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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 1편여행 이야기(국내) 2022. 4. 29. 07:45
신안의 '가고 싶은 섬 만들기' 프로젝트로 탄생한
섬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걸으러 갔습니다.
4개의 섬을 노둣길로 연결하면서
12사도의 이름을 붙인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따라 걷는 길은 약 12km~!
섬주민들이 부지를 기부하고
한국과 프랑스의 작가 10명이 참가하여
12사도의 이미지와 건축의 멋을 최대로 살린
12개의 예술 건축물을 만들었고, 그 건축물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17년도 기획되어, 19년까지 완공되었고
20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걷기가 시작되었습니다.
4월 20일 아침 송공항에서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는 섬으로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
뱃시간 확인하시고 타야 합니다.
우리 부부는 아침 9시 30분 배를 탔습니다.
배삯은 편도는 6,000원, 왕복은 11,000원입니다.
천사대교를 배경으로 바닷길을 달려,
10시 10분 우리는 소악도에서 내렸고
배는 곧장 떠났습니다.
물때가 썰물이라 갯벌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입니다.
섬티아고 순례길, 지도를 보며 잠시 설명합니다.
4개의 섬, 정확하게는 5개의 섬에 걸쳐
붉은 띠가 붙은 12개의 예배당을 따라 걷는 길을
섬티아고 순례자의 길이라고 합니다.
맨 왼쪽에 있는 소악도 선착장에서 내린 우리는
대기점도의 민박집에 숙소를 정해두었기 때문에
거꾸로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소악도에서 내려
다음날 아침 대기점도에서 배를 타고 나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기점도에서 내려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는 1번 베드로의 집에서부터 순례를 시작해
소악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나가는 경로를 택합니다.
전체 거리 약 12Km, 천천히 걷고, 점심까지 먹어도
5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라 대부분이 당일로 걷고 나갑니다.
맨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섬은 병풍도인데
'맨드라미섬'이라 불립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맨드라미 동산에 피는
맨드라미 꽃들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가을에 순례길을 걷는 분들은
소악도에서 내려 병풍도까지 걸어가서
병풍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나가시면 됩니다.
소악 선착장에서 제일 가까운 예배당은
10번 유다 타대오의 집입니다.
길가에 예쁜 카페와 민박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물때는 완전한 썰물을 이루어
섬과 섬 사이를 걷기에 참 좋은 시간입니다.
멀리 보이는 막대기들은
김양식용 지주들인데, 지금 거의 철수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도 많이 만들어 두었어요
걷는 길이 대부분 숲길이 아니라, 그늘이 없답니다
여기서 잠시 쉬면서 차도 마시고, 간식 드시면 좋아요~^^
10번 유다 타대오의 집
작가 : 손민아
일명 칭찬의 집입니다.
뽀족뽀족 연결된 지붕과 푸른 색의 작은 창문들
조각보를 연결한 듯한 문이 특이하고
문앞의 오리엔탈 타일이 조화로운 예배당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평 반이나 될까?
작은 기도실 바닥의 타일도
양탄자 문양의 푸른빛을 지녀 색상의 통일감을 주고 있어요
작은 탁자 위에 성경책이 펼쳐져 있고,
소박한 촛대 하나
그리고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이 평화로웠어요.
11번 예배당으로 걸어가는 길
갯벌 위에선 농게와 칠게가 한가롭게 놀다가
사람 소리에 놀라 구멍으로 도망가기 바빴답니다~~ㅎㅎ
섬에는 물이 귀해 곳곳에 저수지와 둠벙을 만들어 두었어요
11번 시몬의 집
작가 : 강영민
사랑의 집이라 불리는 시몬의 집은
예배당이라기 보단 작은 쉼터 같아요
문이 없이 만들어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두터운 흰 벽과
조가비 문양의 부조가 곤충의 눈처럼 달린 모습이 귀엽기도 합니다.
안쪽엔 양쪽으로 작은 의자와 창이 있고,
바깥으로 나서면
확 트인 바다의 풍경이 시원합니다.
12번 예배당으로 가는 길은
다시 갯벌 하나를 건너
아주 작은 섬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멀리 유럽형의 예배당이 보이지요?
저 작은 섬의 이름은 '딴섬'이랍니다.
갯벌 위에 새겨진 문양은
바닷물이 빠져 나가면서 물결 모양을 남겼습니다.
사막의 모래에는 바람이 새겨놓은
물결 문양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바닷물의 흔적과는 다르답니다.
12번 가롯 유다의 집
작가 : 손민아
일명 지혜의 집입니다.
10번 예배당과 같은 작가의 작품인데
몽쉘미셀의 성당을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 건축물은
10번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뽀족한 고딕식 지붕 위로
12개 예배당 중에 유일하게 십자가가 걸렸습니다
왼쪽에 트위스트로 만들어진 종탑이 특이하지요?
1번과 12번 예배당에만 종탑이 달려 있는데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의미인 것 같아요
내부의 나무 방석은 10번 예배당과 비슷하고
아기자기한 내부 장식이
작가의 성향을 보여주는 듯 했답니다.
창을 통해 내다본 풍경은
조금 전에 걸어온 갯벌의 모습입니다.
역순으로 걸어 마지막이 아니지만
종 12번을 치고는 돌아나왔습니다.
물 빠진 갯벌에는 갯고둥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바닷가에서 성장기를 보낸 저는
어린 시절에 저 고둥 엄청나게 많이 먹었어요
꽁지를 자르고, 주둥이를 쪽~~ 빨아 먹으면
고둥 살이 입안으로 쑥 빠져 들어왔답니다~~ㅎㅎ
요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참외 하나 잘라서, 커피 한 잔이랑
잠시 한가로운 여유를 부렸습니다.
화장실도 군데군데 있는데
정말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청소 당번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았네요~~ㅋ
문에 줄을 매달아 열어 두었는데
볼일 보고 나오면서 다시 저리 해두고 나왔답니다
지도상에도 나와 있지만,
12번 예배당에서는 다시 10번의 예배당까지 돌아 나와
섬 하나를 건너, 소악도의 9번 예배당까지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9번 작은 야고보의 집
작가 : 장미셀, 파코
일명 소원의 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젤 아름답다고 생각한 예배당이예요
우선 바깥에서 보면 물고기 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특이하고
문은 배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돛 모양의 지붕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휘어지고
바닥도 배 모양이고, 앞의 조그만 설교단은
항구에서 배를 묶어두는 기둥처럼 생겼습니다.
바닥과 천정을 마무리는 밧줄로 되어
전체적 배모양의 통일성이 있답니다.
저는 이 예배당이 제일 아름다워
한참을 바닥에 앉아 있다 나왔습니다
8번 예배당으로 가는 길에 소악교회를 만났습니다
개방형의 잔디밭과 화단을 정말 예쁘게 꾸며 두었는데
여기서 알게 되었어요
한국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문준경 전도사로 인해
오늘날 섬티아고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사연을 말입니다.
그녀는 30년대부터 척박한 신안의 섬 21개를 거룻배로 돌며
한 해 고무신 9켤레가 헤져 떨어질 만큼 걸어 전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섬사람들은 자신들의 생명과 직결된 토속신앙에 빠져
기독교가 전파되기엔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려운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헌신적인 사랑과 봉사로
증도면 일대에 11개의 교회를 세우기에 이르는데
그 중 마지막 11번째 교회가 바로 이 소악교회랍니다.
20년에 걸친 전도 끝에, 그녀는 50년 10월 5일 새벽에
공산당에게 끌려나가, 죽창으로 찔리고, 총탄세례를 받아 순교하기까지
그녀가 걸었던 전도의 길이 모티브가 되어 섬티아고가 구상되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영향으로 섬티아고 길로 연결된 섬의 주민들 80%가
아직도 기독교인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는 분들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삶이고 정신이지 싶습니다
우리도 소기점도를 향해 걸어가야 합니다.
소악도와 소기점도 사이의 갯벌 위에
다시 8번 예배당이 있으니까요
남쪽의 섬들은 확실히 따스한 모양입니다
마늘이 수확할 단계로 자랐고
무화과가 꽃을 품은 열매를 달기 시작합니다.
집집마다 무화과 나무는 모두 몇 그루 있네요
신안 섬들의 특산물 중의 하나가 무화과랍니다.
섬과 섬 사이의 노둣길 위로
저기 멀리 하얀 예배당이 보이지요?
물 빠진 갯벌에는 낙지도 많고
온갖 고둥과 소라와 짱뚱어까지 뛰는 모습이 보입니다.
갯벌이 주는 혜택을 받고 사는 분들이예요~~ㅎㅎ
8번 마태오의 집
작가 : 김윤환
일명 기쁨의 집입니다.
인도 타즈마할을 연상케하는 이 예배당은
황금빛 컨셉으로 우뚝하게 서 있습니다
들어가는 계단부터 시작해, 문과 지붕,
내부 탁자와 창틀까지 모두 황금빛으로 통일감을 줍니다.
커다란 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갯벌이지만,
물이 차면 바다가 출렁이겠지요
소기점도 쪽으로 완전히 건너가면,
게스트하우스가 깔끔하게 자리하는데
여기에 숙소를 정하면 최고의 일몰을 만난다고 합니다.
우린 대기점도 민박집에 예약해두어 지나갑니다.
옆으로 정보에는 없었던 레스토랑이 있는 것을 발견했네요~~ㅠ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잔치국수랑 컵라면 정도를 판매한다기에
경치 좋은 곳에서 먹으려고 팬션에서 물 끓여 담고
컵라면 먹을 준비를 해서 왔거던요
아마도 외지인이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은
섬티아고 소개에서 배제된 모양입니다.
백반 정식이 괜찮다고들 하니 참고하세요
우린 괜히 무겁게 보온병에 물이랑 메고 왔네요~~ㅋ
레스토랑 앞에 12사도 예배당 모형을 팔고 있었어요
12개 세트로 10만원이랍니다.
유채밭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서 있는
7번째 예배당은 화사한 낭만으로 출렁입니다.
7번 토마스의 집
작가 : 김강
일명 인연의 집입니다.
단정한 네모 모양의 흰 색 예배당은
푸른색의 창틀과 문, 지붕의 파도 문양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네요
흰 바닥에 박힌 유리구슬들은 별처럼 반짝입니다.
내부 모양은 소박한 기도실입니다.
누군가 불을 밝혔는지
왼쪽 촛대 위의 벽에 그을음이 생겼네요
7번과 6번 예배당 사이가 가장 멀어요
도로를 걸어가도 되지만, 우린 산을 넘어 갔습니다
범바우산을 넘어가는 길은 힘들기도 했지만,
온갖 산나물들과 고사리가 지천이고
춘란이 난꽃을 피우고 있는 길이라 훨씬 좋았습니다.
여기서 취나물 한 줌 뜯었어요~~ㅎㅎ
산에서 섬을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았습니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
작가 : 장미셀, 알룩
일명 감사의 집입니다.
연못 위에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이 예배당은
물 위에 띄운 한 송이 연꽃처럼 아름답지만,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돌며 감상하면, 각도에 따라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저희는 여기서 점심 먹습니다
팬션에서 아침에 물 끓여 보온병에 넣고
집에서 가져온 돌산갓김치랑 과일, 그리고 막걸리 한 잔
그리고 산에서 뜯어온 취나물 물에 헹궈 컵라면에 넣어 먹었는데,
눈물나게 맛있었답니다~~ㅋㅋㅋ
점심 먹고, 다시 한번 걸어 감사의 집을 볼 수 있어 감사하면서
대기점도를 향해 걸었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여기서 1부 끊습니다
다시 2부로 연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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