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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아시아 여행기 4 - 키르기스스탄 <알라-아르차 국립공원>
    여행 이야기(해외) 2024. 6. 29. 17:54

    여행 4일째~!

     

    엊밤에 너무 늦게 호텔에 투숙했지만

    아침 일정은 어김없이 9시 출발이라

    7시부터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두고

    알라-아르차 국립공원 트레킹을 위해 나섰다.

     

    어제 우리는 카자흐스탄에서

    키르기스스탄으로 국경을 넘어왔고

    다시 키르기스의 수도 '비슈케크'까지 달려와서 

    다마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에선 이틀 연박이라

    케리어 챙겨 끌고 나오지 않아 편했다.

     

    다시 아침부터 정체가 심한 비슈케크를 벗어나는데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국토면적은 한국의 2배쯤 되지만

    인구는 684만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많은 인구가 수도로 몰리다보니

    출퇴근 시간의 교통정체가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신축한 대통령궁도 보면서 지나가고,

     

    중심지를 조금만 벗어나자

    멀리 천산의 만년설이 보인다.

     

    키르기스스탄은 국토 대부분이 해발고도 2.000m가 넘는

    고산국가라 고산기후로 서늘하고 청정한 느낌을 받아서

    '중앙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매력적인 나라다.

     

    전용버스로 1시간쯤 달린 끝에

    알라-아르차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

     

    가이드로부터 코스에 대한 설명을 잠시 듣고,

    우리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리는

    워터풀 폭포까지만 다녀오기로 한다.

     

    어제부터 빡센 일정으로 다들 힘이 들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겨주던 다람쥐

    사람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고

    야무지게 앉아서 모델을 자청하던 녀석이 참 귀여웠다.

    생김새도 한국의 다람쥐랑 조금 다르다~~ㅎㅎ

     

    표지판을 따라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엔 눈에 익숙한 잎사귀들이 보였는데

    왼쪽은 캄프리잎 같았고,

    오른쪽은 곰취잎을 닮았다

     

    날씨는 청명했고

    공기는 더없이 신선했고

    산행하는 사람들조차 뜸해서

    한적한 산길 걷기에 다들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알라-아르차(Ala Archa)는 현지어로 '향나무'란 뜻이다

    예전엔 이곳에 향나무가 많아 지어진 이름이라는데

    기후이변으로 대부분 고사하고

    지금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주목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야생화들이 인사를 건넨다

    한국에서 피는 꽃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꽃들

    섣불리 이름을 부르지 못한다

    벌노랭이, 인동꽃... 많이 닮았다.

     

    올라가다 숨이 차서 돌아보면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조팝처럼 생긴 꽃이랑 앵초 종류들

    작은으아리, 산딸기 꽃을 닮은 꽃들...

    군데군데 정말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

    방긋방긋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햇살이 강했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멈춰 서기만 하면 땀이 절로 식었다.

     

    무리를 지어 쭉쭉 뻗은 나무들이 모두 주목이다.

    한라산을 오르다보면, 바람때문에

    주목들이 모두 낮게 몸을 낮추고 뒤틀려서 자라는데

    여기 주목들은 기세가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조개나물 비슷한 꽃들과

    미역취 비슷한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말을 걸어오지만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미안했다.

     

    산행 가이드도 없이 무작정 올라가던 우리는

    중간에 길을 잃고, 엄청나게 경사진 길을 힘겹게 올라갔다.

    각자 역량대로 정해진 시간만큼 갔다가 오기로 했기 때문에

    너무 힘들지 않게 자기 페이스대로 걸었다.

     

    숨이 차서 돌아보면 펼쳐지던 그림 같은 풍경들

    야~~ 아~~ 정말 멋지다~~

    경사가 너무 심하고, 미끄러운 마사토 길이라

    내려갈 길을 걱정하다가

     

    멀리 폭포가 오줌줄기처럼 보이는 곳에서

    우린 그만 하산하기로 했다.

    여기가 해발 2,700m 정도의 지점이다

     

    친구랑 사진 한 장 찍고,

     

    사방을 둘러보며 경치 감상 충분히 하고,

     

    미끄럽고 경사진 길을

    조심조심 걸어서 내려왔다.

     

    명이잎처럼 팔랑거리던 수많은 잎사귀에서

    미역취 같은 노란꽃들이 피고 있었다.

    생태환경이 다르니, 비슷해보여도 꽃들이 모두 달랐다.

     

    내려오다 돌아봐도 아름다운 풍경들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란 별명이 실감났다.

     

    국립공원 안이지만

    유르트를 만들어, 음료수 같은 것을 판매하고 있었다.

     

    비슈케크에서 이렇게 생긴 벤을 대절해서

    타고오는 여행객들도 많았다.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계곡물이 너무 맑아서

    모두 잠시 발을 담그고 가기로 했다.

     

    물이 너무 찬 까닭에 30초 견디기 시합을 벌였지만

    대부분 10초를 버티지 못하고 발을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 10초를 버틸 수가 없었다~~ㅎㅎ

    그래도 발의 피로를 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

     

    점심은 샤슬릭 전문점에서 먹는다.

     

    식당 내부는 넓었고,

    바깥에서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왔다.

     

    샐러드 두 가지와, 피자와 샤슬릭 한 꼬치씩

    나는 샐러드와 피자만 먹어도 배불렀다.

     

    막히는 시내로 돌아와,

     

    오후 일정은 비슈케크 알라토 광장을 둘러보고

    역사 박물관 관람을 하기로 한다.

     

    앞에 보이는 동상이 키르기스의 건국 영웅 '마나스'장군인데

    일설에는 고구려의 '고선지'장군이라고도 한다는 말에

    잠시 가슴이 뭉클했다.

     

    광장의 오른쪽에 위치한 역사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면서 우리 가이드 하는 말씀

    큰 기대를 하지 말란다.

    이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자기가 아는 것이 없으니, 묻지 말라는 얘기였다~~ㅎㅎㅎ

     

    입구엔 인류의 조상으로 보이는 

    오래된 인류의 모형이 있었고,

     

    생활용품과 전통의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장식용품들과 기마민족의 중요한 이동수단

    말들과 말의 장식용품들까지

    느낌이 비슷한 많은 것들은 그냥 스치듯 만났고,

    가끔 궁금한 것은 번역기를 돌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왕릉을 지키던 문무관 같은 석상도 보였고

    왕족 같기도 하고, 스님 같기도 한 석상도 있었다.

     

    요건 한눈에 알아보았다

    아기를 넣어 흔들어주는 요람이다.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박물관 뒷문으로 나오니 시원한 분수가 작동하고 있었다.

     

    여기서도 역시 늘 눈에 익었던 석상들이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 같았다.

     

    오후 5시가 채 안 된 시간인데

    호텔에 들러 쉬었다가 저녁 먹으러 나오면

    다시 자동차 정체 때문에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여기 주변을 돌며 구경도 하고, 시간 보내다가

    저녁을 먹고 들어가겠다기에 친구 부부랑 우리 넷은

    그냥 저녁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 쉬겠다고 했다

     

    도시에만 돌아오면 무더운 기온으로 지치는데

    이 더운 시간에 2시간동안 시내를 다닌다는 생각이

    더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호텔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빨래도 해서 널어두고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앞으로 승리의 광장이 한눈에 보였고

    멀리 천산산맥을 따라 만년설을 바라보는 시간,

     

    시원한 맥주 한 잔 나누면서

    옥상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해가 넘어가면서 노을이 깔리자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져 춥기까지 한 기온차이에

    서둘러 마무리하고 각자 객실로 돌아갔다.

     

    내일은 키르기스스탄의 최고 오지

    송쿨호수까지 종일을 이동해야 하는 날이라

    오늘은 일찍 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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