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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사스 여행기 6 - (조지아) 산골 오지 마을, 스와네티가 품은 <메스티아>여행 이야기(해외) 2019. 6. 24. 13:30
오늘은 아침 먹고 출발해
해발 1,800m의 고산 마을 스와네티로 간다.
스와네티 지역은 오래 전부터
스완족이 자체적인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살았다.
고산의 오지 마을이라 고립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이 강하고
그들의 삶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스완족들은 고집이 세고 우직하다
그리고 원수는 지구 끝까지 따라가서 죽이는 성격이라
가능하면 스완족과는 원수가 되지 않아야한다고~~ㅎㅎㅎ
대신 사기꾼이나 아첨꾼 같은 사람은 없다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조지아에서는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마음을 조급하게 먹을 필요도 없고
길이 막혀도,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자, 스트레스 안 받는 방책이다.
그러나 조지아 사람들의 성격은
한국 사람처럼 다혈질이 많아
운전습관은 다소 거칠다.
도로 공사를 하거나, 길이 막히는 곳에서는
먼저 머리 들이대는 쪽이 먼저 간단다~~ㅎㅎ
2시간 30분을 달려 '죽디디'에 도착~!
가장 번화가로 보이는 중심가에서~~
맥도날드 매장으로 들어갔다.
오늘의 점심이 준비된 곳이다.
햄버거와 감자 튀김,
그리고 콜라나 커피로 한 끼를 해결했다.
조지아의 맥도날드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일종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라
아이들 생일 때, 온가족이 한번 함께 가는 것이 소망이라고 한다.
보통의 직장인 한 달 월급이 30만 원 정도인데
여기 와서, 온가족이 아이들 친구들까지 불러
한 끼를 나누면 그만큼의 돈이 지출되는 비싼 곳이란다.
생각보다 비싼 점심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가다 보니,
멀리 구름 아래로 설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지아의 서북쪽에 위치하는
작은 코카사스로 불리는 <메스티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스티아는
실제 행정구역상으로는 스와네티에 속하는 구역이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스와네티는 우리나라의 '도' 개념에 해당하고
메스티아는 '군'이나 '읍' 정도에 해당하는 구역이지만,
알려지기로는 스와네티 보다는 '메스티아'로 통한다.
산 아래로 들어서니
빙하 녹은 물이 세차게 흘러가고~~
산으로 올라갈수록 5월의 중순인 지금에야
나무들이 연록의 새 잎순들을 피워내고 있었다.
꼬불꼬불 산길에 멀미하는 사람이 있어
잠시 버스 세울만한 공간에서 휴식을 한다.
빙하 녹은 물은 너무 깨끗해서
그냥 먹어도 좋다고 얘기를 한다.
산초입에 아카시아가 한창 피어
산이 하얗게 보이더니, 길가에서 꿀을 판매한다.
가격은 우리나라 1/3수준인데
모두 토종꿀이라 생각하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가끔은 외딴 곳에 한 채씩 자리하는 집도 보이고~~
경사가 급해질수록 더욱 세차게 흘러가는
빙하수 시냇물들을 만나다보니,
산의 높이가 점점 눈높이와 비슷해지기 시작한다.
길가에는 들판에서 맘껏 풀뜯기를 마친 소들이
천천히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자동차가 지나가도 놀라지 않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비켜 선다.
조지아의 가축들은 거의 모두 방목이다.
소와 말, 양, 염소, 심지어 돼지들까지
자연적으로 자란 풀들을 맘껏 뜯어먹고
젖과 고기들을 내어주는데
고기의 맛은 한마디로 신선하고 청정하며, 가격도 아주 착하다.
스와네티가 가까워질수록 도로 사정은 점점 더 열악해져
한쪽은 돌과 흙이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급경사이고
반대편은 까마득한 벼랑길이다~~ㅎㅎ
이런 길을 달려가는 것이다.
겨울을 한번 지나고나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엄청난 돌과 흙이 무너져내리기를 반복하는 길이라
항상 임시도로를 개통하는 시설들이
적당하게 대비하고 있는 그런 길들이라
속도를 내어 달릴 수가 없었다.
설산이 거의 눈높이로 왔을 때,
버스를 적당한 곳에 세워준다.
다들 사진 찍느라고 야단이었지만,
사실 이 풍경은 서막에 불과했다~~ㅋㅋㅋ
한 장면으로 담기에는 너무 아쉬워 동영상을 촬영했지만,
그래도 충분하지 않은 이 풍경은
누구라도 직접 와서 봐야만 하는 그런 풍경이다.
스와네티로 들어서니, 광활한 목초지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말들이 보인다.
자유롭고 행복한 소들이 생산하는 우유나 고기가
어찌 신선하고 맛이 있지 않겠는가~!!!
멀리 '우쉬바'가 우뚝 선 모습이 보인다.
이번 여행은 참 행운이 따르는 느낌이다.
뽀족하게 선명한 모습을 드러낸 우쉬바봉은
보통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청명한 날씨와
푸른 배경이 되는 하늘에
양념처럼 구름 몇 덩이 몽실거리는
이런 풍경을 찍으려고 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려오지만,
일 년에 몇 번 만나기 힘든 풍경이라고 한다.
숙소인 <반구리아니> 호텔 도착~!
목조 산장처럼 생긴 호텔은
메스티아에선 최고의 호텔이지만,
시설 수준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다.
이층에 위치한 우리 숙소~!
이층까지 무거운 캐리어를 옮겨다주는 고마움에
또 이틀을 묵고 내려다주는 고마움을 더해
모두 1인당 1달러의 수고비가 넘 싼 것 같아서 미안했다~~ㅎ
방에서 설산을 보는 호사를 누리며,
이틀을 묵어갈 방이라
간단한 빨래 몇 가지를 해서
바깥 의자에 걸쳐두었더니산골 좋은 햇살이 어찌나 금방 잘 말려주던지...
베란다로 나서니 옹기종기 작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무엇보다도
메스티아의 상징인 타워주택들이 우뚝우뚝 서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저녁식사까지 두어 시간이 남아있어
"꼬쉬키"라 불리는 저 타워주택 내부를 구경하고 오기로 했다.
마을로 내려가는 고샅길은 정겨웠다.
한국의 어느 산골마을이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정겨움~!
언덕배기에 무더기로 핀 황색 철쭉은 이채로웠는데
여기엔 온통 황색 철쭉만 피어있었다.
마을 가까이 와서 만난 꼬쉬키는 생각보다 높았다.
11세기에 방어용 주택으로 주민들이 각자 스스로 만든
모든 꼬쉬키들은 이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이 산골의 오지마을까지
무엇을 약탈하려고 그렇게 침략을 했던 것일까?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그때는 나름의 중요한 어떤 위치에 있었던 곳이겠지...
해발이 높은 산악지대라는 것을 실감한 사과꽃~!
한국에서는 4월에나 피는 사과꽃이
5월 중순인 지금, 한창 피어나고 있던 마을.
여기서는 사과를 한국처럼 그렇게 과수원을 만들어
가꾸고 키우는 의미가 아니라,
마당에 한 그루 심어 그냥 자라는 대로 두고
열리는 대로 따다 먹는 그런 의미로 두었다.
훨씬 정감이 가는 풍경이다.
소들이 무심히 우리 곁을 지나
저들의 집을 찾아 걸어가는 모습도
가까이에서 보니 아주 신기한 광경이다.
모든 꼬쉬키들은 이렇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고
당당한 이름표를 달고 있다.
문을 열어주는 한 꼬쉬키의 내부로 들어간다.
입구는 뚜꺼운 철문으로 되어 있고,
총 5층의 구조로 되어 있는데
올라가는 계단은 따로 없고
모두 사다리로 만들어 걸쳤다가
외부의 침략이 있으면,
모두 최고층으로 피신하면서
사다리는 모두 치워버리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맨 아래층에는 벽면을 따라가며 가축들의 보금자리가 있고,
그 위쪽의 공간엔 목동들이 누워 자는 곳이고~~
가운데 자리하는 커다란 무쇠솥은
온가족이 모여 스프나 고기를 끓이고,
앞쪽의 철판에는 빵을 굽는 도구였단다.
아래쪽으로 불을 지피면,
연기가 천정을 타고 나가 바깥으로 빠지는 구멍과 연결된다.
마주 보는 의자는 보스의 자리란다.
주로 할아버지가 앉으셨다고...
식량이나 기타 식재료를 보관하는 곳인데
처음 만들 때, 용도에 맞는 문양을 새겼다고 한다.
짐승 뿔로 만든 옷걸이는 터프했고~~
소가죽을 통째로 걸어놓은 한쪽 벽면
다른 벽에는 검은 소가죽
층간의 길이가 아주 긴 사다리를 타고~~
맨 윗층까지 올라가는 데 한참이 걸렸다.
중간에 하나씩 뚫어놓은 창 역할을 하는 구멍으로
빛과 공기가 드나들었다.
맨꼭대기층에 올라가면
바깥으로 화살을 쏘는 구멍이 있다.
내려다보면 제법 높이가 까마득하다~~ㅎ
맨꼭대기층의 천정 지붕 위로 머리를 내밀면
마을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짧은 다리로 죽자살자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ㅋㅋㅋ
꼬쉬키들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미어캣을 연상시킨다.
이런 타워주택을 지으면서까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싶어했던 사람들의 삶이
그리 녹녹치 않았을 것을 생각하니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도
사실은 늘 전쟁의 연속이었다는 현실이 느껴졌다.
꼬쉬키를 열어주고,
자세한 설명을 열심히 해주셨던 할아버지랑~!
호텔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도
곳곳에 사과꽃이 피어 향기를 나눠주고 있었다.
사과꽃 향기의 달콤함은 아는 사람만 안다.
호텔 마당에서는 '샤슬락'이란 고치구이가 한창이었다.
메스티아 설산의 일몰을 바라보며 먹었던 저녁 식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풍경이었다.
어둑살이 내리는 풍경을 배경으로
미인 가수의 노래까지 덤으로 즐겼던 메스티아의 밤~!
꼬쉬키들이 일제히 조명을 밝히기 시작했고
마을은 순식간에 요정의 마을처럼 보였다.
시련과 고난으로 점철된 그들의 삶에도
늘 저런 따스한 조명같은 시간들은 함께였으리라...
동화 같은 하루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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