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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카사스 여행기 1 - (조지아) 이베리아 왕국의 천년 고도 <므츠헤타>
    여행 이야기(해외) 2019. 6. 1. 15:39


    오랜 시간을 그리워했던 코카사스~!


    지리적으로는 서아시아에 속하지만

    문화적으로는 유럽쪽에 속하고

    작은 나라들이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

    청정 대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를 하고,

    빙하와 만년설이 있는 나라,

    많은 문인.예술가들이 한번쯤 살아보고 싶었던 나라,

    작은 알프스를 품은 코카사스로 드디어 떠난다~~ㅎㅎ



    인천공항을 출발, 9시간 30분을 날아간 끝에

    경유지인 모스코바 Sheremetyevo 공항에 도착하니,

    하늘이 흐리고, 습습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공항 안으로 들어오자말자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지고,

    하늘이 깜깜하게 내려앉았다.


    경유해서 트빌리시로 다시 떠나기까지

    6시간을 보내는 일이 고단하고 힘이 들었다.

    한국시간 밤 10시에 도착해, 새벽 4시까지 버티자니...ㅋㅋ



    6시간의 시차로, 현지시간 밤 11시에 다시 이륙한

    모스코바 시내의 야경은 거대한 빛의 화원 같았다.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타임머신'이란 것이 바로 비행기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비행기를 타고 우리는

    밤에서 낮으로, 혹은 봄에서 가을로,

    겨울에서 여름으로 떠나는, 무한변신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조지아 여행 12일간을 계속 타고 다녔던 대형 버스~!


    와인의 나라 조지아

    돌의 나라 아르메니아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세 나라를 합쳐도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나라가

    코카사스 3국이다~!


    동으로 카스피해를 끼고

    서쪽으로 흑해에 접하며

    북으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남쪽으로는 터키와 이란에 붙어있다보니,

    끝없는 침략과 전쟁과 자연재해에 시달리며 살았지만,

    나름의 전통과 문화를 고수하며

    지금까지 자신들만의 자부심을 견지하며 사는 사람들~!

    그들을 만나고, 그 풍경과 문화를 만나러 드디어 왔다~~ㅎㅎ



    버스 기사, '라샤'와 함께 호텔 앞에 선 옆지기~!

    얼마나 열심히 가르쳤는지,

    옆지기가 자신의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버터 발린 발음으로~~ "최~성~쌩"이라고 크게 외친다~~ㅎㅎㅎ

    스스로 '최선생'이라고 가르친 모양이다.


    조지아 현지시간, 새벽 3시 25분에 호텔에 도착

    늦잠을 자고, 오전에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1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한식 점심을 먹으러 트빌리시 시내로 나간다.


    걸어가다 만난 과일가게 모습~!


    조지아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모두 유기농 자연재배라

    제철 과일 밖에 없다.

    과일가게에 있는 과일들이 

    한마디로 우리 눈에는 꾀죄죄하게 보인다~~ㅎㅎ


    레스토랑 <서울>은 곰탕, 설렁탕 전문집~!


    제육볶음에, 채소들과 김치, 그리고 김치전,

    호박나물과 계란 장조림... 등이 모두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깔끔한 맛을 주었던 곰탕 한 그릇이

    여행내내 생각나는 맛이었다.


    여행 중반기쯤에 이런 성찬을 주었더라면

    아마도 모두들 눈물 흘리지 않았을까... 싶었다~ㅋㅋ


    옆지기 점심부터 나서서 맥주를 돌리고,

    건배 제의를 했다.


    이게 술이여?  아니여~!

    그럼 뭐여?  정이여~! ㅋㅋㅋ


    바로 앞에 보이는 청색과 팥죽색 윗도리를 입은 분들이

    옆지기랑 갑장이라 여행내내 어울려

    밤마다 술친구에, 카드놀이까지 한다고 밤새는 줄 몰랐다는...



    맛있었던 점심에 힘을 내어

    첫번째 코스로 향한다.

    트빌리시에서 시외로 30분쯤 달려가서 만난 푸른 언덕 위의 교회.


    고풍스런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는 즈바리 교회~!

    6세기에 건립되어 지금까지 모습이 유지되고 있는 즈바리 교회는

    비잔틴 양식과 페르시아 양식, 그리고

    바실리카 양식까지 합쳐진 복합 양식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1,50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이리저리 조화를 이룬 과정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차로 교회까지 갈 수 있었지만,

    우리는 적당한 곳에서 내려,

    양쪽으로 펼쳐진 초지에 피어있던

    온갖 야생화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며 걸었다.


    당아욱꽃, 개양귀비, 미나리아제비, 라벤더...

    이름도 모르는 꽃들까지,

    온갖 들꽃들이 무리지어 피는,

     천상의 화원을 거니는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들꽃 찍느라 빠져있는 나를 친구가 포착~!



    말을 타고 올라오는 코스도 있는 모양이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를 다니면서

    셀 수도 없는 많은 교회와 수도원을 만났다.

    아마도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은 성지순례 코스로도 좋은 여정이지 싶다.


    즈바리 교회로 들어가기 전, 왼쪽을 내려다보면~~



    언덕 아래로 두물머리가 보이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므츠헤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에 가슴이 탁 트인다.


    왼쪽에서 흘러오는 황토색 강(무트커버리강)은

    터키에서부터 시작되어 보르조미를 거쳐 여기까지 흘러오고

    오른쪽에서 흘러오는 옥빛의 강(아라그비강)은

    카즈베기에서 흘러오는 빙하 녹은 물이며

    두 강은 여기에서 만나, 정면으로 보이는

    무트커버리강이 되어 트빌리시 쪽으로 흘러간다.


    즈바리 교회 출입구 윗쪽에 새겨진 십자가

    (길이가 모두 같은 십자가)는 '성 조지'의 십자가라고 한다.


     

    즈바리란 '십자가'란 뜻이다.

    원래 이 교회는 태양신을 숭배하는 신전이었는데

    '성 니노'의 전도로 기독교회가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 지나간 부활절에

    신자들이 바친 꽃과 잎사귀들이 제단 위에 가득하다.



    포도나무를 십자 형식으로 만들어

    머리카락으로 묶어 만든 형태의 십자가는

    모두 '성 니노'의 십자가이다.



    교회의 종들은 모두 세 개씩 건다는데

    성부, 성령, 성자의 상징이란다.


    종루가 무너져 아마도 임시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녹슨 철제 종루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남루한 종루마저 고색창연하게 만든다.



    더러는 완벽한 모습으로 서 있는 건물보다

    무너지고 남은 건물의 일부분이 훨씬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햇살이 쨍쨍한 한낮은 제법 사람을 지치게 한다.

    내려오다 목이 말라 석류즙 한 잔을 10라리에 사 마셨다.

    이 나라 물가에 비해 많이 비싼 값이다

    (한화로 약 4,500원)


    이베리아 왕국의 옛 수도였던 므츠헤타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경주와 같은 천년고도다.


    예수님의 성의가 묻혀있다는

    '스베티츠호벨리 수도원'(생명을 주는 기둥 교회)이 중앙에 자리한다.


    교회와 수도원의 차이는

    기도실이 하나만 있으면 교회,

    둘 이상의 기도실과 건물이 복합구조를 이루면 수도원이라고 한다.



    오래된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마을로 들어서면~


    온갖 기념품들과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는데,


    소시지 비슷하게 생긴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색색이 다른 과즙을 농축응고하여

    속에 견과류들을 넣고 굳힌 일종의 국민 간식이란다.

    이름하여 '츄르츄클레라'


    나중에 나오는 길에 일행들과 함께 두루 사서 맛을 보았는데

    우리나라 곶감 비슷한 맛이었다.

    과일 종류에 따라 물론 맛이 조금씩 달랐다.



    조지아 정교회 교인들이

    일생에 한번은 꼭 오고 싶어하는 성지순례의 메카

    '스베티츠호벨리' 수도원으로 들어간다.



    입구에 말 태워주는 사람도 있고~



    앵무새를 어께에 얹어주고 사진 찍으라며

    돈을 받는 분도 있었다.



    입구 양쪽의 소머리는 권력의 상징이다.



    수도원의 외관은 하도 보수를 많이 한 탓에

    한 마디로 누더기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만들 때, 워낙 벽두께를 두텁게 만들어

    원래의 모습은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외벽 사이에도 공간을 만들고

    건물의 벽 사이에도 공간을 만들어

    외부 세력의 침략이 있을 시에는 수도사들이

    그 공간으로 숨어들어가 감쪽같이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구석에 방치된 듯이 버려진 항아리들은

    예전에 수도사들이 와인을 저장하던 항아리다.


    오래 전부터 수도사들은 대부분 와인의 명장들이라고 한다.

    교회를 운영하는 기금도 마련하고,

    행사때마다 쓰이는 와인을 손수 만들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을 듯...



    창문 위에 있는 공작은 국왕을 상징하고

    더 위에 있는 팔뚝과 망치 같은 부조는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완성했다는 뜻이라고 한다.



    모두들 외벽에 새겨진 문양들을 보며

    '열공 모드'



    포도나무는 다산을 상징하고

    그 아랫쪽의 석류는 풍요를

    양쪽에 새겨진 표범문양은 영주나 장군의 상징이다.

    그리고 아치형의 문 위에 이어지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문양은 영원불멸의 상징으로

    거의 모든 교회에 새겨져 있던 문양이었다.



    기도실로 들어가기 위해서

    여자들은 모두 머리에 모자나 두건을 쓰고

    바지 위에 치마를 둘러야한다기에,

    바구니에 담아둔 치마들을 모두 하나씩 걸치고 들어간다.



    제법 넓은 내부였지만,

    사람들이 많아 조심스레 들어간다.



    십자가에 못 박히는 형벌의 고통에 대해

    긴 고통 끝에 폐에 물이 차서 죽는 질식사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성인'이라 불리는 분들의 삶은

    보통의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초월적인 경지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며, 팔뚝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ㅠㅠ



    맨 아랫쪽에 보이는 나무가

    예수님이 못 박힌 십자가의 조각이란다.



    멀리서 신부님을 모시고 성지순례를 오신 분들이

    경건한 예배를 함께 올리며

    둘러 서 있는 저 기둥이 바로

    예수님의 피 묻은 성의가 묻힌 곳이다~!!!


    기둥 아래 2m 지점에 성의를 묻었다고 하는데

    사실을 확인할 길은 없다.

    그래서 이 성당을 '생명을 주는 기둥 교회'란 뜻의

    '스베티츠호벨리'라고 부르고,

    므츠헤타를 제 2의 예루살렘이라고 부르며

    아주 성스러운 도시로 여긴다.



    한쪽에선 결혼식이 진행중이다.



    까마귀와 함께 그려진 성화는 거의 선지자 엘리야를 나타낸다.



    선지자 엘리야의 방에서

    엘리야의 성화와 엘리야의 망또가 숨겨진 벽에 대한 이야기에 열심인

    우리의 현지 여행사 사장님이자 가이드이신 '데이비드 박'


    기독교의 교리나 성경에 대해 아주 해박하셔서

    끝도 없는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내셨지만,

    종교가 다른 나는, 그저

    내 상식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만 간략하게 전한다~~ㅎㅎ



    세계적으로 희귀한 프레스코화~!

    예수님이 순교하시자

    하늘에 있는 해와 달이 졌다는 뚯이란다.



    십자가 세 개가 그려지는 이 수도원은

    대주교급의 교회라는 의미다.



    키 큰 사이프러스가 줄지어 있는 뒷뜰을 돌아나오자~



    멀리 종탑을 배경으로 묵상하듯 서 있던 포도나무 십자가~!


    오래된 것들이 가지는 세월의 무게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묵은 이끼처럼

    깊은 사연을 품고 또 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하늘이 점차 무겁게 내려앉는 느낌을 감지하고

    서둘러 버스가 있는 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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