간에는 바가 있었다.
우리 일행의 자리는 2층에 따로 마련되어 있어 나누어 앉았다.
기본 빵과 샐러드, 가지탕수,
그리고 캄포르터와 맥주,
고기 좋아하는 분들은 샤슬릭
생선 좋아하는 사람들은 송어구이
(나는 당연히 송어구이로)
키르기스스탄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하여~~~
시간이 되자 무대에 두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남성 듀엣~!
2부 노래가 끝난 후에, 신청곡을 받는다고 해서
가이드가 현지가이드를 통해
신청곡과 약간의 팁을 보냈더니
한국에서 오신 분들 환영한다며, 신나는 매들리곡을 들려 주었다.
다들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
이국의 여인들과 어울려 열정의 밤을 불태웠다
결혼식을 마친 듯한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피로연을 하다가
모두 함께 달려나와 국적을 초월한 춤판이 벌어졌다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모여
격정적인 춤이 밤늦게까지 계속 되었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호텔로 돌아와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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