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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에 먹이는 보약입니다 <우계묵>약선요리방 2022. 12. 16. 18:15
보현골의 보현댁입니다~!
김장하고, 메주 만들고나면
그 다음 큰 숙제가 관절에 먹이는 보약을 만드는 일이랍니다.
이름하여 '우계묵'
닭발 30kg 하룻밤 핏물 우려두고요.
올해 준비한 약재들 챙깁니다
엄나무, 뽕나무, 돌복숭나무, 송담, 화살나무, 황칠나무
계피, 두충피, 접골목, 벌나무, 겨우살이, 둥글레
7년 묵은 영월산 황기, 당귀, 홍삼, 대추,
그리고 가을내내 조금씩 캐다 말려둔 자연산 우슬까지
모두 17가지 약재를 준비했답니다.
아파트에서 하고 싶은 분들은
시중에 판매하는 15약초나 18약초 사다 쓰세요
(1인분에 2봉 준비하면 됩니다)
꼭두새벽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
장작불부터 지펴야 한밤에 일이 끝나기에
새벽부터 서둘렀습니다.
약재들부터 모두 씻어 넣고,
닭발을 올리고,
처음에 끓어오를 때까지는 장작을 많이 넣고 센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불을 은근하게 조절하면서,
10시간을 꼬박 끓입니다.
장작 넣으러 30분마다 다니면서
불조절하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랍니다~~ㅠ
10시간을 푹 끓이면 국물이 초콜릿 색감을 띠는데
장작이 저절로 꺼지도록 두고, 뚜껑 열어 식힙니다.
1시간 이상 식힌 후에
약재랑 닭발을 분리하면서 건져내어
닭발은 이웃에 강쥐들 많이 키우는 집에 보내고
약재 찌꺼기는 나무 곁에 거름으로 부어줍니다.
촘촘한 체로 바닥에 갈앉은 찌꺼기들까지 모두 건져내고,
토판염 1국자 풀어 소금간을 조금 해주면
나중에 마시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제가 워낙 비위가 약해서)
곁에 있는 다른 가마솥으로
남은 찌꺼기 받쳐가며 부어내어 식히고,
1시간 간격으로 위에 뜨는 기름을 걷어냅니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스티로폼 상자에 김장비닐을 깔고
친구들에게 보낼 것들 나누어 넣어두고,
우리 부부 것은 작은 통에 나눠 굳힙니다.
아침에 보니, 아주 찰진 묵이 되어 잘 굳어 있네요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아침, 저녁 공복에
숟가락 하나씩 묵을 떼어내어 그냥 먹어도 되지만,
뜨거운 물에 중탕을 해서 따스하게 데워 먹음
흡수가 더 잘 되어 저는 데워 먹습니다.
닭발 냄새는 거의 안 나고,
진한 약초 냄새만 남아서 먹기에 아주 수월합니다.
겨울 초입에 한번씩 만들어 먹어주면
겨울나기 보약 겸, 관절에 먹이는 보약으로
또 한 해, 산으로 들로 나물이랑 산야초 뜯고
약초 캐러 다녀도 바람처럼 잘도 다닙니다~~ㅎㅎㅎ
아파트에서 하실 분들은, 1인분 기준으로
닭발 4kg, 건재 우슬 150g, 15약초 2봉을
커다란 곰솥에 넣고 8시간 정도 끓여주면 됩니다.
중간에 물이 너무 졸아들면 조금씩 보충해가며 끓이세요.
지하실 앞의 가마솥 부엌 창문에
새벽마다 얼음꽃이 아름다운 그림을 만듭니다
가만히 쳐다보면 넘 아름다워요~~ㅎ
메주 만들 때 사용한 면보는 삶아 널고,
이불을 세탁해서 널고,
우계묵 끓이면서 사용한 많은 도구랑 그릇들은
물을 펄펄 끓여 모두 깨끗하게 씻어주고
힘들고 긴 일정을 모두 마쳤답니다
이제 청국장 띄우고
조청 한번만 더 고우면
겨울철 큰 숙제는 모두 끝나지 싶습니다.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면서
다시 원고를 쓰려고 합니다
주말엔 추워진다니까 모두들 추위 단속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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