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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현골 정월 약초장을 담갔습니다~!
    약선요리방 2019. 3. 6. 15:57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지난 2월 26일이 말날(甲午)이라

    장 담그려고 날을 잡았더니

    귀농귀촌인들 연찬회가 겹쳐

    결국 어제, 음력 정월 스무아흐렛날 장을 담갔습니다.


    보현댁의 한 해 가장 큰 행사라

    2박 3일의 준비기간이 걸렸습니다~~ㅎㅎㅎ

    울집 장독대가 북쪽에 있어

    장을 담가 햇살을 잘 받게 하려면

    항아리를 남향으로 옮겨야 합니다.


    일주일 전에 항아리를 옮겨와서

    몇 번이나 물로 우려내고, 씻고

    말리기를 반복하면서 준비했네요.

    울집 보물 1호 15말 들어가는 장항아리랍니다~!


    올해 미세먼지 날아오는 날이 많아

    메주는 처마밑에 매달지 않고

    볕이 잘 드는 체험관 창 앞에서

    억새줄기를 깔고, 계속 돌려가며 말렸습니다.


    장 담기 10일 전에 다시 발효실로 들어가

    저온으로 10일간 2차 발효를 마치고

    이불을 걷어내니,

    구수한 메주 냄새가 향기롭기까지 하네요~~ㅎㅎ


    보현골에 들어와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약초장을 만드는 일이었답니다.


    올해는 장 담을 때 쓰려고 모아둔 것들을

    다 꺼집어내어 정리해보니

    모두 17가지네요. 작년보다 3가지가 늘었어요.


    보현산 일대에서 채취할 수 없는 것들

    해남에서 황칠나무를 구하고

    강원도 인제에서 벌나무를 택배로 받았고

    대추는 우리가 키운 나무에서 얻었네요.


    커다란 가마솥에 이틀동안

    초탕과 재탕을 6시간씩 끓여

    약초물을 준비했습니다.


    소금은 신안 신의도에서 공수한 토판염을 풀어~



    옆지기 팔이 아프게 소금을 녹였답니다.



    요렇게 덮어 하룻밤 충분히 갈앉히는 작업을 했지요.


    메주도 전날 저녁에 씻어 물기를 빼두고~~


    하룻밤 충분히 갈앉힌 소금물에

    거품들은 망으로 모두 걷었습니다.


    염도계로 염도 측정하고,

    본격젹으로 장 담기로 들어갔습니다.


    고추와 대추는 제일 이쁜 것들로 골라두고

    참숯도 준비하고, 통황태는 작두로 잘라 깨끗이 씻었어요.


    볏짚에 불을 붙여 항아리 안을 소독하고,

    항아리 안에 떨어진 재는

    다시 행주를 빨아 깨끗이 닦아내고~~


    삼베주머니에 황태를 넣어 항아리 밑바닥에 깔아줍니다.



    주머니를 눌러가며

    차곡차곡 메주들을 넣어주었지요.


    메주 5말을 다 넣으니

    항아리 절반쯤 됩니다.


    약초 소금물을 면보에 걸러가며 부어줍니다.



    메주 5말에 약초 소금물 8말~!

    보통은 메주 1말에 소금물을 2말씩 붓지만

    간장을 맛나게 만들려고 소금물을 줄였답니다.


    거의 한 시간이 걸려 소금물 붓는 작업이 끝나고~~


    대추랑 고추랑 불 붙인 숯까지 넣어

    마침내 가얏고네 약초장이 완성되었습니다.


    약초물 끓이고 준비하느라 2박 3일이 걸렸지만

    사실 메주 만든 날로부터 꼬박 70일이 걸렸답니다~~ㅎㅎ


    장 담기 위한 긴 여정이 끝이 났어요~!!!



    마지막으로 소금물로 씻은 다시마 이불 덮어줍니다.


    다시마 위에 곰팡이가 올라오지 않도록 관리를 잘 했다가

    나중에 장가르기한 뒤에

    된장 위에 다시 덮어주면 됩니다.


    곰팡이가 많이 피어 재사용이 어려우면

    새 다시마 덮어주면 더 좋아요.

    다시마에서 여러가지 좋은 성분들이 우러나와

    장맛이 깊어지고,

    메주가 소금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한답니다.


    옆지기가 엉성하게 꼬아주는 새끼줄에

    숯과 고추를 끼워 금줄을 쳤습니다~~ㅎㅎㅎ


    울집 보물 1호 장항아리는

    이렇게 종일 햇살이 잘 드는 남향에서

    2개월 뒤에 장가르기하는 날까지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3월이 된 것을 어찌 알았는지

    화단에서 크로커스가 제일 먼저 활짝 피었네요~~


    오늘은 히아신스도 꽃봉오리 엽니다.

    향기도 좋은데, 속에 꿀도 품었는지

    벌들이 날아와 꽃속으로 드나듭니다~~


    밭 한 쪽에 심었던 명이가

    어느 틈에 이렇게 푸른 잎을 쑥 내밀고 자랐네요.

    올해로 심은 지 3년이니

    이제 뿌리도 잘 내렸지 싶

    부지런히 따다 먹어보려구요~~ㅎㅎ


    갑작스레 봄이 찾아와

    이제 산으로 들로 열심히 봄생명들 찾아다닐 일이 즐겁습니다.

    곧 봄나물들 캐다가 봄밥상 차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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