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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여행기 17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1>여행 이야기(해외) 2024. 7. 25. 19:41
여행 마지막 날~!
사마르칸트로 떠나면서,
캐리어를 맡겨두고 간 타슈켄트의 호텔로
다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묵었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인다.
호텔 앞에는 여전히 태극기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오늘은 타슈캔트 시내관광을 하고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간다.
전용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타슈캔트에 있는 놀이공원을 보며 지나가는데,
그 안에 서울공원이 있다
한국에서 지원을 받아 지은 공원이라
담장이랑 기와가 돋보이고, 정자도 하나 있다.
국회의사당에서 한 블록 옆으로 들어서는 길,
무스타킬리크 광장으로 가는 길이다.
무스타킬리크 광장은
우즈베키스탄의 독립을 기념하여 만든 곳이다.
나무 기둥이 있는 긴 회랑으로 이어지는데,
회랑 안쪽으로, 벽면에 금장으로 만든 책이 펼쳐져 있는데
1,2차 세계대전과 아프간 전쟁 때
전사한 군인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회랑이 끝나는 곳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고 있고
그걸 지켜보고 앉아있는 여인은
전쟁 때, 고아들을 모아 엄마처럼 돌본
우즈베키스탄의 어머니상이다.
대리석으로 연결된 길을 따라 걷다보면,
경제재정부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 길가에
가로수처럼 심어 가꾸는 나무가 뽕나무다
뽕나무들 윗쪽을 자르고, 아래로 늘어지게 키웠는데
나는 중앙아시아에 와서, 비로소
뽕나무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재정경제부 건물 모퉁이가 보이고,
그 앞으로 상징적 기둥을 만들어
우즈벸의 국조 백학을 올려 두었다.
문득 드라마 모래시계의 OST
'백학'의 장엄한 멜로디가 머리 속으로 흘러간다.
돌아오지 않는(전사한) 병사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장엄한 미사곡이다.
앞에서 보고 온, 꺼지지 않는 불꽃과
전사자들의 명단이 적힌 금박의 책장이 연결되면서
잠시 숙연한 마음이 일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라의 역사는
전쟁을 빼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우니
역사의 수레바퀴는 쉽게 굴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곳곳에 분수를 틀어두었기에
뜨거워오는 마음을 잠시 갈앉혔다.
지하도로 내려서, 건너편으로 가는 길에
전쟁공원 지하철 역이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지하철이 타보고 싶어 가이드를 졸랐다.
"우리 한 정거장만 갔다오면 안 될까요?"
일단 잠시 기다리란다~~ㅎㅎ
건너편으로 올라와 다시 걸어가는 길가에
130년 되었다는 고풍스런 건물을 보았는데
노후화되어 사람은 살지 않고, 관리대상 건물이란다.
참나무에 벌써 도토리가 맺혀있었는데
이 나라에선 묵 같은 걸 만들어 먹진 않는다고 한다.
자귀나무가 여기서도 꽃을 화려하게 피우고 있었고,
숲으로 연결되는 길을 한참 걸어
우린 '브로드웨이'로 가는 중이다.
중간중간, 나무를 잘라내기도 하고
가지치기도 하면서 관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숲길에서 빠져 나오면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는 '브로드웨이'가 나오는데
타슈켄트의 문화 1번지로 불린다.
벼룩시장 같은 중고품, 골동품 같은 것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고,
그림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당신이 그린 것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ㅎㅎ
수제 장신구도 팔고 있었고
길거리 화가들의 초상화 그려주는 코너도 있었다.
낮엔 사람들이 거의 안 보였는데
저녁이 되어야 모두들 나온단다
하기야 젊은이들도 낮에 다들 바쁘게 뭔가를 하는 시간이니...
날이 너무 덥고 지쳐서,
카페에 잠시 들어가 음료수 한 잔씩 마시며 쉬었다.
여기도 실내 공간이 아니라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야외 공간에 앉았는데
여전히 너무 더웠다.
망고스무디를 시켰는데, 망고 맛이 살짝 나기는 하지만
너무 달아 마시기에 부담스러운, 이상한 것이 나왔다.
가격도 비싸고, 더위도 해소하지 못한 채 다시 걸어서...
길가엔 정말 사람 하나 찾기 어려웠는데
밤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 들어
길거리 공연도 하고, 여러가지 쇼도 펼쳐지고
푸드트럭이랑 와인바들이 줄줄이 영업을 한다고 한다.
놀이문화가 별로 없어,
길 한쪽엔 탁구대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길 건너편에 우즈베키스탄 호텔이 보이는데
이 부근이 타슈켄트의 중심가이며
호텔 앞으로 아미르티무르 광장이 있고
광장 한가운데 티무르 왕의 동상이 앉아 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아미르티무르 박물관'이 나온다.
14세기의 대표적 통치자 티무르 왕의 초상화와
그 후손들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연초록 지붕을 가진, 현대식 돔형 박물관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기둥양식과,
코란이 새겨진,
신비한 푸른 빛의 문으로 둘러진 원형 박물관~!
가이드가 입장권 끊으러 간 사이
모두들 시원한 박물관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들어서면, 1층의 벽면 전체에
티무르 왕의 사신 접대 모습이
화려한 색체로 그려져 있다.
한국어 도슨트는 없고
영어 도슨트가 오셔서 설명을 하는데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설명 도중, 강하게 귀에 닿는 말은
자기들은 기도를 하거나, 놀랐을 때
'Oh my god'라 하지 않고
'Oh my dangolle'라 한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카자흐스탄'이 튀어나왔는데
저 분이 격하게 동의했다.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을 저술한 김정민 선생이
카자흐스탄과 한민족의 뿌리가 같다고 주장하면서
10가지의 증거를 제시했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당골레'의 어원이었다.
단군을 고조선어로 '당골레'라 불렀는데
'무당' 즉 '제사장'을 의미한다.
제정일치시대에 있어서 왕이 곧 제사장이었던 것이다
카자흐스탄어로 '탱구리'란 말이 있는데
바로 '단군'을 지징하는 단어이며
그들의 시조였다고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되어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중앙아시아는 분명, 한반도와 고대시대부터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전시된 것들은, 우리가 이미
사마르칸트나 부하라에서 보고 온 것들도 있었고,
현대식으로 제작되어 화려한 색채로 그려진 벽화는
박물관이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점심 먹으러 이동하는 길,
오늘 점심은 타슈켄트에서 젤 유명하다는 뽈롭(기름밥) 전문점
'비슈케종'에서
이 집은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꼭 남산타워처럼 생긴 탑 바로 곁에 위치한다.
'비슈케종'이란 '다섯 개의 항아리'란 뜻이다
타슈켄트의 모든 관광버스가 이 집으로 오는 느낌이랄까?
엄청나게 넓고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다.
바깥의 더운 곳에도 사람들이 북적이고,
안쪽의 에어컨이 나오는 별실마다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우리도 한 방으로 안내받아 자리를 잡아두고,
잠시 주방 구경을 갔다.
엄청나게 거대한 가마솥에서
한번에 500인분은 족히 될 것 같은 뽈롭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었고,
날씨가 너무도 더운데
장작불을 피워 뽈롭을 볶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기계처럼 고기를 자르고 있고,
도시락으로 싸가려고 줄도 엄청나게 길고,
이 솥에서는 거의 뽈롭을 다 퍼내고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런 솥이 다섯 개가 아니라 열 개쯤 보였는데,
안에 들어서니 열기가 확~~
각자 뽈롭 한 그릇과 샐러드 한 종지
그리고 미니 오이 피클 같은 것 하나씩
그런데 이 집 뽈롭은 양고기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나는 도저히 먹지를 못하고 그냥 앉아 있었더니,
우리 가이드가 빵을 하나 살짝 주고 간다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에도 챙겨주는 마음이 넘 고마웠다
방금 구운 듯한 따끈한 빵은 구수하고 맛있었다~~ㅎㅎ
우즈베키스탄에는 유일하게 포도 생산이 많아
와이너리가 있다는데, 우린 방문도 못해보고 돌아가야 한다.
이 집 야외식당의 지붕을 만들어주고 있던 포도나무~!
점심 먹고, 마지막으로 들런
타슈켄트 최대 재래 시장 '초르수 바자르'
초록색의 돔 지붕이 꼭 유목민들의 유르트를 연상시키고
'초르수'의 뜻은 페르시아어로 '교차로'를 의미한다.
예전 실크로드 시절에 여기가 교역의 교차로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초르수'를 빨리 발음하면 '철수'로 들려서
한국 사람들은 여기를 '철수 바자르'라 부른다~~ㅋㅋ
실내 시장도 엄청나게 넓지만,
여기를 넘어서서 반대편 바깥으로 나가면
끝도 없이 펼쳐진 시장이 연결된다
길 잃기 십상이니, 가이드와 동행하거나
딱 사고싶은 것만 사고 나와야 한다.
여기서 우리 일행은 둘로 나뉘었다.
쇼핑을 할 사람들과, 하지 않을 사람들로 나뉘어져
쇼핑할 일행들을 남겨두고
우리는 나머지 일정들을 만나러 간다.
사진이 너무 많아 나머지는 후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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