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요리 73 - 탱글탱글 육즙이 살아있어요~~ <굴전>약선요리방 2020. 12. 2. 12:30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2020년 코로나로 얼룩진 한 해가
이제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겼네요
코로나로 전세계의 질서가 뒤집히는 것을 보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앞으로의 인류는 멸망하는 것인지...
생각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살아가는 일은 먹어야 하는 일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
오늘도 제철 음식을 챙겨 밥상을 차립니다.
늘 싱싱한 해물을 산골까지 잘 보내주시는
충무아짐님 덕분에, 김장하면서
이렇게 푸짐한 해물을 받았습니다.
문어는 잘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마다, 얄팍하게 썰어 먹고
남는 대가리는 문어대가리밥으로 해결합니다.
홍가리비는 물에 두 번 헹궈 건져
찜기에 쪄서 둘이서 실컷 까 먹었네요~~ㅎ
굴은 무즙을 내어 섞어두면
육질도 탱글탱글해지고, 이물질이 쉽게 빠집니다.
이전에 친정이 통영인 어느 학부형이 가르쳐준 방법인데
진짜 신기하게도 굴에 붙은 이물질이 저절로 빠져 나오고
굴 알맹이가 탱글하니 맛이 좋았답니다.
무즙에 재었다 헹궈둔 굴은 김장에도 버무려 먹고,
굴떡국도 끓여 먹고,
조금 남겨서 전을 부쳤습니다.
치자물 1컵에 계란 하나 넣고,
우리밀가루와 감자전분을 2 : 1의 비율로 넣고
소금 한꼬집에 표고가루 1/2작은술
굴은 감자전분에 살살 굴려서,
만들어둔 치자물을 입혀,
후라이팬에 구워 줍니다.
손님맞이용으로는 쑥갓이랑 홍고추로 멋을 내어~~
요렇게 부쳐주면 색상도 고와서
한결 식욕을 자극하는 맛입니다
탱글탱글한 굴전을 초간장에 찍어 먹어보니
역시 제철 요리가 맛은 최고네요~~ㅎㅎ
혼자서 엄지 척~! 들어가며 한 접시 먹었습니다.
며칠을 세찬 바람이 불어 시작하지 못하다가
어제부터 보현댁의 겨울철 제일 큰 숙제
콩 삶아 메주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ㅎㅎ
올해는 장맛을 달게 만든다는 푸른 콩을 섞었습니다.
윗쪽 콩은 재래종 노란 메주콩
아랫쪽은 제주 토종의 푸른 콩
색감이 다르지요?
삶아서 맛을 보니, 확실히 푸른 콩이 달고 맛있습니다.
푸른 콩 3말에 노란 콩 2말로
다섯 번에 걸쳐 콩을 삶아야 합니다.
친환경으로 벼농사 하시는 분의 논에서
볏짚을 얻어다가, 깨끗한 것만 골라 손질해
지하 발효실의 바닥에 깔고, 면보 덮고, 메주 놓고,
그 위에 다시 볏짚을 얹고, 면보 올리고, 이불 덮어 1차 발효 들어갑니다.
새벽 7시에 가마솥에 불을 때며 시작한 일이
밤 9시가 되어 콩 한 말의 작업이 끝났습니다~~ㅎㅎ
오늘 두번째 콩 삶아 뜸 들여두고, 잠시 컴앞에 앉았어요.
먹거리에 대한 불편한 진실, 오늘은 스무번째 이야기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급증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남해안 바다에 집중적으로 설치된 여러가지 양식장과
그 양식장의 폐해로 바다의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굴, 멍게, 등의 양식장은 너무 밀식되어 있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들이 바닥에 떨어져 쌓여 썩어가고
가두리 양식장에서 대량으로 투여되는 사료 일부도 물속에서 썩고
전염병 예방을 위해 항생제까지 섞어 뿌려주니
양식장 일대의 바다 밑은 정말로 엉망이 되었답니다.
그런 것들로 키운 물고기와 해산물이
대량으로 유통되어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시대가 되었으니
지금의 세상은 도무지 믿고 먹을 것이 없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푸드마일리지가 낮은 식재료가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것이라면
스스로 텃밭에서 키워 먹는 채소랑 과일이
제일 믿을 수 있는 식재료가 되겠지요?
세상의 모든 직업이 무용지물이 되는 시대가 온다해도
끝까지 남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직업이 '농부'랍니다
뭔가를 길러서 먹는 일의 중요함을 나타내는 말이지요.
기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강과 바다의 바닥이며
지하수까지도 오염되어, 우리 몸에 우리가 버린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어 병을 유발하는
이 기막힌 악순환의 고리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길었던 이야기를 여기서 우선 마무리할까 합니다~^^
긴 이야기 관심주셔 고맙습니다.
또 중요한 사안이 생기면, 가끔씩 이야기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약선요리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요리 78 - 아삭아삭 달짝한 맛 <백김치> (0) 2020.12.06 계절요리 74 - 보약 동치미 맛 보실래요? <약선 동치미> (0) 2020.12.03 간편요리 2 - 세상에서 젤 쉽게 만드는 수육 <양파 수육> (0) 2020.11.28 건강요리 77 - 찬바람이 불면 뼈건강을 챙깁니다 <견과류 멸치볶음> (0) 2020.11.22 계절요리 72 - 제철 고등어와 무청 시래기가 만났어요~~ <고등어 시래기 조림> (0) 202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