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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사스 여행기 18 - (아르메니아) 예레반 시티 투어여행 이야기(해외) 2019. 7. 30. 13:33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은
2,800년의 역사를 가진 아주 오래된 도시다~!
신라 천 년의 역사에, 고려, 조선을 더하고도
경주보다 800년의 역사를 더 가진 도시라
구시가지의 옛 건물들까지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이틀 간, 그것도 오후 시간에만 허락된 자유시간이라
예레반 중심가만 둘러본 꼴이 되었다~~ㅎㅎㅎ
예레반의 랜드마크는 바로 '케스케이드'~!
케스케이드는 '작은 폭포' 또는 '계단'이란 뜻이다.
소련 통합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건축물이자
미술관인 '케스케이드'를 중심으로
예레반은 계획 도시로 변신하는 중이다.
케스케이드로 통하는 길가에는
100년 이상된 고급 빌라들이 쭉 늘어서 있고
1층은 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 바(Bar)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길쪽으로 꽃화분을 내어놓은 깔끔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도 세련된 유럽의 어느 도시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케스케이드로 통하는 가까운 도로는
모두 대리석을 깔아 깔끔한 단장이 되었으며,
이쁘게 만든 노천카페들이 줄지어 있었다.
케스케이드 입구에는
케스케이드를 기획하고 설립한
알렉산더 타마니안(Alexander Tamanyan)이 서 있다.
예레반의 도면을 펼쳐놓고 있는 그의 표정에서
케스케이드와 예레반 계획도시가 만들어지기까지
그의 고뇌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예레반 시내 어디에서나 아라랏을 볼 수 있도록
격자 모양으로 설계를 했으며, 예레반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지만
정작 케스케이드의 공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날씨는 아주 변덕스럽게 변했다.
비가 쏟아졌다가, 잠시 개였다가,
또 다시 먹장구름이 시커멓게 몰려오고는 하는...ㅎㅎㅎ
케스케이드를 감상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
바깥 계단을 이용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실내로 들어가 내부 관람을 하며 내려가는 방법과,
반대로 실내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로 이동을 하며
양쪽에 설치해 둔 작품들을 감상하고
꼭대기층의 문으로 나와 바깥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계단을 따라 설치된 또 다른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린 후자를 택했다.
케스케이드는 모두 7층으로 구성되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양쪽으로 펼쳐진 작품을 감상하면서
편하게 천천히 올라갔다가
바깥 계단을 따라 내려오는 방법을 택한 것이 좋았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들의 많은 성금이
케스케이드를 만드는 일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고,
건축물은 타마니안의 제자 5명이 스승의 뜻을 받들어 만들었다.
실내에 있는 카페시안 아트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은
아르메니아 출신의 재미 사업가의 개인 소장품과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고 한다.
전시된 작품은 소장가의 취향이었겠지만,
지나치게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앞으로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목표를 가지고 여전히 공사중이라고 한다.
층마다 바깥으로 연결되는 문을 만들어두었고
바깥에는 분수를 만들고
건물쪽 벽면에는 불사조를 부조해두었다.
분수는 5층에서 아래로 연결되어 흐르도록 만들어 두었지만,
이 날은 가동되지 않았다.
중앙의 분수 양 옆으로는 계단을 통해
입구까지 내려가도록 만들었고,
꼭대기층에서 보면, 예레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케스케이드 양옆으로 줄지어 있는
붉은 지붕을 가진 빌라들이 모두 100년 이상이 되었다는 것이
유럽의 도시들과 많이 닮은 느낌이다.
변덕스런 날씨였지만,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여유를 누렸고
각자 다른 포즈로 사진찍기를 제안했는데
나 혼자 신난 아이처럼 보인다~~ㅋㅋㅋ
계단의 중간중간에도 이런 설치미술들이 있었고,
여유롭게 계단을 내려온 우리는
광장 양옆에 펼쳐진 작품들을 또 하나씩 둘러보았다.
케스케이드 양쪽으로 도열해있는 설치미술들은
모두 한 사람 소유였는데, 그 분의 기증으로
여기에 설치하게 되었다니, 참 바람직한 선택을 하신 듯...
너무 뚱뚱해 날지 못하는 새 <Kiwi>
페르난도 보떼로의 <로마 병정>
보떼로의 작품들은 모두 이렇게 뚱뚱한 조형물이었다.
뚱뚱한 아줌마가 누워 있는 <포주>라던가
<뚱보 고양이> 등등...
잔디는 아닌 풀밭에 무슨 먹이가 있는지
한 무리의 비둘기들이 날아와 열심히 쪼고 있다.
지렁이를 잡아 먹는 모양이다~~ㅎ
한국의 작가 '지영호'님의 <Lion 2>도 자리하고 있었는데
거주 한국인 20명인 나라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던지...
지영호님은 현재도 파주에서
폐타이어를 활용한 작품활동을 하는 분이다.
이 작품 역시 폐타이어를 이용한 역동감 넘치는 사자의 갈기 사이로
새까만 눈동자 두 개가 한국인의 심장을 만나는 느낌이었다.
걸어나오는 길에 만난,
미국의 극작가 '윌리엄 샤로얀'의 동상~!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이었던 부모님에 의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생하여 극작가가 되었고
1940년 <내 인생의 시간>이란 작품으로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지만, 수상을 거부했다.
72세를 일기로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하여 화장 처리하였으나
유해의 일부를 아르메니아 예레반에 있는
<코미타스 판테온>에 안치했다.
'코미타스 판테온'은 아르메니아의 문화계에서
중대한 공적을 남긴 인물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아르메니아의 디아스포라 일가족을 만난 것 같아
잠시 가슴이 짜안했지만,
유대인들처럼 아르메니아인들도
전 세계에 흩어져 뛰어난 상술로 부자가 된 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기사 우리도 일제시대에 흩어진 디아스포라가 많은 민족이긴 하다.
거리에는 오래된 전차가 아직도 운행을 하고 있었고,
이 날 저녁을 먹은 레스토랑의 이름은
<노아의 방주>란 뜻을 가진 <NOYAN>
여기서 먹은 메인 요리는
포도잎에 고기 다진 것을 싼 '똘마'란 요리였는데
왼쪽 위쪽의 사진이다.
지하의 좁은 레스토랑에서도
전통춤을 잠시 공연해주기도 했지만,
좁고, 공기도 탁하고, 술을 못하는 나는
오래도록 진행되는 저녁식사 자리가 피곤해
먼저 호텔로 돌아와 쉬었다.
다음 날, 오후에는 오페라 하우스 앞의 <자유의 광장>에서부터
보행자 거리인 노턴 에버뉴(Northern Ave,)를 거쳐
공화국 광장까지 갔다가, 다시
호텔까지의 동선을 눈에 익히기로 했다.
길치에 속하는 나는, 한번 간 길을 금방 익히지 못하는 편이라
몇 번을 눈에 익히며 스스로 방향을 잡아야 겨우 알게되어
혼자서 돌아다니는 일은 제한적인 구간에서만 할 수 있다~~ㅎㅎㅎ
오페라 하우스 앞의 이 거대한 광장을 <자유의 광장>이라 한다.
나중에 저녁 무렵 보게 되었지만,
아르메니아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이 이곳에 집결하여 새 역사의 장을 이끌어 내는 곳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이, 365일 공연이 끊이지 않는다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 한 편을 보지 못했다는 것~!!!
예매를 하지 않으면 좌석을 구하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아니고, 관람료가 너무 착했다는 것~~ㅠㅠ
자유의 광장을 지나면
보행자의 거리인 노턴 에비뉴가 연결된다.
이 길은 계획적으로 럭셔리하게 조성된 길이고
놀고, 먹고, 쇼핑하기엔 최고의 거리다.
거리 양쪽에 높이 지은 고급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외국에서 성공한 아르메니아 교포들이
이곳으로 이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어두었다고 하지만,
시간이 좀 오래 걸릴 듯 보였다.
밤이 되면 모두 불 꺼진 창이었으니 말이다~~ㅠㅠ
보행자의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었고
곳곳에 벤치도 배치해두었고
흡연자들에게는 더욱 천국이었다.
양쪽의 길가에는 노천카페들이 즐비하고
온갖 명품가게들이 줄지어 영업중인데,
노동자 한 달 평균 월급이 18만 원이란 차원에서 보면,
엄청나게 비싼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어린이용 자동차나 자전거 대여점도 있었고,
조잡한 장난감들도 팔고 있었으며
연인들을 위한 화려한 색의 솜사탕도 있었고,
아이스크림 가게도 심심찮게 있었다.
보행자의 거리 끝에는 <공화국 광장>이 연결되었고
한가운데 거대한 분수를 만들어 두었으며
밤이 되면 여기서 화려한 분수쇼를 무료로 보여준다.
그런데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 여행을 오면
선택관광으로 최소 50불씩을 따로 받는다.
여태까지 내가 다녔던 패키지 여행에서
선택관광에 포함된 시티투어나 야경투어가 다 이런 것이었다는...ㅋㅋㅋ
분수대 한쪽을 모두 차지하는 큰 건물이 국립박물관이다.
글을 알지 못해도 들어가본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귀중한 자료들이
모두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이므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내부의 사진은 하나도 없지만,
난 여기서 터키에 의해 일어난
아르메니아인들의 대학살 사건(제노사이드)에 대해
사진을 통해 자세하게 보고 알게 되었다.
'제노사이드'의 실체는
히틀러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의 대학살과 맥을 같이한다.
이유는 '돈' 때문이라고...
지금도 아르메니아인들은 상술이 좋고
사근사근하며 누구에게라도 친화적이라,
외국인이 관심있어 하는 물건은
꼭 팔고야마는 끈기도 있다.
특히 서아르메니아인들이 그런 국민성으로
돈을 많이 모은 부호들이 많았다.
기원 전, 1세기부터 약 200년 동안
아르메니아가 가장 넓은 영토를 지닌 대제국이었을 때,
동으로 카스피해에서, 서로 흑해,
남서쪽으로 지중해에 이르는 엄청난 땅이
모두 아르메니아의 영토였다.
그 뒤로 국력이 약해지면서
이웃 나라들에게 국토를 조금씩 빼앗기기 시작하다가
13세기에 와서 지금의 영토 정도만 남게 되었다.
1913년 터키에 의해 자행된, 아르메니아인들의 대학살 사건
'제노사이드'는 서아르메니아인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나라를 재건할 인재들까지 몰살한 사건을 말한다.
터키인들은 아직도 그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인원을 20만 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은 220만 명이 학살되었다고 추정한다.
4월 24일을 기념일로 정해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800만 명의 아르메니아 디아스포라들이 모여 들어
슬프고도 아픈 기념일을 함께 보낸다고 한다~~ㅠㅠ
이 사건을 계기로 독일의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전쟁에 필요한 엄청난 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대인들의 전재산을 몰수하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하니...ㅠㅠㅠ
마음이 아프고 먹먹해져서
한참을 박물관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광화국 광장에서 한쪽 모서리로 빠져 길 하나를 건너면,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벼룩시장을 만난다.
벼룩시장이라기 보단 거대한 바자르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고,
엊저녁 호텔 주변의 거리에서
선물용 물건을 산 사람들이 이 곳을 알았다면
성급함에 후회막급이고도 남을 착한 가격도 좋았다.
맨 왼쪽 라인에는 미술품과 그림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도 있었다.
곳곳에 길거리 음수대를 만들어, 깨끗한 물을
누구라도 마실 수 있게 만들어둔 물인심은
정말 칭찬하고 싶었고, 다른 국가에서 배울 점이었다.
아기들부터 성인들까지
색색이 고운 배낭부터, 가방, 모자, 식탁보, 앞치마, 쿠션, 벼개커버...
정말 다양한 물건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고
나는 한국에 돌아와, 어린이용 배낭을 사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조카 손주들이랑 이웃의 아기들에게 선물했으면 좋았으련만...
머리통이 큰 옆지기는 웬만해서는 맞는 모자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는 맞는 모자가 많아
몇 개를 골라 아주 좋아하는 모습이라니...ㅋㅋㅋ
벼룩시장에서 공화국 광장을 거쳐
보행자 거리를 거쳐 오페라 하우스 앞을 거쳐
호텔까지 가는 길을 충분히 익혀 알게 되자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신다~~ㅎㅎ
오늘 저녁은 자유식이다.
다시 케스케이드가 보이는 카페 거리로 돌아와
저녁을 먹기 위해 기웃거리다가,
메뉴판을 보고 한 카페로 들어갔다.
다른 일행들 셋과 우리 부부 함께 5명~!
이 중 남정네 셋이 동갑이라고
밤마다 만나서 카드와 술과 담배를 나누면서
끈끈한 동지애가 생겼단다~~ㅋㅋㅋ
맥주 8잔에 이렇게 많은 요리를 시켰는데
총 금액이 3만 원 정도다~~ㅎㅎ
한국에서는 스테이크 하나 값이다.
특별히 먹기 어려운 소혓바닥구이와 치킨을 추가로 주문하고도...
저녁 먹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오페라 하우스 앞의 엄청난 군중들~!
알아보니, 현 대통령의 부정부패로 날마다 저녁이면
시위 군중이 모여 이렇게 규탄을 한단다.
방송국에서 촬영도 나오고,
시민들은 엄청나게 흥분해서 고함을 지르고 난리였지만,
폭력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밤이 되니 평화적이고 자율적으로 해체되어 돌아갔다.
어듬이 짙어지기 시작하자
밤 8시경부터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공화국 광장 한가운데 자리한 분수에서는
밤마다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진다.
어둠이 짙어지면 절정에 이른다.
오늘 밤엔 무지갯빛 꿈을 꾸리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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