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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여행기~^^여행 이야기(국내) 2023. 6. 30. 18:21
백운산 휴양림에서 숲의 정기 받으며 편하게 잘 자고
아침은 연잎밥을 쪄서 간단하게 챙겨 먹었습니다
짐 챙겨 정선으로 넘어왔어요
약 2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태백산 정암사
참 오랜만에 찾아온,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사찰입니다.
문수전에 먼저 참배하고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는 유월의 경내 숲길이었어요
적멸보궁부터 참배합니다.
적멸보궁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곳이라
불단에 부처님이 계시지 않아요
적별보궁 뒷쪽 언덕위에 수마노탑이 있고
그 탑 내부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놓았답니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영축산 통도사
이 외, 통도사의 사리를 나누어
사명대사가 옮겨 놓았다는
비슬산의 용연사 등도 있지만,
부처님의 진신사리라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그 수많은 부처님 진신사리는
누가 진짜라고 인정해준 것일까요?
학계의 정설은 부처님 다비를 마친 유골을
조금씩 나누어 안치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 의견이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처님의 진신사리탑 앞에서
그저 사업성취나 가족의 건강을 비는 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이치는 아니랍니다.
불교는 수행을 통해 해탈과 열반이 이르는 것이 목표이고
'해탈'이란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열반'이란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따라서 죽어서 가는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 수행을 통해 스스로
열반과 해탈을 증득해야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랍니다.
열목어가 산다는 개울을 지나서
언덕 위로 한참을 올라갑니다.
국보 332로 지정된 정암사의 '수마노탑'입니다.
7층 모전탑 형식으로 '마노'석으로 쌓아올린 탑인데
이 마노석을 용왕이 자장율사에게 주어서 탑을 쌓았다고 해서
물에서 나온 마노석이란 뜻의 '수마노'가 되었답니다.
자세히보면 이 탑은 돌로 만든 석탑이 아니라
작은 벽돌을 쌓은 전탑인데, 사실은 벽돌이 아니라
마노석을 벽돌처럼 깎아서 만든 것이라 모전탑(模甎塔)입니다
제작시기는 고려시대로 추정하는데
그 오랜 세월동안 탑신에 이끼가 끼지 않는 것이 놀랍지요?
수마노석은 얼핏 보면 대리석이랑 비슷해보이지만
대리석처럼 견고한 돌은 아니랍니다.
탑의 내부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안치했고
금속으로 된 상륜부와 탑신의 귀퉁이마다 달린
풍경이 완벽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국보로 지정이 되었답니다.
탑돌이 잠깐 하고, 삼배 올리고, 내려갑니다.
태백의 산자락에 자리하는 정암사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모습이 없어
저는 그런 모습이 참 마음에 듭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널리 퍼뜨린 전법의 참뜻은
큰 절을 세우고, 큰 탑을 세우고, 거대한 부처상을 세워
거기 불사를 하고, 불공을 드리고, 축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불성을 깨달아 스스로 부처가 되라는 것이니까요
절은 그저 수행자들의 수행공간으로 단순하고 정갈하면 됩니다.
정암사를 다녀가면 제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라
모처럼 절간다운 절간을 만나는 행복감이 가득했답니다.
정암사 뒷쪽으로 산길을 10분 정도 올라오면
함백산 만항재 - 천상의 화원이 펼쳐집니다.
이때부터 소나기 예보가 있어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너무 넓어서 다 돌아보진 못하고
1시간 정도만 돌아보기로 합니다.
봄꽃은 다 지고,
여름꽃은 아직 피지 않은
어중간한 시기라 꽃을 많이 만나진 못했답니다.
약 20여 종 만났는데 대충 사진을 올립니다.
왼쪽 윗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꽃쥐손이, 쥐오줌풀, 콩제비꽃, 족도리풀
고광나무꽃, 감자난초, 가는범꼬리, 나비나물
붉은토끼풀, 미나리아재비, 노랑장대꽃, 수영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꽃들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잠시
먹구름 끝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서둘러 자동차로 돌아왔답니다.
내려오는 길에 우박을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앞이 안 보일 지경이었어요~~ㅠ
만항재에서 내려오는 길 10분 정도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인데
구석진 자리에 있어 주차장이 없습니다
바로 붙은 옆집엔 주차장이 있어도 파리만 날리고
이 집에는 비가 쏟아지는데도 사람들이 난리도 아닙니다.
주변 도로에 겨우 주차를 하고
잠시 비가 그친 틈에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이 집은 예약도 안 받습니다
그냥 들어가는 순서대로 앉으면 됩니다.
곤드레돌솥밥 1인 12,000원인데
반찬 21가지 모두 맛이 괜찮았어요
곤드레 나물이 좀 적은 편이라 반찬으로 나온 나물들
이것저것 넣고 비벼서 아주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된장도 집에서 담근 된장이라 짭짤하니 좋았어요
점심 거하게 잘 먹었으니
이제 차 마시러 옵니다.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였던
'운암정 한옥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드넓은 정원이 펼쳐지네요
대문 문짝도 특이합니다
엄청 폭이 넓은 통판 나무에 양쪽으로 복과 수를 새겼네요
이 문을 드나드는 모든 분들에게
복과 장수를 기원한답니다.
한쪽 건물은 빵과 커피, 차들을 판매하고요
다른 건물에선 술과 음식을 판매하는데
이건 예약제라서 바로 주문은 안됩니다.
찻집도 엄청나게 넓어서
고전적인 양반가 스타일의 자리에 앉아서 마셔도 좋고
칸칸이 나뉘어진 방에 앉아 마셔도 좋고
처마 아랫쪽 야외 탁자에 앉아도 좋답니다
우린 여기에 자리잡고 앉았는데
비가 또 다시 엄청나게 쏟아져
바지가랭이 다 적시길래,
커피잔 들고 실내로 들어왔답니다.
식객에 자주 등장한 배경이지요?
대령숙수를 선발하기 위한
요리경연이 치열하게 펼쳐지던 '식객'이
그 당시엔 아주 새로운 드라마였답니다.
대령숙수가 사용했다는 칼도 구경하면서
커피 잘 마시고 나옵니다.
운암정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정선 507 미술관에 왔어요
비가 다시 그치고
산안개가 연기처럼 산위로 올라갑니다.
빗사이로 잘 다니는 중이었어요~~ㅎㅎㅎ
바깥에 폐철제물을 이용한 '군마'란 작품이 서 있는데
트로이 목마가 생각납니다.
모더니즘을 융합한 인도 전통미술을
현대미술로 발전시킨 새로운 기법의 작품들이랍니다.
원래 분뇨처리시설이었던 곳을 리디자인해서
19년 5월에 미술관으로 개관한 곳입니다.
'보통 사람들을 위한 아트라이프' 정신을 이어받아
입장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저녁 숙소는 '가리왕산 휴양림'입니다.
여기도 두 동을 예약해
각 부부끼리 편하게 잘 쉬었답니다
여행기는 5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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