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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초로 만든 밥상 19 - 봄날에 먹는 보약 <찜국>
    약선요리방 2018. 5. 2. 18:11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봄날이 무르익어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는 날씨에

    한동안 정신없이 바빴답니다~~ㅎ


    오늘 모처럼 비 오는 날의 한가로움을 타고

    울 친정엄마 좋아하시는 찜국을 만들었습니다.


    보현골의 밤낮 기온차이는 늘 20도를 넘어섭니다.

    낮 기온은 26~7도 가까이 올라가지만,

    밤을 지나 새벽이 되면 4~5도로 떨어집니다.


    이러한 기온차이로 영천댐에서는

    새벽마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오르는

    선경을 펼쳐줍니다~~ㅎㅎ


    그래서 저는 아직도 황토방에 군불을 지피고 잡니다.


    맛국물 4L 준비해서

    0.5L 남겨두고 큰냄비에 부어줍니다.


    콩나물은 대가리를 따고

    먹기 편하도록 절반씩 분질러 준비했습니다.


    고사리와 토란줄기도 적당량을 준비해

    연로하신 분들 먹기 좋게 총총 썰었습니다.



    맛국물이 끓으면

    콩나물, 고사리, 토란줄기를 넣고

    30분 정도 푹 끓여 줍니다.

    (불은 센불로 시작해 끓기 시작하면 낮춰 끓입니다)


    원래 봄에 먹는 찜국에는 논고동이 들어가야 제맛인데

    산골에서 논고동 구하기가 어려워

    냉동실에 있던 바지락살이랑 홍합을 해동시켜

    한 공기 정도씩 준비했습니다.


    표고버섯도 몇 개 총총 썰었습니다.


    30분 정도 끓인 국물에

    표고버섯이랑 바지락, 홍합을 넣고 5분 정도 더 끓입니다.


    찹쌀가루 2컵은 남겨놓은 맛국물 0.5L에 잘 풀어서 넣어주고

    들깨가루 2컵은 바로 넣어주며 잘 저어줍니다.

    (찹쌀가루는 물에 풀어넣지 않으면 서로 뭉칩니다)


    소금간을 하고, 대파 2대 썰어 넣어주면 완성입니다.


    깔쭉하니 잘 끓여졌습니다~~ㅎ


    밭가장자리에 초벌부추가 남아있어

    한움큼 뽑아다가 총총 썰어 마지막으로 한번 휘휘 저었습니다.


    푸른 색이 섞이니 색상이 좋아보이네요~~


    한 그릇 떠다 맛을 봅니다.

    꽃밭에서 따다 꽂은 라일락 향기가 그윽한데

    찜국을 먹다가 저는 그만 엄마 생각에 목이 메입니다~~ㅠㅠ


    울 친정엄마 정말로 찜국을 좋아하셨는데

    요양원에서 영양미음으로 겨우 연명하는 중이라

    지금은 끓여가도 드시질 못합니다.


    이웃에 계시는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한 분~!

    초하루가 되면 저랑 같이 절에 다니는 도반입니다.

    2주전에 세수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아직 입원중이라 병문안 갔습니다.


    앞에 만들어둔 나박김치 한 통에

    찜국 한 통을 함께 넣고

    라일락이랑 들꽃 따다 꽃다발도 만들어 전해주고 왔습니다.


    딸들이 넷이나 된다는데도

    할머니 냉장고에는 요플레만 몇 개 들어 있었습니다~~ㅠㅠ


    살아가는 일이 늘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시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울타리 너머에 있는 은사시나무에서

    씨앗의 깃털이 날아와 솜털이 내러앉은 것 같은 우리 밭 가장자리

    올해는 봄맞이꽃이 쑥들 사이에 안개꽃처럼 가득 피었습니다.


    한 달 전에 심은 감자가 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멀칭 밑으로 난 싹을 모르고 그냥 두어

    비닐 아래 난 싹은 다 썩어버리는 바람에

    수확이 절반 이하였답니다~~ㅎ


    올해는 마침 친구들이 놀러와서

    감자싹 꺼집어내는 일도 이틀을 도와주고~~


    봄날, 우리집의 가장 큰 행사~!

    장가르기를 도와주는 바람에

    혼자서 며칠 할 일을, 반나절에 끝냈습니다~~ㅎ


    올해 장가르기에는, 메주 덩어리 건져

    고추씨가루, 메주가루, 표고가루, 새우가루, 멸치가루를 넣고

    특별히 약초된장의 격을 높이려고 백수오가루까지 넣었답니다~~ㅋ


    2박 3일 바쁜 일손돕기를 하고 떠나는 친구들에게

    함께 캔 쑥으로 쑥절편 한 말을 뽑아

    한 박스씩 안겨서 보냈습니다.


    쑥절편 먹을 때마다 보현골을 떠올리겠지요?


    이웃 농장에 귀한 연분홍 모란꽃이 피었습니다.

    향기도 제법 그윽한 연분홍 모란꽃이 넘 희귀해서

    친구들 데리고 일부러 구경하러 갔습니다.


    지난 월욜은 음력 3월 보름날이라

    환한 달빛따라 달빛걷기도 함께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화욜 새벽에는 꼭두새벽에 잠을 떨치고 일어나

    영천댐으로 물안개 오르는 풍경을 만나러 갔지요~~ㅎ

    송화가 날려

    두 물결이 만나는 지점에 송화가루 선을 이루며 흐르는 모습이

    또 하나의 진풍경을 만들었답니다.


    봄과 가을에는 영천댐의 물안개가 빼어난 풍경을 연출합니다.

    영천댐으로 물안개 만나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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