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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댁네 정월 약선장 담갔어요~^^장 이야기 2024. 2. 29. 08:19
보현골의 보현댁입니다~!
보현댁의 년중 행사에서 젤 중요한
약선장 담그는 일을 겨우 마쳤습니다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해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바람에
말날도 장을 담글 수가 없어 기다리다가
어제 손 없는 날로 잡아 장담기를 했답니다.
장 담는 일도, 하늘과 땅이 도우지 않으면
계획대로 되지가 않는답니다~^^
올해 준비한 약재는
벌나무, 예덕나무, 송담, 황칠나무, 두충피, 당귀
엄나무, 화살나무, 뽕나무, 구증구포한 겨우살이,
아홉 번 덖은 둥글레, 돌복숭나무,
6년근 황기, 대추, 상황버섯, 영지버섯
총 16가지로 준비했답니다.
기본적으로 관절에 좋은 약재랑
면역력 높이는 약재로 해마다 조금 다르게 마련해둡니다.
초탕 약초물 끓이기 4시간
살짝 식힌 다음, 토판염을 가져와 풀어줍니다.
재탕 약초물 끓이기 4시간,
한참 식힌 다음에 소금물 만들면서 맛을 보니
덜쩍지근한 것이 그냥 마셔도 맛이 좋습니다
나중에 좋은 간장이 되겠지요?
소금물은 하룻밤 갈앉혀두고요
메주도 전날 가져다
먼지랑 곰팡이들 일차로 살짝 씻어
밤새 물기를 빼둡니다.
젤 이쁜 고추랑 대추도 준비하고
참숯도 미리 준비해두고,
장담기 시작합니다.
갈앉은 소금물에, 아침에 다시 염도 확인합니다.
18.1
살짝 짜지만 괜찮습니다
된장은 2년을 묵히면서
콩물 치대기를 두 번하면 염도가 내려갑니다.
미리 씻어 말려둔 항아리에
숯불을 돌려 소독부터 합니다.
짚불소독은 짚불 재 닦아내는 것이 힘들어
올해부터는 숯불 소독으로 바꾸었어요
삼베주머니에
황태 3마리, 고추씨 2컵을 넣고
잘 동여매어 항아리 바닥에 놓고
메주를 차곡차곡 올려줍니다.
메주 5말이 모두 들어가면,
소금물 가져다 면보에 걸러가며 부어줍니다.
메주 5말에 소금물 160L만 넣습니다
일반적으로 메주 5말이면 소금물 200L를 넣지만
보현댁은 간장 맛을 깊게 만드려고
소금물을 줄여서 붓습니다.
마지막으로 씨간장 1바가지 부어 발효를 도와주고
준비한 고추와 대추를 넣고요
불 붙인 숯을 마지막으로 띄워주면서
항아리 윗부분 소독도 겸합니다.
다시마 이불 덮어서
메주에 햇볕이 닿는 것도 차단하고
간장 맛도 풍미있게 만듭니다.
소금이 좋으면 장에서 단맛이 나고
햇살이 좋으면 장이 향기롭다 했으니
이제 달고 향기로운 장으로
잘 익어가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면보 덮고, 항아리 뚜껑 덮고
만들어둔 금줄 가져다 매어줍니다.
장이 익는 기간동안, 가장 햇살이 잘 드는
남쪽 별관 창앞으로 항아리를 두면
드나드는 대문이랑 가까워
잡균 번식하지 말고, 동티나지 말라고
금줄을 쳐서 둡니다.
며칠동안 넘 무리를 해서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파
황토방에 장작 넣고, 오후엔 허리 지지며 쉬었답니다.
무슨 봄장마가 그리도 길게 이어지든지
아주 지루하고 습한 시간들 이었답니다.
새벽엔 서리가 가득 내리고, 추웠지만
낮엔 햇살이 청명해서, 장담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답니다.
메주 만든 날로부터 꼭 87일간의 대장정이 끝이 났습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중요한 일을 마쳐
보현댁의 마음이 아주 홀가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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