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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사스 여행기 7 - (조지아) 스와네티 최고의 비경 <우쉬바와 샤흐라>여행 이야기(해외) 2019. 6. 26. 17:25
해발 4,700m 높이의 우쉬바산이
너무도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던 행운을 만났다.
여명이 트는 새벽~!
어디선가 소들이 울어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들판으로 나가고 싶어 빨리 문 열어달라고
주인에게 보채는 신호다~~ㅎㅎㅎ
조지아는 사람들보다 가축들이 더 부지런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일을 하지 않을 뿐더러
이전 소련 체제에서 살 때의 습관이 배여
천천히 느리게 하루의 일을 하고, 배급을 받던 시절처럼 산다.
특히 조지아의 남자들은 게으르고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는 책임감이 별로 없어
여자들이 주로 돈벌이를 하러 다닌단다.
상쾌한 아침을 열고,
오늘의 메스티아의 속살을 만나러 간다.
해발이 높은 산악지대라
5월 중순을 넘어선 시기에 비로소 나무의 새잎순들이
연둣빛으로 막 펼쳐지고 있었다.
여기서는 길이 너무 험해서
버스는 버려두고, 사륜구동의 자동차에 6명씩 옮겨 타고
코카사스의 설산들을 만나러 간다.
하츠발리 스키리프트 앞에서
트레킹 준비를 위해, 전신의 근육들을 잠시 풀어주고~~
스키리프트에 4명씩 탑승~!
1865m 높이에서, 2,347m 까지 올라간다.
두 개의 봉우리가 고양이의 두 귀처럼 쫑긋한 우쉬바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암벽이 너무 가팔라
산악인들이 거의 등반을 안 한다는
조지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산이다.
스키리프트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올라오니
쌓인 눈만큼이나 하얀
자작나무숲이 펼쳐진다.
5월에 만난 우쉬바 설산과 자작나무들~!
갑자기 온도가 확 떨어지는 느낌이라
배낭에 넣어왔던 외투를 껴입었다~~ㅎㅎ
우쉬바를 기준으로 펼쳐지던
360도 코카사스 설산의 파노라마는
도저히 몇 장의 사진으로는 담을 수가 없다.
동영상으로 감상하시길~^^
그야말로 360도 빈틈없이 둘러싸인 이런 설산을
혹시라도 어디서 보았는가?
연방 감탄을 쏟아내다가
동행한 친구랑 언니랑~~
약 2시간의 설산 트레킹을 시작하다 만난
노란 현호색~!
우리나라 3월에 피는 꽃들을 여기서 5월에 만났다.
동의나물꽃 비슷하게 생겼는데
조지아의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ㅋ
선명하게도 푸른 빛의 하늘과
또 어찌보면 올빼미의 두 눈처럼 내려다보는 우쉬바 설산
그리고 자작나무와 눈 덮힌 풍경들은
잠시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놓은 듯 황홀했다.
'작은 알프스'란 찬사에 손색이 없다
북이탈리아의 돌로미티나
알프스의 어느 산자락에서 만날 풍경들을 여기서 만난다.
그저 눈길이 머무는 모든 풍경들이
입을 벌리고, 감탄을 연발하게 만든다.
저 아래쪽의 눈밭을 걸어 여기까지 올라왔다.
코끝이 시리도록 기온은 싸아하면서 청량했고
날씨는 더없이 청명하고
하늘은 시리도록 맑아
눈 녹은 물에서 자란 이끼가 카펫처럼 푹신한 산길을 걸으며
매순간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현지 가이드조차 처음 본다는
연일 티없이 청명한 날씨~!
축복받은 일행들이다~~ㅎㅎ
잠시 마른 자리를 찾아 쉬면서
간식 타임에 커피 한 잔을 나누었던 시간,
서로서로 행복감을 표현하느라
자연에 대한 최대의 찬사들을 쏟아내었다.
두고두고 오래도록 가슴에 품을 풍경들~!
설산과 암벽과 그 아래 수목한계선까지
푸른 생명의 빛을 더하는 나무들,
자작나무의 흰 둥치 또한 조화롭다
너무도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고요한 침묵으로만 감상할 수는 없어
드넓은 설산 위에서 목청껏 소리도 질러본다~~ㅋ
눈을 녹이며 피어나던 복수초~!
희안하게도 여기로 올라와서 만난 모든 꽃들은 노란색이다~~ㅎㅎㅎ
스키리프트 앞의 전망대로 돌아왔다.
전망대가 있는 높이는 2,348m
우리가 걸어서 올라간 곳은 아마도 2,500m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전망대 식당 앞에 쓸어둔 눈의 높이가 족히 2m는 넘어 보였다.
우쉬바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에서
동갑내기 셋이서 한 컷~!
스키리프트가 수시로 오르내리는 풍경을 내다보며~~
360도 설산을 배경으로 먹었던 특식들~!
굽다리(돼지고기 넣은 하차푸리)와 샐러드
(샐러드에 고수가 빠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양고기 채소 스프
(여기도 고수가 꼭 들어가서 맛이 거슬렸고)
감자양파구이에도 도대체 고수를 왜 뿌리는거야???
조지아의 모든 음식에는 거의 고수가 들어간다.
고수가 들어가야 조지아 음식의 완성이라고,
조지아 음식에서 도저히 빠질 수 없는 맛의 진수라고,
조지아 사람들은 자부심을 나타낸다.
따라서 음식에 고수를 빼고 요리해달라는 부탁을
그들은 한 마디로 코웃음치며 못들은 척한다.
고수를 빼면, 맛이 없는 음식을
우리가 어떻게 만드느냐고 되묻는다~~
그리고 그런 맛 없는 음식을 팔 수는 없다고
도리어 큰소리를 친다.~~ㅋㅋㅋ
괴로웠던 고수에 대한 기억들~!!!
풍경을 조미료로 얹어
그래도 행복한 점심을 먹고
우린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와~~
매혹적이었던 우쉬바와 이별을 하고,
다시 산길 2시간을 달려
스와네티의 외딴 오지 마을 '우쉬굴리'로 들어갔다.
길이 하도 험하고, 굴곡이 심해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
속도는 아주 느리게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오늘은 날씨가 아주 좋아
문제없이 우쉬굴리로 갈 수 있는 우리는 행운이었다.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심한 날에는
너무 위험한 길이라 도로가 통제된단다.
절벽과 절벽 사이의 좁은 도로를 달려가는 차들이
보기만 해도 아찔해 보인다.
일행 중의 한 분이 고소공포증이 심해
너무 자동차 손잡이를 꼭 쥐고 있었던 탓에
손목에 경련이 일어나 나중에 잘 내리지를 못했다~~ㅠㅠ
코카사스의 깊숙한 품안에서 만난 풍경~!
몽골 같기도 하고, 남미의 마을 같기도 한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저 아래 마을에도 꼬쉬키들이 집집마다 보인다.
빙하수가 세차게 흘러가는 시냇가에
'사랑의 꼬쉬키'란 별칭을 가진 꼬쉬키를 하나 구경했다.
일종의 망부석 설화를 가진 꼬쉬키~!
마침내 우쉬굴리에 도착~!
5,068m 높이의 장엄한 '샤흐라봉'을 마주한다.
빙하가 있는 곳까지는 8km
우리는 거기까진 시간이 허락 안 되어 못 가고
1시간 정도만 빙하수가 있는 곳까지 걷기로 했다.
새끼를 데리고 다니던 말도 만나고~~
한가로이 풀을 뜯던 행복한 소들도 만나고,
방목으로 자라던 돼지 가족들도 만나면서~~
햇살이 좀 따갑긴 해도
풍경이 너무도 좋아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걸어가는 이 곳은 해발 2,400m 정도인데
햇살만 가리면, 춥지도 덥지도 않아 걷기엔 안성마춤이었다.
이 꽃은 확실히 동의나물꽃이다.
습기가 많은 곳에 지천으로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트레킹에서 돌아오던 한 무리의 외국인들을 만나
몇 시간이 걸렸는지를 물었더니
약 7시간 정도 걸렸단다.
8km를 왕복하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음에 또 트레킹을 하기 위해 온다면
꼭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벌겋게 상기된 그들의 얼굴에
행복함이 가득 넘쳐 보였다~~ㅎㅎㅎ
빙하수가 흘러내려오던 길가에서~
잠시 발을 씻으며 피로를 풀었다.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30초를 담그고 있질 못했다~~ㅎㅎ
스와네티 최고의 비경~!
장엄한 샤흐라봉과 거대한 초원
그리고 한가롭게 풀을 뜯던 말과 소와 돼지들
오래도록 그리워할 풍경을 남기고... 아쉽게 돌아섰다.
조지아는 물이 풍부한 나라다
초원의 구석마다 이런 빙하수들이 세차게 흘러
합쳐서 시내가 되고, 강을 이룬다.
그래서 전력의 대부분을 수력으로 해결하는 나라다.
코카사스의 깊은 산쪽에 자리하는 스와네티,
그 스와네티의 최고 오지, 산골 마을인 우쉬굴리의 작은 마을은
5월의 중순을 넘어서야 비로소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날씨까지 우리를 도와주었던 스와네티의 여정들,
깊고 깊은 산골 오지 마을에도 지어둔 꼬쉬키들은
이들의 고단하고 척박했을 삶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이 아릿했다.
이 작은 마을의 평화가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엄마를 잃었는지, 길을 잃었는지,
꽥꽥 죽는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아기 돼지 두 마리를 보면서
장엄한 샤흐라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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