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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얏고네 약선 장가르기장 이야기 2022. 5. 6. 17:05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바빠도 너무 바쁜 봄날입니다
지난 29일~30일에 걸쳐 장 가른 이야기를 이제사 올립니다
담글 때도 말날 장 담그려고 받은 날이 너무도 추워
그믐날로 바꿔 담갔는데
장 가르는 날도, 또 말날에 일이 생겨
음력 29일과 30일에 걸쳐 가르기를 했답니다.
두 달동안 장물이 진하게 우러났어요
익지도 않은 장물을 찍어먹어보니, 짜지도 않고 맛있습니다~~ㅎㅎ
위에 덮었던 다시마랑 숯, 대추, 고추들 건져내고,
한번에 11~12덩이씩 건져다가
장물이랑 콩물진액 3바가지씩,
고추씨가루 2컵, 황태가루, 새우가루, 표고가루, 백수오가루는 각 1컵씩 넣고
메주덩이를 손으로 주물러 모두 으깼답니다.
이 작업은 원래 옆지기가 하고,
저는 장물 떠내어 간장 항아리 넣는 걸 해야는데
옆지기 손가락 골절로 이 일을 하지 못해
저 혼자 한다고 이틀에 걸쳐 했답니다.
콩물진액은 메주 만드는 날,
가마솥 바닥에 남은 콩물을 김치통에 얼렸다가
장 가를 때 다시 녹여 쓰는 것인데
장을 짜지 않고, 늘 촉촉하게 만드는 비법이랍니다.
올해는 멸치가루 대신, 황태가루를 사용했는데
멸치가루보다 맛도 부드럽고 괜찮았어요
장 갈라 넣을 때는 출렁거릴 정도의 농도가 좋아요
항아리에 한 뼘 정도 내려가도록 넣고,
새 다시마 이불 덮어주고,
면보 씌우면 마칩니다.
누런 장물은 여름을 세 번 지나면서
절반은 증발되고, 나머지는
새까만 약선 간장이 된답니다.
장 담글 때, 바닥에 깔았던
황태랑 고추씨 넣은 삼베주머니는
간장 항아리에 함께 띄워둡니다.
새로 담근 된장 두 항아리와 간장 한 항아리
흐뭇하게 잘 갈랐습니다.
요건 작년에 가른 된장 두 항아리
반나절만 볕이 드는 동남쪽에서 잘 익어가고 있답니다.
메주 5말 품어 장을 만들었던 울집 보물항아리는
이제 잘 씻어 제자리로 돌아가야지요~~ㅎㅎ
제가 고맙다고, 이쁘다고 두드려 주었어요~^^
요건 두 해 묵힌 젤 맛있는 된장인데
이제 한 말이나 남았네요
보현댁의 한 해 젤 중요한 행사
장 담고, 가르는 일을 마쳤습니다.
스스로 수고했다고 토닥여주었어요~~ㅎㅎ
장 가른 뒤에 연이어 봄에 꼭 해야하는 연례 행사
쑥이랑 봄나물 12가지 넣은 약절편 만들어 먹었답니다.
미리 부탁받은 친구들이랑 친정이랑 동서에게 보내고
아들들 회사로도 택배 보냈더니
이런 떡 첨 먹어본다고, 너무 맛나다고 난리가 났다네요
재료들 일일이 뜯어 손질해 삶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어
매년 이제 안 해야지... 하면서도 또 하는 이유랍니다~~ㅎㅎㅎ
올해는 덩굴 식물들 타고 올라갈 터널을 만들었어요
박이랑, 수세미, 여주, 오이, 등등이 타고 올라갈 자리 마련하고,
며칠 전까지 새벽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보현골은
어제야 고추 모종을 심고, 대파를 심었습니다.
지난 가을에 심은 양파는
극심한 겨울 가뭄에도 잘 자라 주었어요
너무너무 바빠서 사과꽃이 지는 줄도 몰랐습니다
화단에 첫 수레국화가 피었어요
이제 차례로 5월의 꽃들이 피기 시작할 겁니다.
요리 에세이 원고 수정 2차까지 끝내고
이제 가제본 들어갑니다.
5월이 끝나기 전에는 책이 나오지 싶습니다
책 나오면 이야기 올릴게요
모두모두 아름다운 5월 향기롭게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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