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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댁 정월 약초장 담그기장 이야기 2022. 3. 2. 08:55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보현댁의 한 해를 여는 행사,
그리고 한 해 가장 중요한 일,
약초장 담그는 일을 어제 마쳤습니다~^^
약초장 담그려면 약초물을 끓이는
약재들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는 황칠나무, 엄나무, 뽕나무부터 시작해,
자연산 당귀랑 송담, 칡, 9증9포한 겨우살이... 등등
총 18가지 갈무리해 둔 것을 준비했어요.
가마솥에 불 때어 약재들 모두 깨끗이 씻어 넣고,
초탕 6시간, 재탕 6시간
이틀에 걸쳐 끓인 다음,
섬아낙님네 특토판염 풀어 소금물을 만들었답니다
5년 간수빼어 만든 토판염은 참 깨끗하고 좋아보이지만
재래식 흙판에서 생산하는 소금이라
바닥에 흙이 살짝 갈앉는답니다.
소금물 풀어 하룻밤 갈앉혀 두었습니다
삼베주머니에 넣을 고추씨 2컵과
황태 3마리는 미리 씻어, 햇볕에 말리고
작두로 잘라 준비했고, 말린 고추랑 대추도
제일 이쁜 것으로 골라 두었답니다.
그리고 참숯 커다란 것으로 5개도 준비합니다.
겨우내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2차 발효까지 시켜 곰팡이가 잘 핀 메주들은
가져다 겉의 먼지만 살짝 씻어 건졌어요.
하룻밤 갈앉힌 소금물은, 거품들 모두 걷어내고
염도계 측정합니다~~ 18.4도~!
조금 높지만 괜찮습니다
2년동안 숙성하면서, 콩물 치대기를 두 번이나 하니까요.
만들어둔 볏짚 방망이에 불을 붙여
씻어 말려둔 항아리 소독합니다.
연기가 다 빠지길 기다렸다가
항아리 안에 떨어진 볏짚 재들 모두 꺼내고
삶아둔 행주로 항아리 내부를 다시 닦아줍니다.
항아리 밑바닥에 황태랑 고추씨 넣은 삼베주머니를 놓고
그 위로 차곡차곡 메주들을 올려 줍니다.
옆지기 들통으로 약초 소금물을 들어다주면
저는 면보에 받혀가며
메주 위로 소금물을 부어줍니다.
매년 이 동선이 너무 멀어
옆지기도 고생하고, 저도 힘이 드네요~~ㅎ
개선 방안을 한번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이 별관 끄트머리 안쪽으로 가마솥 부엌이 있거던요
메주 5말에 소금물 8말 부어주면
항아리가 거의 찹니다
말린 고추랑 대추도 넣어주고
참숯은 불을 붙여 벌겋게 달군 채로 넣어줍니다.
살균소독 작용을 겸하기 때문이예요
작년 시월 상달에 메주를 만들고
2차에 걸친 발효를 거쳐, 장 담그기까지 꼬박 3개월에 걸친
약초장 담그기 대장정이 완성된 순간입니다~~ㅎㅎ
다시마 이불 겹으로 덮어줍니다~!
메주들이 떠오르는 것도 막아주고
나중에 간장 맛을 풍미있게 만드는 비법이랍니다
항아리 주둥이를 깨끗이 닦고
면보를 덮어 줍니다.
왼 새끼를 꼬아 숯이랑 고추를 달고
금줄을 만들어 둘렀습니다.
원래 장독대는 북쪽에 있어
사람들 왕래가 없지만,
장이 숙성되는 기간동안
볕이 잘 드는 남향 별관 창 앞으로 항아리를 옮겨 두었기에
사람 드나드는 길목이라, 이렇게 표시를 해 둔 것이랍니다~^^
소금이 좋으면 장에서 단맛이 나고
햇살이 좋으면 장에서 향기가 난다고 했으니
이제 매일 항아리 쓰다듬어 주며
달고 향기로운, 맛있는 장이 되라고
사랑의 말을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장이 잘 익어 된장, 간장으로 나누는 날에
장 가르기 하며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봄날 맞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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