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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카사스 여행기 4 - (조지아) 흑해를 가다 <우레키에서 코블레티까지>
    여행 이야기(해외) 2019. 6. 8. 15:58


    흑해를 만나다~!

    검은 바다가 아니라 검은 모래밭



    아침 식사를 마치고

    보르조미를 출발해 흑해 해변의 우레키로 가는 길~!


    까만 차 앞의 하얀 차가

    배낭여행자들이 잘 이용하는 미니 버스 '마슈레카'

    가격도 저렴해서 도시간을 이동하는 데는 제격이다.



    우레키까지는 거의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라

    중간 '쿠타이시'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레스토랑도 역시 예약손님만 받는다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기본 빵과 샐러드

    그리고 버섯과 감자볶음(개인적으로 버섯요리는 늘 맛있었다)

     송아지고기 스튜~~



    그리고 특별주문식, 약병아리 구이가 나왔는데

    요게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이랑 비슷한 맛이라

    담백하니 짜지 않고 맛있었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그 지방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어보는 일인데

    이번 여행의 가이드 데박님은

    이런 면에서 만점을 주기에 충분한 분이었다~~ㅎㅎ


    우리랑 같은 식탁에 앉은

    잘 생긴 조지아 보조 가이드 청년,

    밥 먹다가 무슨 심각한 전화를 받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자 친구의 전화였단다.


    헤어진지 며칠 안 되었는데

    보고싶어 식당 앞으로 찾아왔다고~~

    목격한 동행분들의 얘기에 의하면

    만나자말자 누가 보든말든 끌어안고 키스를 퍼붓더라고...ㅎㅎㅎ

    불 타는 청춘이다. 스물 셋~!!!



    다시 버스를 타고 우레키로 가는 중간에 만난

    끝이 보이지 않던 데이지 꽃밭.

    마가렛인지 데이지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누가 잘 아는 분 있으면 구분 좀 해주셔요~~ㅎㅎ


    꽃밭이 넘 좋을 때는

    소리 지르면 버스를 세워준다기에

    모두들 있는 대로 탄성을 내어 질렀다~~ㅎㅎ


    우리의 데박님,

    적당한 곳에 버스를 세워 주신다.



    모두들 달려나가 꽃 꽂은 여인이 되고,

    꽃밭을 빙빙 돌며 돈(?)여인이 되고~~



    새삼스레 신혼부부가 되고,

    요란한 난리법석들을 떨었다~~ㅎㅎㅎ


    꽃이 주는 감성적 충격은

    시대와 나이, 동서양의 간격을 단번에 허물어버리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며 꽃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버스를 세운 바로 곁의 길가에서

    완전 자연산의 체리를 막대기에 달아서 팔길래

    두 막대 10라리(약 9,000원)를 주고

    새콤달콤 체리의 맛을 나누며

    흑해를 향해 달려갔다.


    우~~와~~!!!

    드디어 만난 흑해 해변

    흑해로 가면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바투미로만 다녀가기에

    거의 외국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다는

    검은 모래 해변(black sand beach)의 '우레키'


    제주의 삼양리 해변에서

    아주 짧은 검은 모래밭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끝없는 검은 모래 해변은 처음이다.



    흐리고 음산한 날씨에 기온도 쌀쌀했지만,

    흑해 바닷물에 발을 담그지 않을 수가 있을까?

    친구랑 잠시 아이처럼 놀았다~~ㅎㅎ


    사진 열심히 찍던 옆지기는

    어느 새 달려와, 또 목을 조른다~~ㅋㅋㅋ

    경상도 남자들은 분위기완 거리가 멀다.

    쯧~~쯧~~쯧~~~

    앞으로도 고칠 기미는 영 없어 보인다.



    날이 뜨거웠으면, 모래 찜질을 하려고

    젖어도 좋은 옷을 입고 왔었는데...

    빗방울도 하나씩 떨어지고,

    바람도 제법 세게 불어 그냥 발만 푹 파묻어 본다.

    모래 속에는 그래도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검은 모래는

    마그네틱 성분이 풍부해

     자석을 들이대면 모래알들이 무수히 달라붙는 만큼

    음이온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건강에도 좋다고... 



    철 이른 해변은 아직 스산했고

    관광객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아나 보인다.


    여름철이 되면, 사람들로 넘쳐날

    억새를 이은 듯 보이는 비치 파라솔만

    썰렁하니 해변의 파수꾼으로 남았다.




    날씨가 내려 앉아 비가 퍼붓는 날은

    바다까지 시꺼멓게 보인다는 흑해~!

    모래결은 정말 부드럽고 깨끗했다.


    하와이엔 화산 폭발로 검은 모래 해변이 많다

    보름달이 뜨는 밤에

    검은 모래 해변에 앉아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조금 괴기스럽기도 했다~~ㅎㅎㅎ


    오늘은 초파일~!

    반달이 뜨는 밤이지만,

    구름 끼고 날이 흐려 달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한국에 있었으면, 오늘은 종일을 절집에서 바빴을텐데...

    먼 곳으로 여행을 와서 초파일을 보내는 것도 처음이다.



    해변에 자리하던 이런 주택들은

    거의 작은 숙박업소 같아서

    아마도 여름이 되면 북적거리는 곳이 되겠지 싶었다.



    바람도 제법 차가운 길을 한참 걷다보니

    따뜻한 차가 한 잔 생각났다.

    문 열어둔 카페가 별로 없어 다니다가

    겨우 이 집을 발견, 들어갔지만

    도무지 의사소통이 안 된다~~ㅎㅎㅎ


    손짓 발짓도 안 통해 답답해하니

    이웃에 가서 한 여인을 데려온다.

    영어가 조금 소통이 되는 그 분과 겨우 주문 성공~!



    커피 한 잔에 짜이 두 잔

    총 가격이 7라리(약 3,000원 정도)

    우리나라 길커피 수준으로 마시는 행복~~ㅋ


    그런데도 가끔 다가와서

    차를 더 줄까? 하고 몸짓을 하는

    순박하고 상업화 덜 된 사람들~!



    겨우 의사소통이 되었던, 이웃 여인과 옆지기~!



    우레키 해변에서 실컷 놀다가

    다시 30분 흑해를 끼고 내려가

    코블리티 해변에 위치한 오늘의 호텔에 체크 인을 했다.



    럭셔리한 이 호텔은 정원이 궁궐처럼 넓게 잘 꾸며져 있다.

    Georgia Palace Hotel



    뒷마당의 수영장도 넓고 깨끗했고

    수영장 뒷문으로 나서면 바로 해변으로 연결이 되는 곳~!



    객실도 꽤 넓고 바다로 난 풍광도 좋았는데~



    숙박자의 이름을 쓴 감사의 편지에

    초콜릿을 올려두는 센스가 넘 맘에 들었다.

    (그동안 수많은 해외 여행에서 이런 호텔은 처음)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해 향기를 품어내고 있었다

    귀한 솔매화를 만나기도 하고~



    정원 곳곳에 귤꽃이 피어

    진한 향기를 정원에 가득 채우고 있어

    산책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행복하게 만들었던 시간.



    요런 빛깔의 동백도 피어 있었고~~



    호텔 수영장 곁으로 뒷문을 나서면

    바로 흑해 해변과 연결이 된다.



    오른쪽을 봐도 산책로가 잘 되어 있고~~



    왼쪽으로 봐도 걷고 싶은 길이 펼쳐져 있다.



    호텔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오늘의 저녁 특식을 예약한 레스토랑 도착.


    흑해에서 잡히는 멸치 비슷한 생선 튀김이랑,



    학꽁치 비슷한 생선 튀김을 먹었다.

    이름은 '엔쵸비'라 불렀는데

    영어로 번역되는 이름이 없어

    우린 그냥 멸치랑 학꽁치 튀김이라고 불렀다~~ㅎㅎㅎ


    바싹한 맛으로 그냥 먹을 만했는데

    너무 작아서 먹기가 좀 미안했다는...


    흑해 연안에는 어종이 풍부하지 않고

    커다란 생선 종류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먹는 또 하나의 특별식

    아짜룰리 하차푸리(계란 치즈빵)


    하차푸리는 종류가 아주 많다고 하는데

    이건 또 우리가 만들기 체험을 했던 하차푸리랑은 맛이 조금 달랐다.

    가운데 계란을 포크로 막 저어 섞어준 다음,

    옆에 붙은 빵을 긁어내어 계란이랑 섞어 먹는단다.


    그러나 난 빵체질이 아니라 그냥 버섯요리가 제일 맛났다~~ㅋㅋ


    와인을 곁들인 만찬을 배두드리며 먹고

    우리는 이제 호텔까지 걸어서 한 시간을 돌아가기로 했다.



    코블레키 해변에 있는, 색이 고운 조약돌을 주워다가

    화분에 붙여 이렇게 이쁘게 만들어둔 것도 구경하고~~



    해변에 딱 하나 있다는

    우리나라 노래방 비슷한 시설에서

    음악이 신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의 50분이나 걸었을까?

    수평선 가까이 두터운 먹장 구름 사이로 햇님이 반짝,

    잠시 일몰의 장관을 펼쳐주었다.


    아름다웠던 코블레키 해변의 일몰~!!!



    어디선가 한 무리의 할아버지들이 해변으로 나와서

    어두워오는 바다를 향해 낚시를 던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때가 물고기가 몰리는 시간인 듯했다.


    그 작은 물고기들~~ㅋㅋㅋ

    내일 아침 반찬거리를 마련하려는 부지런한 손놀림들.



    다음 날 아침, 호텔의 뷔페에는

    이런 생선들이 올라와 있어,

     먹진 않았지만, 찍어서 흔적을 남겼다.

    송어 종류를 염장한 듯한 생선들...



    그러니까 호텔의 메뉴는 화려하지만,

    흑해에서 잡힌다는 새끼 생선들이 없기에

    아마도 우리의 데박님은 흑해의 특산물 맛을 보여주고 싶어

    엊저녁 제법 떨어져 있던 레스토랑까지 우리를 데려갔던 것이 아닐까?

    그러니 어찌 만점을 주지 않으리~~ㅋㅋㅋ



    다시 우리는 흑해를 끼고 30분 정도를 내려가 '바투미'로 들어왔다.

    '바투미'는 은밀하게 말해 조지아가 아니라

    '아짜라 공화국'의 수도다.

    이탈리아 속의 바티칸 같은 경우라고 할까~!


    국경 통과 절차 같은 것은 없었지만

    엄연한 독립 공화국이다.


    바투미에서 첫번째 여정은

    107년째 계속 가꾸고 있는 <바투미 식물원>

    아침 산책길로 식물원을 걷는 일도 탁월한 선택이다.



    식물원이 지닌 세월의 이력을 말해주는 나무 한 그루~!

    죽어 넘어진 나무의 곁가지가

    다시 여러 그루의 나무가 되어 하늘을 향해 자라던 놀라운 생명력~!!!



    이끼로 뒤덮인 나뭇가지가

    기괴하게 뻗어나가는 모습은

    중국 구채구의 숲 같기도 하고,

    일본 큐슈 올레의 숲길 같기도 하다.



    이 사랑스러운 보라색 꽃은 "아가판서스'

    남아프리카 원산지로 세계적으로 10여종이 분포하나

    주로 해안가에 자생하는 종들이 많다.


    식물원에 많이 심어 가꾸어 두었는데

    향기도 진하고 꽃모양도 아름다워 눈길을 끌었다.

    꽃말도 '사랑의 편지'라 이름값을 하는 꽃이다.


    조지아가 러시아의 일부로 있던 1912년

    러시아의 식물학자가 만들기 시작해

    프랑스의 식물학자가 완성했다는 거대한 자연 식물원은

    전체 크기가 37,000평에 달해

    다 둘러보려면 9km 이상을 걸어야 한다기에

    우리는 아침 산책 수준으로 1시간 30분만 걸었다.


    열대성 나무들이 잘 자라는 이 곳은

    원래부터 특이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부분적인 식재를 보충하면서

    체계적인 식물원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


    왼쪽의 연보랏빛 꽃이 '차이니스물망초'

    여린 듯 작은 꽃들도 무더기로 모이면

    수수한 화사함으로 묶이는 힘이 있답니다~~ㅎㅎ


    흑해 바다가 보이는 식물원의 언덕~!


    코알라가 좋아한다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결이 뒤틀리며 올라간다.



    토양이 좋아 여기 식물들은 거의 자이언트다.

    죽순의 크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음~!ㅋㅋㅋ



    자란도 향기를 흘리며

    한 무더기 피어있던 그 너머로~~



    흑해 바다가 푸르게 누워있다.

    수평선에 걸린 연보랏빛 구름은 수채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고

    하늘인지 바다인지

    혼돈의 미학을 펼쳐놓던 흑해의 물빛~!


    이제 흑해의 진주, 바투미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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