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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카사스 여행기 13 - (조지아) '샤또 므크라니' 와이너리를 방문하다.
    여행 이야기(해외) 2019. 7. 16. 12:27


     새벽녘에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산골의 이 변화무쌍한 날씨 또한 묘한 매력이 있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야외 레스토랑에는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모습이었지만,

    나름 비 오는 날의 운치가 있어 좋았다.



    그러나 카즈베기는 구름에 덮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서 흐린 날에 이 곳에 혼 사람들은

    저기 카즈베기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렇게 다시 돌아간다고들 했다.


    그러니, 우리는, 아니 우리 일행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들인가~!!!



    역시 맛있었던 페스츄리빵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을 겸한 라운지를 돌아보며

    룸스호텔과의 작별을 나누었다.



    특이했던 엘리베이트와

    사슴뿔로 만든 샹들리에와

    산양의 뿔을 걸어두었던 도서관의 벽을 기억하며,

    언젠가 다시 오게 된다면

    이 유별난 것들과 인사를 나누어야지...



    내 생애 다시 올 수 있다면,

    메스티아와 카즈베기를 꼭 다시 오리라...

    카즈베기에 오면 룸스호텔에 다시 묵으리라...


    룸스호텔의 침대에 누워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카즈베기를 오래도록 바라보리라...


    아쉽지만, 우리는 카즈베기를

    그리고 룸스호텔을 떠났다.



    울퉁불퉁한 산길은 멀미를 일으키기 충분했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창밖의 풍경에 빠져

    힘든 줄도 모르고 돌아왔다.


    멀리 보이는 사람 엉덩이 모양의 바위~!



    하늘과 구름과 설산과 암벽과

    나무들과 초지와 들꽃들과

    소,말, 양떼들과 바람, 그리고 무표정의 순박한 사람들까지...

    그 모든 그리울 것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트빌리시를 향해 달려간다.



    해발 2,395m의 주바리 패스(고개)를 넘노라니

    다시 귀가 먹먹해진다.



    주바리 패스를 기점으로

    빙하 녹은 물이 러시아로 흘러가면 '테르기 강'이 되고

    조지아로 흘러가면 '아라그비 강"이 된다.


    첫날 므츠헤타의 즈바리 교회 언덕에서 내려다 보았던

    두물머리 중에서 빙하가 녹아 흘러오던

    오른쪽 옥빛 물줄기의 근원지다.


     

    조지아의 주상절리들~!

    주상절리는 나중에 아르메니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주상절리를 소개할 예정이라

    여기서는 그저 차창 밖으로 스치며 지나갈 뿐이다.



    아라그비 강의 세찬 물줄기를 따라

    우리도 함께 달려간다.



    또 다시 도로 위에서 만난 한 무리의 양떼들~!


    도로를 모두 점령하고 오는 양떼들 때문에

    버스가 한참을 지체했지만,

    누구도 화를 내거나 목동을 비난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마음이 보기에 좋았다.


    아주 작은 아기양들은

    엄마를 따라 가느라 바쁘게 뛰어가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똑같은 양들 틈에서 지어미는 어찌 알아보는 것은 본능이리라~~ㅎㅎ




    옥빛의 물이 고여있던 '진발리댐'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 '샤또 므크라니'와이너리로 들어섰다.


    왕궁을 인수해 와이너리로 운영한다는 이 곳은

    거대한 정원을 정말 잘 가꾸어 두었다.



    한쪽으로 쭉쭉 뻗은 사이프러스들도 무리지어 자라고~



    이 곳이 호텔이라면

    꼭 한번은 자야한다는 우리의 데박님 말씀에

    모두들 공감하며~~



    구석구석 잘 가꾸어둔 정원을 먼저 돌아보았다.



    장미들이 만발한 정원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었다.



    손님들이 엄청 많이 오는 행사가 있는 날에는

    이 분수에 와인을 모두 채우고

    나눠 마신다고 하는데...(믿거나 말거나)



    나무들도 잘 가꾸어둔 정원은

    끝이 보이지 않아, 다 둘러보기도 어려웠다.



    곳곳에 적절한 그림도 배치를 해 두었고,



    가끔 직원들이 마차를 몰고 지나간다

    와이너리 자체가 너무 넓어

    걸어서 다니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다.


     

    지하에 있는 와인 터널 입구에는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이 종류별로 쌓여 있었고,



    '샤또 므크라니' 와이너리를 창시한

    '이바네 므크라니' 일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아주 긴 터널로 연결되는 와이너리를 따라 들어가며,



    와이너리와 조지아 와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땅을 파고 묻어둔 와인 항아리 모습~!

    위에는 유리뚜껑을 덮어 두었다.



    바깥에서 말리고 있던 와인 항아리

    '크베브리'(qvevri)라 불리는 조지아의 와인 항아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와인 숙성용으로 운반해갔다.


    조지아 와인의 역사는 8.000년이라고 하니

    도무지 상상이 안 될 정도의 놀랄 역사를 지녔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최고의 와인 역사가 조지아에서 시작되었다.


    8.000년 전이라고 하면 나는 상상이 안 된다.

    오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고대사 단군의 고조선이 시작되기

    삼천 년 전의 일이니 어찌 상상이 되겠는가~!


    7,000년 전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농경생활을 하는 최초의 문명이 일어났다는데

    그보다 천 년 전부터, 조지아에서는

    와인을 만들었단 결론이니 조금 비현실적이었다~~ㅋㅋㅋ



    크베브리에서 발효중인 와인을

    맛 볼 때 사용하는 표주박이란다.



    '깐지'라 부르는 동물 뿔로 만든 술잔.



    병에 넣어 보관중인 와인들~!


    오크통에 넣어 숙성중인 와인들~!



    숙성의 단계로 들어가는 오크통들~!



    발효중에 있는 와인통들.


     

    증류를 통해 짜짜가 흘러나오는 곳~!


    조지아의 와인 담는 법은

    가지, 줄기, 껍데기까지 모두 함께 넣고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고

    그대로 발효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나중에 그 건지들을 증류시켜 만드는 것이

    바로 40도에 이르는 증류주 '짜짜'이다.

    여기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이 바로 그 증류 과정을 거쳐

    완성된 형태의 짜짜라고 한다.


    따라서 조지아의 와인은 텁텁한 맛이 나서

    유럽형 와인의 깔끔한 맛에 길들여진

    보통의 사람들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조지아 사람들은 또한 와인을 오래도록 발효시키지 않는다

    거의 일 년에서 이 년 사이에 담근 와인은 모두 마셔 버린단다.

    그 맛있는 음료를 왜 빨리 마시지 않고

    오래도록 두느냐고 오히려 반문을 한다~~ㅋㅋㅋ

    그래서 조지아의 와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딱 갈리는 현상을 유발한다.

    물론 나도 조지아의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와이너리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담그는 와인 제조법을 사용해

    맛도 프랑스의 '샤또' 와인처럼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쉽게 말해 관광객용으로 만드는 특별한 와이너리라 할 수 있다.



    견학용 포도나무밭도 구경하면서,



    한쪽에 마련된 점심 식사를 하러간다.


    푸리라 부르는 빵과 치즈, 팔리트

    그리고 하차푸리와 돼지고기 바비큐인 므츠와디, 버섯요리...



    시음용으로 골고루 맛을 보여주던 와인들~!

    역시 조지아의 텁텁한 와인 맛이 아니라

    깔끔한 프랑스형 와인 맛이 좋아

    우리도 와인 몇 병을 여기서 구입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식후에 소화도 시킬 겸 다시 정원을 좀 걷다가~~



    우리는 트빌리시로 다시 귀환했다.



     '찌스크빌리'에서 보았던 전통춤을

    청년들이 거리 공연으로 신나게 하고 있던

    역동적인 트빌리시 거리를 다시 걸어본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또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포스트가 가득 붙어 있던

    극장 주변을 맴돌면서,



    삐에로 구경도 하고,



    배우들의 모습도 살펴보면서,



    오늘 묵을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내일은 아르메니아로 국경 넘을 준비를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던 나라 조지아~!

    풍부한 볼거리와 값싼 물가

    치안도 안전한 편이었고

    크고 화려했던 모든 성당의 입장료가 무료였고

    청정 대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로 천상의 요리를 만들어 먹던

    조지아를 이제 내일이면 떠난다.


    코카사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중국인들이 몰려오기 전에

    조지아로 빨리 가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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