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 2편여행 이야기(국내) 2022. 4. 30. 09:31
섬티아고, 12사도 순례자의 길 2편입니다
1편에 6번 예배당까지 올렸으니
이제 5번 예배당으로 갑니다~^^
소기점도에서 노둣길따라 대기점도로 넘어갑니다
나머지 5개 예배당은 모두 대기점도에 있답니다.
대기점도로 넘어가면 섬을 한 바퀴 해안선따라 걷습니다.
노둣길 끄트머리에 5번 예배당이 나옵니다.
5번 예배당 빌립의 집
작가 : 장미셀, 후비오, 부루노, 파코
일명 행복의 집입니다.
적벽돌과 돌맹이들을 층으로 쌓아 올리고
동판으로 물고기 비늘 문양의 유려한 곡선 지붕을 연결하고
꼭대기를 뽀족한 물고기 주둥이처럼 빼올린 독특한 구조였어요.
9번 예배당을 지은 프랑스와 스페인 작가들이라
분위기를 9번과 닮은 점이 있어요.
내부로 들어가니, 긴 십자가 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있고,
작은 설교단 위에 방명록을 펼쳐 두었기에
우리 부부 다녀온 흔적도 남겼습니다.
이제 대기점도 마을을 끼고 해안을 따라 돕니다
섬티아고의 모든 집들과 건물들은 지붕이 붉은 색입니다
이유를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추측으로 '순교자들의 피'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혼자 그렇게 생각을 했답니다~ㅎㅎ
4번 예배당에는 애틋한 사연이 있습니다
왼쪽의 하얀 굴뚝 같은 예배당과 중간쯤 빨간 꽃잔디 보이지요?
4번 요한의 집
작가 : 박영균
일명 생명평화의 집입니다.
원통형의 하얀 예배당과 아라베스크 문양의 문이 이국적이고
작은 타일로 장식한 앞마당과
타일 조각으로 만든 사슴 한 마리는
아마도 할머니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터를 기부한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셨는데
부부 금슬이 그렇게 좋았다고 하네요.
내부로 들어가면 긴 바람창이 외부와 연결되는데
창밖으로 멀리 꽃잔디 두른 할머니 무덤이
바로 예배당 터를 기부하신 할아버지의 아내랍니다.
할아버지는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예배당으로 와서
청소를 깨끗이하고, 할머니 무덤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가신답니다.
제 마음이 애틋했답니다
할아버지 부디 건강하시길~()
유채꽃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길을 한참 걸어가면,
대기점도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긴 뚝방이 나옵니다.
그 뚝방 끝에 1번 예배당이 하얗게 서 있는 모습은
복합적인 상징성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른쪽에는 멀리서 왔다고들 하는
캠핑카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방죽 끝에는 대기점도 선착장이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배를 내리면 바로
1번 예배당이 연결됩니다. 베드로의 집~!
작가 : 김윤환
일명 건강의 집입니다.
왼쪽의 물고기 문양이 그려진 이쁜 집은 화장실이예요
화장실이 아주 깨끗하고
물이 잘 나오니, 여기 캠핑카들이 머무는 모양입니다.
순례길의 출발점이라 여기도 작은 종이 매달려 있어요
모두들 종 12번 치고 걷기를 시작하지요
베드로가 어부라서 바닷가에 세운 것 같기도 한데
단정하게 서 있는 하얀 건축물과 푸른 돔형의 지붕은
산토리니의 건물을 연상시키네요
안으로 들어서면
엉겅퀴와 양귀비가 수채화로 그려져 있고
단촐한 의자와 촛대 두 개
소박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최초의 교회가 만들어진 조지아의 들판 가득 흔들리던
십자가 문양을 품은 양귀비꽃이 문득 생각났어요~~ㅎㅎ
여기서 우리 부부도 인증 샷 하나 남겼어요
둑방길 입구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고
전기 자전거 하루 빌리는 가격은 10,000원이랍니다.
예전에는 여기서 빌려 타고 소악도 선착장에 반납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소악 대여소를 패쇄해버려 여기로 다시 와야되니
불편하다고 대여를 잘 안 한답니다
다시 유채꽃 만발한 마을길을 지나서,
남녘의 섬에만 유독 많이 자생하는 예덕나무도 만나고
소소한 마을 풍경들을 감상하며 걸었습니다.
2번 예배당 안드레아의 집
작가 : 이원석
일명 생각하는 집입니다.
해와 달을 상징하는 두 개의 건물 꼭대기에는
고양이 한 마리씩 앉아 있습니다.
연결된 두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중앙의 둥근 탁자와, 작은 창
천정을 올려다보면 해와 달과 별들이 떠 있어요~~ㅎㅎ
작은 창으로 내다본 풍경은 여전히 평화로웠답니다.
지붕 꼭대기에도 앉아 있는 고양이는
입구에도 유리 구슬 눈동자를 가지고 이쁘게 앉아 있어요
대기점도는 일종의 고양이 섬입니다.
고양이가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는답니다.
마을의 집들은 온통 붉은 지붕~!
살살 걸어 민박집에 짐부터 내려놓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한옥민박'
정면으로 보이는 맨드라미방에 메고 왔던 베낭을 풀어둡니다.
소악도에서 내릴 때, 끌고온 캐리어는
이 댁 주인이 선착장까지 마중나와 차로 싣고 갔답니다.
방에서 내다본 풍경입니다.
자그만해도 방이 깨끗하고, 화장실도 맘에 들었어요.
바쁘게 다시 나간다고 방 사진을 못 찍었네요~~ㅎ
물이 차올라 둑방 가까이 오는 시간이라
서둘러 병풍도로 건너 갔습니다.
여름과 가을에 오면 병풍도 맨드라미 동산이 불타는 듯 아름답습니다
색색의 촛불맨드라미가 온 마을을 뒤덮고 있는 풍경이 환상적이라는데
계절이 안 맞아 우리는 못 보고 갑니다.
맨드라미 동산을 쭉 둘러, 12사도 동상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서둘러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왔어요.
노둣길에 물이 찰방찰방 올라오는 시간이 되어서
정 안 되면 맨발 벗고 뛰어 올려고 했답니다~~ㅋㅋ
3번 예배당 야고보의 집
작가 : 김 강
일명 그리움의 집입니다.
산쪽의 밭 가장자리에 한적하게 자리하는 이 예배당은
정말 바다를 쳐다보고 앉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배도 다 떠나버린 시간,
한가하게 하룻밤 섬에서 묵고 싶어 남았던 우리 부부 외엔
대부분의 순례객들은 떠난 시간입니다.
해가 저물어오는 시간에 한참을 문앞에서 서성이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소박한 예배당 안에서 잠시, 무사히 순례를 마친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양쪽으로 난 아주 작은 창들 앞에는
나무로 만든 소품들을 올려 두었습니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한번쯤은 걷기에 좋은 길이었습니다.
가을이면 병풍도의 풍경까지 만날 수 있어 더 좋을 길입니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마을 곳곳에
고양이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유유히 자리한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민박집에서 받은 저녁밥상
1인 10,000원의 호사로운 저녁이었습니다
고사리에 조기 넣고 끓인 조기탕이 정말 맛있었고
2인상이라기엔 조기가 너무 많이 들어있었답니다
반찬들고 짜지 않고 깔끔하니 밥 한 그릇 뚝~~ 딱~~ 했어요
민박집 방 값은 50,000원인데
보일러 팡팡 돌려 따스하게 잘 자고, 뜨거운 물도 잘 나옵니다
인심도 너무 후하고 좋았어요.
주변의 대부분 집들이 거의 민박을 하는데
인심과 가격은 동일합니다.
단지 집집마다 꾸며놓은 것들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은 아름답고도 경건했습니다~^&^~
'여행 이야기(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여행 1 - 비자림과 빛의 벙커 (0) 2022.05.29 제주 여행 2 - 우도와 비양도 (0) 2022.05.29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 1편 (0) 2022.04.29 해남, 법정 스님 마을 도서관 (0) 2022.04.28 백두대간 V트레인 - 승부에서 분천까지 트레킹 (0) 202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