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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유럽 여행기 1 - 리투아니아 '빌뉴스'
    여행 이야기(해외) 2025. 8. 24. 18:18


    40일간의 긴 북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1개국이나 되는 많은 나라를 다녔고

    돌아와서 시차적응한다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엄청난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며칠이 지났고

    이제야 하나씩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시원하고, 춥기까지 했던 나라들이

    다시 그리워지면서, 뒤섞인 기억들을 불러 모아 봅니다.

     

    7월 12일 밤 9시 40분 핀란드 국적기 핀에어를 타고 떠났다.

    밤에서 밤으로 이어진 비행은

    북유럽 현지 시간 새벽 3시를 넘어서자

    멀리 지평선 너머로 어렴풋 일출이 시작되었다. 

     

    북유럽의 백야다~!

    밤이 짧고, 낮이 아주 긴 시간들,

     

    이번 여행의 시작은

    발트해 연안에 위치하는 작은 세 나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거쳐

    다시 핀란드의 헬싱키로 들어가

    본격적인 북유럽 여행을 하게 된다. 

     

    헬싱키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4시 25분

    (시차 7시간인데 썸머타임이 적용되어 6시간이니, 한국시간 오전 10시 25분)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다시 환승해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로 가야해서

    바깥으로 나갈 일이 없었다.

     

    환승하러 가는 공항 내부에 붙어 있던

    반가운 한글 안내문이다.

     

    핀란드 국적기 '핀에어'가 인천과 헬싱키를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북유럽으로 가는 관문이 되어버린 헬싱키는

    곳곳에 한국인을 위한 배려를 해두었다.

     

    새벽의 공항 내부는 거의 문을 닫은 상태라 썰렁했다

    빵을 파는 가게에서 빵 몇 개를 사다 나눠 먹고,

     

    다시 빌뉴스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가운데 통로를 두고,

    두 사람씩 앉을 수 있는 소형인데 깔끔하고 쾌적했다.

     

    1시간 40분 만에 빌뉴스 공항 도착,

    이제 긴 여행의 시작이다.

     

    큰 캐리어는 감당이 안 되어

    나는 중간크기와 기내용 캐리어로 나눠 가져갔다.

    자유여행이라 가끔은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빌뉴스로 바로 운반된 캐리어를 찾아 싣고,

     

    택시를 불러 타고 예약한 호텔로 먼저 갔다.

    20분 만에 도착한 호텔은 대통령궁 바로 뒷쪽에 위치해

    걸어서 구시가지와 중심 관광지를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살방살방 걸어서 빌뉴스 탐방에 나섰다.

     

    대통령궁과 근접한 곳이라 

    거리는 모두 깔끔하고 건물들이 아름다웠다.

     

    리투아니아는 크기가 한국의 2/3정도로 작은 나라이고

    수도인 빌뉴스의 인구가 고작 56만 정도인 소박한 도시다.

    그러나 중세의 고풍스러움과

    현대적 예술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대통령 궁으로 가는 길은,

    붉은 베고니아가 빼곡하게 심어져 첫인상이 강렬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대통령궁은

    근위병도 보이지 않고 조용하기만 했다.

     

    대통령궁을 지나 구시가지로 진입

    길치인 나는 우선 길익히기에 돌입했다.

     

    아직 오전 10시도 안 된 시간이고, 일요일이라

    식당은 모두 아직 영업전이고

     

    배가 고팠던 우리들은 일단 문을 열어둔 마트로 들어갔다.

    '리미'란 이름을 단 이 마트는

    우리나라로 치면 마트에 편의점을 가미한  곳으로 없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리미'는 발트 3국 모든 나라에 있어서 

    우리 일행들에게 요긴한 먹거리들을 제공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갓 구워나온 빵 냄새가 구수했다.

     

    빵과 음료수를 사서, 우선 간단한 아침식사~!

     

    이번 여행의 일행들은 총 8명

    여행 밴드에서 뜻을 같이해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경유한 시간까지 총 비행시간만 18시간에

    아침이라 호텔에서 잠시 쉬지도 못하고

    다시 걷는 중이지만, 표정만은 다들 행복하다.

     

    빵 먹은 힘으로 다시 타박타박 걸어가다 만난,

    고딕 양식의 성당에서는

     

    일요미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너무 경건한 분위기라

    살짝 들여다보고 조용히 나왔다.

     

    뒷쪽으로 연결된 성당은 또 다른 성당이라

     

    들여다보니, 이 곳에서도 아침 미사가 한창이었다.

    성인 '아시시'의 이름을 딴 이 성당은,

     

    입구 회랑에 걸린, 아주 오래된 나무십자가가 인상적이었다

    15세기에 만든, 리투아니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십자가 상이라고 한다.

     

    이 성당을 만든 베르나르딘 수도사들이

    15세기에 목조교회를 처음 지으면서

    이 나무십자가를 함께 만들어 걸었는데

    성당은 불타서 벽돌로 재건하고

    나무십자가만 지금까지 남아있다.

     

    이 나무십자가는 신자들과 방문객들에게

    깊은 영적 의미를 지니며,

    베르나르딘 수도사들이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기리는 신심의 상징이다.

     

    헬싱키에서는 비가 왔건만

    여기는 날씨가 아주 청명하고 좋았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어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던 곳,

    구름까지 시시때때로 추임새를 넣어주었다.

     

    리투아니아의 특별한 작은 공화국

    '우주피스 공화국'에 도착했다.

     

    2009년, 하일지의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을 통해 한국에 알려졌고

    2016년 '신비한 TV 스프라이즈'를 출연하면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곳이다.

     

    구시가지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작은 나라'이다

    헌법과 국기와 국가, 행정조직, 화폐 등을 만들었고

    현재 '로마스 릴레이키스'란 대통령도 있다.

     

    그러나 4월 1일 하루만 문을 열고 존재하는 나라라

    지금은 별로 의미가 없어, 산책하듯 한 바퀴 걸어나왔다.

     

    들어가는 다리 난간 양쪽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

     

    그리고 다리에서 내려다본 한 쪽 벽면엔 인어공주가 붙어 있고

    다리 가운데로 누군가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네가 늘여져 있다.

    사람들이 개울을 건너와 앉아보기도 한다.

     

    달라이라마 존자님이 다녀간 흔적도 있고,

     

    삼거리에 우뚝 서 있는 청동조각상 '우주피스의 천사'

    삼거리 건너편에 천막 쳐진 곳에

    피자 맛집에 있다기에 한 판 먹으려고 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 곳 사람들은, 아침을 아주 늦게 시작하고

    밤늦게까지 하루를 즐기는 습관이 있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아마도 밤 11시가 되어야 일몰이 시작되는

    백야의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반사가 되어 글자가 잘 보이진 않지만

    세계 각국어로 쓰인 헌법 41조의 전문인데

    한국어도 있어 반가웠다.

     

    한 마디로 느리고, 게으르게,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곳이라 정의되어 있다.

     

    여기도 대부분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대충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왔다.

     

    곳곳에 예술가들의 흔적은 남아 있었다.

     

    우주피스 공화국을 나와

     

    다시 구시가지로 진입

     

    대통령 궁앞에서, 낮 12시에 진행된다는

    국기 교환식을 잠시 관람했다.

     

    가다보니 어디서 왔는지 사람들이 가득했다.

    달아두었던 4개의 깃발을 내리고

    뒤에 서 있는 분들이 들고 있던

    새 깃발을 교체해 올리는 것이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우리도 비로소 식당으로 와서 아점을 먹었다.

    대장님이 지목한 맛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다들 1인 1메뉴씩 시켜 먹었는데

    긴 기다림 끝에 먹어서인지, 배가 고파선지

    음식이 한결같이 맛있었다.

     

    가격도 적당한 한 접시당 대충 8유로씩(13,000원 정도)

    접시랑 플레이팅도 제법 품격이 있었다.

     

    감자랑 버섯구이

    연어그릴구이

    삭힌 청어와 샐러드

    (청어의 새로운 맛을 느꼈는데 비리지도 않고 진짜 맛있었다)

    치킨과 감자튀김

     

    우리는 여기에서부터,

    한국의 식당에서 가지는 습관을 완전히 바꾸어야 했다

    사진이 없어, 음식 고르는 일에 30분

    주문 들어가면 1시간이 걸리고(대신 신선하고 맛있다)

    먹는 과정이 1시간 정도가 기본이다.

    그러니 밥 한 끼 먹는 시간이 3시간 걸린다는 말이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들은 처음엔 적응이 어려웠다~~ㅎㅎㅎ

     

    밥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걷다가

    슈거파우드를 뿌린 도너츠가 먹음직해서 물어보니

    1개 3유로에 현금만 받는단다

    너무 비싸기도 하고, 현금이 없어 2개만 사서 모두 나눠 맛만 보았다.

    별다른 맛은 아니었다.

     

    리투아니아의 심장이라 불리는

    건물이 아름다운 '빌뉴스 대성당'

    가장 번화한 거리의 중심에 자리하는

    웅장한 중세풍의 고딕양식 건축물이다.

     

    앞쪽의 첨탑은 보수공사 중이고

    뒷쪽 로마 신전 형식의 본당 건물은

    도리아식 기둥이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정면의 성당 지붕에는

    성인 헬레나, 카시미르, 스타니슬라우스 상이 자리하고 있다.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일요일 미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긴 성당 내부의 양쪽 벽면으로는

    작은 방들을 만들어 두었는데

    방마다 다른 상징성의 의미를 두는 것 같았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어 두루 감상만 하는 것으로~~ㅋㅋ

     

    나오려는 순간 만난 성가대원들,

    걸어서 성당의 중앙에 자리잡고

    성가 부르는 것을 잠시 감상하다 나왔다.

     

    다음으로 멀리 게다미나스 성의 벽돌탑이 보이는데

    푸니쿨라가 있지만, 걸어서 올라가기로 했다.

     

    성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빌뉴스 국립 박물관'은

    시간이 늦어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돌길과 계단으로 이어져

    제법 한참을 올라갔다.

     

    올라가다 계단 옆에서 만난

    아주 낯익은 식물 - 머위잎이다

    그러니까 여기의 7월이

    우리나라 4월초 정도에 해당하는 기온과 날씨라는 뜻이다.

     

    계단 중간에서 내려다본 국립 박물관 내부의 모습인데

    규모가 엄청나다.

     

    13세기 게다미나스 공작이 만들었다는

    어퍼성의 일부분인 붉은 벽돌탑~!

     

    1989년 8월 23일

    여기에서 출발해, 라트비아의 '리가'를 거쳐

    에스토니아 '탈린'까지 620km에 달하는 거리를

    발트 3국 200만 명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독립을 이끌어낸 역사적인 공간이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로부터

    1990년에 독립한 나라이다.

     

    땀을 식히며 사방으로 빌뉴스 시내를 감상했다.

    작지만 아름답고 품격있는 도시

    '빌뉴스'의 모든 풍경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긴 여정동안 룸메가 되었던 친구랑 사진 한 장~!

     

    멀리 우리 일행을 환영해주는 무지개가 펼쳐졌다.

    긴 여정의 피로감을 내려놓고

     

    구시가지를 걸어 돌아오는 길에

    오전에 들렀던 '리미' 마트에서 장을 봐서 돌아와

     

    대장님 방에서 북유럽 여행의 출발을 선언하며

    길고도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뒤로 꼬박 31시간을

    비행기에서 쪽잠을 잔 것 말고는

    제대로 잠도 못자고 오래도록 걸어다녀

    우리는 모두 지치고도 지친 상태였다.

     

    현지시간 밤 10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바깥은 환했고

    나는 눈알이 아리도록 피곤했다.

     

    너무도 길었던 여행 첫 날을 마감한다.

    긴 여정에 설렘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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