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겨울날, 관절이 먹는 보약 <우계묵>을 만들다.

보현댁 2018. 1. 26. 17:45


보현골의 가얏고입니다~!


며칠 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리더니

오늘은 춥긴 해도 날씨는 쾌청이네요~~ㅎ


지난 주 내내 관절 건강을 위해

우계묵을 고았답니다~~


70까지는 등산을 다니고 싶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온갖 약이 되는 산야초들 캐오려면

저부터 일단 관절이나 무릎이 튼튼해야겠기에...


지난 가울부터 틈틈이 캐다 말려둔 약초들부터 정리했어요.

제일 중요한 우슬이랑

황칠나무, 돌복숭나무, 벌나무.


접골목이랑, 부처손, 삼지구엽초,

대추랑 오가피 열매.


구증구포해 둔 측백나무 열매랑

영지, 상황, 말굽 버섯은 쪄서 작두로 잘라 말려 두었지요.


덖어둔 구기자랑, 두충, 당귀...

기타 노박덩굴이랑, 골쇄보, 인동덩굴 등등...


골고룰 챙겨 씻어 준비해두고~~


닭발은 하룻밤 물 갈아가며 핏물울 빼 주었어요~~


그리고 가마솥에 닯발과 약초를 배분하고~


끓어 오를 때까지는 불을 강하게 때다가

끓기 시작하면 은근하게 끓도록 불조절을 해야 됩니다~

그리고 장장 10시간을 고아야 합니다~~ㅎㅎ


안 씻어도 되는 것들은 끓기 시작하면 넣어주고~~


5시간쯤 끓인 다음, 마지막으로 모과랑 생강이랑 진피를 넣었어요.

감기에방도 되고, 마시기도 좋아라고~~ㅎ



8시간쯤 되면, 닭발이 흐물흐물해집니다~~


10시간이 되면 약초랑 닭발들 다 건져냅니다.


3~4시간 지나면 위에 모이는 기름기 걷어내고,

윗부분이 굳어지기 시작하면~~


친구들에게 보낼 것들 모두 무게 달아 나눕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김장 비닐을 깔고~~


색도 진하고, 맛도 먹기에 좋습니다.


우리 부부 것 두 개 남기고

담날 모두 택배로 보냈습니다.


찬 걸로 그냥 한 숟갈 뚝 떼어내어 먹어도 좋지만,

컵에 담아 중탕해서 따스하게 먹어주면

더 흡수도 잘 되고 편합니다.


겨울마다 벌써 5년째

거의 닷새가 걸리는 큰 행사를 치룹니다~~ㅎㅎ


5년 전에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3주에 걸쳐 연괄주사를 세 번 맞고

집에서 우게묵을 고아 먹었답니다.


5년 지난 지금까지 병원에 안 가도

산으로 들로 약초캐러 잘도 뛰어 다닙니다.

아침마다 108배 할 때

무릎에서 소리가 나던 것도 자연히 없어졌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같이 해 먹자고 이구동성

산골살이 와서 가마솥 걸고는

힘들지만 함께 해서 나눠 먹습니다~~ㅎㅎ


오늘 아침 일어나니

날씨가 너무도 추워 창문이 얼었지만

이리도 이쁜 얼음꽃을 선물로 주었답니다~~햐~~아~~


보현골, 제가 사는 산골은 해도 빨리 집니다.

해가 다 넘어가기 전에

멍멍이들 데리고 산책 나섰습니다.

우리집도 벌써 햇님이 지나가고 있어요~~


오늘 하루도 추웠지만 바쁘게

그리고 재미나게 살았습니다.


어제 장 보러 나가는 길에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를 보다가

어릴 적에 나무판자 썰매를 타던 기억이 떠올랐지요.


여기도 이전에는 그렇게 왁자지껄 아이들 소리가 가득했겠지만

지금은 자라서 다들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만 가득 남은 적막한 공간이 넓어지고 있답니다~~ㅠㅠ


울집에서 제일 가까운 농장 지키미 '준표'예요~~ㅎㅎ

주인은 경산의 메인 농장에서 주로 살면서

여기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옵니다.


이 녀석 밥도 챙기고

물그릇이 꽁꽁 얼어 매일 챙기는 것도 일이지만,

하도 반갑게 맞이하는 녀석이 이뻐서

날마다 추운 길을 걸어서 갔다 오곤 합니다.


추운 겨울날 그렇게 또 하루가 갑니다.

우계묵 데워 먹고, 겨우내 튼튼한 관절 만들게요~^#^~