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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로 만든 밥상 2 - 겨울 별미 <대구뽈찜>약선요리방 2018. 1. 12. 16:01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이번 주일이 아마도 올겨울 최대의 한파가 아닐까 싶습니다.
월요일만 해도
오랜 겨울 가뭄 끝에 비가 왔답니다.
비가 개이면서
온통 운무를 풀어 거대한 한 폭의 수묵화를 그려주더니
화요일부터 사흘째
자고 나면 눈이 와서 얼기 시작했어요~~ㅎㅎ
주차장 지붕 위에 고드름이 길게 자라난 모습도
이사오고 두 해째
처음 보는 풍경입니다~~
오늘도 낮기온이 무려 영하 6도~!
문만 열고 나가면 시베리아,
문 닫고 들어오면 따스한 온실입니다~~ㅎㅎ
옆지기 이웃 분이랑 포항 나간다기에
대구 한 마리 사오라고 했더니
세~~상~~에~~
장만도 안 한 거대한 대구를 그냥 가져온 것 있지요~!!!
반나절을 씨름해서 겨우 해체했네요~~ㅠ
몸통은 대구탕 끓이고,
전 붙이기 좋은 등쪽의 살은 떼어서 얼리고,
대가리는 대구뽈찜 해보려고 처마 끝에 달아 이틀을 말렸네요~~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대충 겉이 마른 듯해서
생전 처음 대구뽈찜을 시도했답니다.
일단 콩나물을 깨끗이 씻은 다음, 살짝 삶아서 준비했어요.
냉동실에 있는 대로 오만둥이랑 오징어 한 마리 같이 준비하고~~
(미더덕이 더 좋아요. 그리고 조갯살 있음 더 맛나고요)
대파랑 미나리도 한 주먹씩 준비했어요~
울집 제일 큰 냄비에 대구 대가리를 넣고
물 1 L 부어 10분 삶았습니다~~
10분을 삶아주면 대구 대가리가 어느 정도 익어요~~
그 국물에 오징어랑 오만둥이를 살짝 같이 삶아 줍니다~~
(오징어 익을 정도로)
삶은 국물 5컵에
고춧가루 1컵
다진 마늘 3큰술
집간장 5큰술
매실청 3큰술
청주 2큰술
생강청 2큰술
조청 1/3컵
넣고 바글바글 끓여
대구 대가리 먼저 양념에 뒤적이며 끓입니다.
(칼칼한 맛을 좋아하시면 청량고추를 썰어 넣으시고요)
양념이 배인 대구 대가리를 먼저 접시에 올려두시고~~
(울집 제일 큰 접시인데, 대가리가 너무도 커서리~~ㅎㅎ)
남은 양념장에 오징어랑 오만둥이 넣어 한소끔 끓이고,
삶아놓은 콩나물을 넣어 뒤적여줍니다.
서로 잘 어우러지면~~
마지막으로 미나리랑 대파를 넣고
한번만 뒤적여 준 다음,
대가리 위로 수북하게 올려주세요~~
국물이 좀 멀겋다 싶으면
전분을 풀어 걸쭉하게 만들어도 좋지만,
그냥 적당히 걸쭉해서 전분 풀지 않았어요~~
그런대로 첫작품 치고는 괜찮았는데,
뭔가 2% 부족한 느낌~!
나중에 생각하니
곤이랑 내장을 풀어 양념장에 같이 넣었으면
훨씬 맛이 더 깊었지 싶습니다~~ㅋㅋㅋ
잘 익은 동치미를 꺼내~~
물을 좀 타고
과일이랑 파프리카 함께 넣어 먹었더니
매운 맛도 중화되고 좋았답니다.
대구 대가리 하나로 만든 뽈찜 한 접시로
어른 다섯 명이 배가 남산만하도록 먹었네요~~ㅎㅎㅎ
자고 일어나면 눈이 쌓이고
그 눈들이 얼어붙는 바람에, 버스 운행도 중단되어
이틀이나 고립이 되었던 보현골~!
제가 아직 철이 덜 들었는지
그래도 눈 쌓인 보현골이 좋습니다~~ㅋㅋㅋ
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지라
영천댐은 혹한에도 물결이 흘러가고
모래톱엔 겨울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저들끼리의 계절을 즐기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모든 풍경들은
매순간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없어요.
소한과 대한 사이~!
가장 춥다는 겨울의 심장을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보현골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하며
찾아오신 님들, 추위에 모두들 감기 조심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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