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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골 살이 5년이 되었습니다~^^보현골 이야기 2021. 7. 8. 14:49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어제 7월 7일이
저희 부부 보현골에 정착한지 꼭 5주년이 되었습니다.
이젠 제법 집도, 화단도, 밭도, 모양새를 갖추고
사람도 보현골 사람으로 인정받은
산골에 정착이 성공적으로 느껴지는 5주년을 맞았답니다~^^

산골로 들어오려고 오랜 시간 준비를 했었습니다.
처음엔 지리산 자락으로 터를 잡으려고 많이도 다니다가
결국 인연은 보현산 자락의 보현골로 정해져,
2013년 1,030평의 이 땅을 사게 되었고
2016년, 마침내 집을 지으려고 첫 삽을 떴답니다.

3월 7일, 아직 바람이 차가운 이른 봄날에
집에서 준비해온 재물들을 차려놓고
첫 삽 뜨는 고사를 혼자 진행하면서
경전을 읽고, 보현골 부처님과, 천신, 지신, 산신,
그리고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과 신들에게 간절히 빌었습니다.
공사가 무탈하게 진행되고,
아무런 문제 없이 집이 완성되고,
순리대로 옮겨 앉아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답니다.

간절한 기도 덕분이었는지,
공사는 별 탈 없이 진행되어 6월 4일 상량식을 치루었어요~~

상량문은 어느 훈장님이 적어 오셨고,
웃고 있는 돼지머리도 준비하고
여러 가지 재물들을 차려놓고
감사의 인사를 올렸답니다~^^

옆지기 한글 상량문을 읽었고,
연휴 기간이었음에도, 서울이랑, 부산, 울산, 대구, 경산, 밀양, 산청에서
많은 친구랑 지인들이 참석해주셔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차려진 재물이랑, 준비해 간 밑반찬으로 상을 차려
훈훈한 점심 한 끼, 축하와 배려 속에 맛있게 잘 나눠 먹었답니다.
이 날 밀양 사는 친구가 찰랑찰랑 맛있는 도토리묵을 쑤어와서
아주 인기가 있었지요~~ㅎㅎ

그리고 7월 7일 장마 중이지만, 이삿날이 잡혀 이사를 왔답니다.
아직 본체만 겨우 완성되어
들어와 살면서 3개월 이상 공사가 계속 진행되었답니다.
이사 오던 날도, 새벽부터 날이 흐리기는 해도 비는 오지 않아
무사히 도착해, 짐들 모두 집에 들이고
이삿짐 차가 막 떠나자 말자, 장대비가 쏟아지던 그 날의 아슬아슬함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는데,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3개월 동안 진행된 나머지 공사들은
본체 앞, 뒤로 나무데크롤 놓고, 지붕을 올리고,
별채를 짓고, 별체의 뒷쪽에도 나무 데크를 깔고
저기 멀리 가마솥 부엌을 들여 가마솥을 안치고,

집 전체의 울타리를 치기까지 꼭 3개월 이상이 걸렸답니다.
가을이 되면서 비닐하우스도 하나 만들고,
다음 해엔 의욕이 넘쳐, 700평이 넘는 밭에
먹거리 50여 가지를 심는 고된 노동을 즐기기도 했답니다.
그러다 하나씩 정리가 되었지요
심어도 안 되는 작물과, 심을 필요가 없는 작물들을 빼고
지금은 꼭 필요한 26가지 정도의 작물만 심는 정도로 밭농사도 이력이 생겼어요~~ㅎㅎ

이사와서 하룻밤 자고 나니,
건너편 산능선으로 산안개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밥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한참을 풍경에 빠져 앉아 있었는데
장마철이 되면 보현골의 산안개는 지금도 여전히 종일 황홀한 선경을 보여줍니다.

전기 말고는,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던 산골에서
지하수를 파고, 스카이라이프를 연결해 TV를 보게 되고,
KT에 끊임없이 민원을 넣어, 재작년에 비로소 와이파이가 터지면서
이제 산골의 울집도 두루 세상과 연결되는 것에 문제가 없는 삶이 되었답니다.

물론 산골로 들어오기 5년 전부터
우리 부부는 산골살이 준비를 시작했답니다.
약초공부를 시작하고,
전통발효를 배우러 전국을 다니고,
약선요리도 배우고, 재봉틀도 배우고,
수지침도 배우고,
밭의 작물과 화단의 꽃 가꾸는 방법까지
차분차분 오랜 시간 준비를 했었지요.
그보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마을 사람들과 적응하는 일이었는데
이 문제도 우리가 먼저 나눠주고 다가갔더니
지금은 다들 우리 부부를 좋아라 하십니다.
시골의 현실은 평균연령이 너무 노후화되어
사실상 외부에서 젊은이들이 유입되지 않으면
마을의 폐가가 늘어가고, 마을이 없어질 상황인데도
기존의 마을 분들은, 타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에게 은근히 배타적입니다.

마을의 큰 길에서 바라본 울집의 모습인데
숲 속의 외딴 집처럼 보입니다~~ㅎㅎ
저는 보현골이 살면 살수록 너무 좋아요
봄이면 영천댐따라 백리벚꽃길이 환상적으로 열리고,
여름이면, 날마다 산안개가 마을을 몽환적으로 만들고,
가을이면 영천댐에서 올라오는 물안개가 선경을 풀어줍니다.
겨울엔 가끔 눈이 내려, 부산에선 보지 못했던 설경을 연출해주고
선명한 해돋이가 아침마다 장관을 보여준답니다.

과수원이 많은 보현골은
봄날 연분홍의 복사꽃 지평선이 아른아른 펼쳐지고,
오리장림 고목들이 일제히 연둣빛 새순들을 펼쳐주는 모습도 장관이지요.

그 고목들에 둥지를 튼 여름 철새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국에서 사진작가들이 몰려와 난리도 아니랍니다~~ㅎㅎ
여름 철새로 날아오는 '파랑새'예요~^^
밤새 엄청난 비가 왔던, 오늘 아침의 보현골 산안개랍니다~!
전생에 한번은 보현골에서 살았던 것처럼
처음부터 낯설지 않았던 보현골에서
앞으로 20주년, 30주년 맞을 수 있겠지요?
다음 생에도 보현골로 올 수 있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남은 생은 하고 싶은 일들 하며,
건강한 식재료들 만들어 나눠 먹는 즐거움에 빠져
그렇게 살고 싶네요~~ㅎㅎ
보현골 근처에 오시는 일이 있음 누구라도 들리세요
차 한 잔이라도, 때가 맞으면 산골밥상이라도 차려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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