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댁 - 11월의 반찬나눔 이야기~^^
보현댁의 11월 반찬나눔 이야기입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해마다 이맘때쯤엔, 사골곰국을 끓입니다
이번 달에도 사골곰국 끓이고
배추 겉절이해서 반찬나눔 궁합이 좋았습니다~^^
1. 사골곰국
사흘동안 세번을 고아
모두 합방해서 다시 한번 끓여 완성한 사골곰국입니다
멀리 북안의 사룡농장까지 달려가서
곰거리 사태를 두 벌 사왔습니다
굳이 왕복 100km나 되는 먼 길을 다녀오는 이유는
그 집의 고기가 등급이 좋고, 믿을 수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더구나 잡뼈를 듬뿍 덤으로 주시는 것도
먼 길 달려가는 고생에 대한 보답 같아서
올해도 미리 약속을 잡아 다녀왔습니다
첫번째 고아서, 사태살을 모두 발라내고
사흘동안 세 번을 고았습니다.
곰국을 끓이면 이웃에 두루 나눠 먹는 것이 좋아
이번 달에도 총 15통을 나눔했어요.
사태살과 뼈에 붙은 고기들은 모두 발라내어
따로 얄팍하게 썰어 담았습니다
2. 배추 겉절이
밭에 속이 덜 찬 배추 4포기 뽑아다가
절이지 않고, 김치양념에 버무리고
굴도 따로 버무려 올렸습니다.
도시락에 나눠 담았어요
짜지도 않고 맛있습니다.
3. 코다리 조림
이번 달엔 팬 선생님 댁에서
할머니들 반찬나눔에 쓰라고
코다리를 10마리나 보내 주셨습니다
그 중 6마리를 간장조림으로 만들었어요
도시락에 나눠 담았습니다.
4. 굴튀김
통영에서 굴 2kg 택배로 받아
배추 겉절이에도 듬뿍 넣고
나머지는 튀김 옷을 만들어 노릇하게 튀겼습니다.
도시락에 나눠 담았습니다
굴에는 아연도 많고, 각종 영양성분이 많아
할머니들에게 좋은 겨울 반찬이랍니다.
5. 시래기 콩비지 찌개
말려둔 무청 시래기 한 솥 삶아서 준비하고
묵은지 한 쪽 양념 씻어내고 밑에 깔고
곰국 육수를 넣고, 된장을 듬뿍 넣고 끓였습니다
푸른콩 1컵을 불려, 생콩비지로 갈아넣고
청량고추, 대파를 넣어 부글부글 맛나게 끓였답니다
겨울날, 보약 같은 맛이랍니다
통에 나눠 담았습니다
6. 곱창김무침
곱창김을 10장 구워서
비닐봉지에 넣고 부순 다음
양념장과 대파, 당근을 함께 넣어
조물조물 무침을 만들었습니다
짭짤하니 맛있는 밑반찬이랍니다
도시락에 나눠 담았습니다.
그렇게 박스를 꾸려
짧은 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 한 바퀴 돌았습니다
구순이 넘은 할머님이 두 분인데
그 중의 한 분은 치매가 좀 진행되었답니다
집앞에 갔더니, 요양보호사 분이 쫒겨나와 문앞에 있었어요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던져서
바깥에 나와 있는데, 다시 들어가지도 못하고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반찬박스를 들고 함께 들어갔더니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어주십니다
요양보호사 분의 말씀이 이번 달 27일에
요양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하시니
이 할머니는 이제 이번 달로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대판 고려장이 요양원이라는 얘기처럼
사실 한번 들어가면, 돌아가셔야만 나올 수가 있는 곳이랍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주었습니다
돌아오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인지라
할머니 무탈하게 잘 지내시기를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세 집으로 나눔이 줄어들어
다시 주변을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오늘 모처럼 햇살이 좋은 늦가을
만추의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이제 저도 슬슬 김장채비를 해야겠습니다
남은 늦가을의 풍경, 매순간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