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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요리 60 -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몰라요~~ <콩잎 물김치>약선요리방 2020. 7. 24. 19:36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여름철에 먹지 않고는 지날 수 없는
중독성이 강한 맛,
경상도 사람들만 좋아하는 맛,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콩잎 물김치 담궜답니다~~ㅎㅎㅎ
며칠째 지겹도록 많은 비가 계속 내리는데,
비가 막 시작되던 날, 새벽에
이웃 언니네 콩밭에서, 농약 안 친 콩잎을
꾹~~꾹~~ 눌러가며 두 바구니 따 왔습니다.
식초물에 1시간쯤 담가두었다가,
2~3번씩 헹궈 건졌답니다.
물기 빠지는 동안, 풀물 끓였어요.
콩잎 물김치는 국물을 먹는 게 아니라
콩잎을 익히는 역할만 하면 되기에
콩잎 잠길 정도만 끓였어요.
물 8L에
찹쌀가루, 율무가루, 우리밀가루 각 1컵에
소금 1컵을 넣고 끓여 식힙니다.
콩잎을 모두 하나씩 떼어내며
한번 먹을 만큼씩 묶는 작업이
거의 종일이 걸렸네요~~ㅋㅋㅋ
풀물에 섞을 나머지 재료들입니다.
홍고추 10개 정도
홍파프리카 1~2개
청량고추 5~6개
양파 2~3개
통마늘 5통 까서,
새우젓 1컵
고추청 1컵
돌복숭청 1컵
채소과일청 1컵
생강청 3큰술
함께 넣고 갈아줍니다.
기호에 따라 매실청이나 청주를 넣어도 좋아요.
풀물에 같이 섞어주고,
멸치액젓도 1컵 섞어줍니다.
콩잎 자체에 간이 안 되었기에
국물은 짭짤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묶어둔 콩잎을 모두 넣어주고,
커다란 접시를 눌러
콩잎이 모두 국물 아래로 내려가게 만들어요.
하루 지난 뒤에
홍고추랑 양파를 채썰어 함께 넣어
다시 하루를 상온에 익힙니다.
하루 반이 지난 모습입니다.
아직 완전히 익지를 않았어요.
이때부터 3등분해서
두고 먹을 것은 김치냉장고에
이웃에 나눠 먹을 것은 그냥 냉장고에
울집 먹을 것은 상온에 하루 더 둡니다.
조금 덜 익어도 밥 한 그릇 가져다
강된장에 싸서 게눈 감추듯 먹었어요~~ㅎㅎㅎ
전라도 나주에서 부산으로 온 올케 언니
맨처음에 저걸 보고는
'소풀을 왜 먹는다요?'
하더니, 지금은 저보다 더 좋아합니다.
쌈에 넘 빠져서, 둘이 먹다
한 사람 없어져도 모르는 맛이랍니다~~ㅋㅋ
경상도 사람들만 아는 맛이예요~~
며칠을 엄청난 비가 내린
보현골은 낮에 잠시 소강상태네요~~
화단에 나가보니, 비를 맞으며
어느 새 상사화가 피어나고 있었답니다.
처연한 꽃빛이 비를 맞으며
더 처연하게 느껴졌어요~~
저 고운 꽃빛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제 필 때가 되면, 스스로 꽃을 피우는
부지런함을 배우는 중입니다.
화단의 여왕처럼 화려하던 스타백합이
어느 새 꽃잎 갈가리 흩어지며 떨어집니다.
지는 스타백합 곁에
이제 피는 흰 백합이 청초하네요~~
끊임없이 피고지는 꽃들 사이에서
우주의 질서를 느껴봅니다.
맨드라미 첫 꽃이 꽃망울 올리고,
숲에는 으름이 열립니다.
햇볕 받으며, 일주일쯤 지나면
아마도 익어 입을 벌리겠지요?
임자가 따로 없으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지 싶습니다~~ㅎㅎㅎ
잠시 비가 그친 오후의 보현골 수묵화입니다.
다시 비가 시작되고
내일도 좋일 비가 온다고 하네요
큰아들 생일이 다가와서
내일은 생일밥 먹으러 집으로 오라고 했답니다.
작은 체구에 머리 큰 아들을 낳느라고
하도 난산을 해서, 이때만 되면
몸이 무겁고 아프기 시작합니다~~ㅠ
꼭 장마철을 끼고 있어 더 그런 느낌이네요
그래도 결혼하기 전에는 엄마가 챙겨 먹여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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